[리뷰] 용량만 큰 건 아니다. 씨게이트 14TB HDD 3종

동아닷컴

입력 2018-09-13 18:43 수정 2018-09-1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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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장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와 용량, 그리고 안정성이다. 소비자입장에서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 힘들겠지만 결국 선택은 해야 한다. 속도가 중요하다면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용량이 중요하다면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선택하곤 한다. 특히 HDD의 경우는 최근 최대 저장용량이 크게 향상되는 추세인데, 요즘 나오는 각종 콘텐츠의 덩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PC 외에 NAS(Network Attached Storage)와 같이 파일 저장에 특화된 장치를 이용한다면 고용량의 중요성은 더 크다.

이 때문에 아직도 HDD는 계속 신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용량의 극적인 증가는 물론, 속도도 조금씩이나마 향상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저장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기술이나 서비스도 추가되기 시작한 것이 눈에 띈다. 최대 14TB의 저장 용량에 데이터 복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씨게이트(Seagate)의 신형 HDD 제품군은 최근의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최근 씨게이트의 HDD 시리즈는 용도별 특화 제품임을 내세우고 있다. '바라쿠다(Barracuda)' 시리즈는 일반 PC 및 범용적인 쓰임새를, '파이어쿠다(Firecuda)' 시리즈는 HDD와 SSD의 특성을 동시에 갖춘 SSHD(Solid State Hybrid Drive)임을, '아이언울프(Ironwolf)' 시리즈는 안정성과 확장성이 중요한 NAS 전용 HDD임을, 그리고 '스카이호크(Skyhawk)' 시리즈는 CCTV 시스템에 특화된 영상보안용 HDD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같은 시리즈라도 제품명에 '프로(Pro)'가 붙는 제품은 일반 제품 대비 성능이나 서비스 면에서 좀 더 우위에 있는 모델이다.

씨게이트의 14TB 신제품 HDD 3종(출처=IT동아)

이번에 살펴볼 씨게이트의 신제품은 '바라쿠다 프로'와 '아이언울프', 그리고 '아이언울프 프로' 3종이다. 일반 소비자용 HDD 중에 최고 수준인 최대 14TB 용량 제품까지 나와 있으며, 성능 및 안정성 면에서도 최신 제품임을 강조한 이 제품들의 면모를 살펴보자. 참고로 위 제품들과 같은 시기에 CCTV용 HDD인 스카이호크 시리즈, 그리고 데이터 센터용 HDD인 엑소스(Exos) 시리즈 역시 14TB 제품이 출시된 바 있다.

헬륨 주입 밀폐 구조, 역대급 용량 14TB 구현

씨게이트의 신제품은 기존의 얼핏 보기에 기존의 데스크탑용 3.5 인치 규격 HDD와 다를 바 없는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차별점이 있다. 기존의 HDD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배출하기 위한 작은 구멍이 나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씨게이트 신형 HDD는 완전 밀폐형 구조다. 그리고 내부에는 일반 공기가 아닌 헬륨이 주입되어 있다.

씨게이트의 14TB 신제품 HDD 3종(출처=IT동아)

헬륨은 일반 공기보다 밀도가 매우 낮고 가볍다. 이를 이용해 HDD 내부의 부품들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하여 발열도 낮출 수 있다. 덕분에 HDD 내부에서 데이터를 기록하는 자기디스크인 플래터 사이의 간극을 더욱 줄이고 한층 더 많은 플래터를 넣을 수 있다. 기존 HDD는 1대 당 최대 5장 정도의 플래터를 품고 있었으나, 씨게이트의 신형 HDD는 8장의 플래터를 탑재해 14TB의 용량을 구현했다.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용 HDD 중 최대 수준인 14TB의 용량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이는 물론 쓰는 사람 마음이다. 장당 5MB 정도의 사진을 약 280만 장, 곡당 10MB 정도의 음악 파일을 약 140만 곡 저장할 수 있으며, 편당 4GB 정도의 HD급 동영상 파일을 약 3,500편 저장할 수 있다. 10여년 전인 2007년에 1TB를 돌파한 최초의 HDD가 출시되어 주변에 놀라움을 줬는데, 이젠 그 14배라니, 격세지감이 느껴질 만 하다.

256MB 고용량 캐시 탑재로 체감성능 향상

세 제품 모두 물리적인 사양에는 유사점이 많다. 일반적인 데스크탑용 HDD 규격인 3.5 인치 크기에 SATA(6Gbps)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디스크의 분당 회전수 역시 7,200 RPM으로 같다. 예전의 NAS용 HDD는 5,400RPM 제품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7,200 RPM으로 상향되는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세 제품 모두 256MB에 이르는 고용량 캐시(cache)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시는 자주 쓰는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고속 메모리로, 이 공간이 클수록 체감속도가 향상된다. 최근 시장에서 팔리는 일반적인 HDD의 캐시 용량이 64MB 전후인 것을 생각해 보면 차이가 확실하다.

범용성이 높은 SATA 인터페이스를 갖췄다(출처=IT동아)

3.5 인치 크기에 SATA 인터페이스를 탑재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PC용 제품인 바라쿠다 시리즈를 NAS에 탑재하거나 NAS용 제품인 아이언울프 시리즈를 PC에 탑재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며, 정상적으로 작동도 한다. 다만, 각 장치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선 용도별 최적화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고 씨게이트는 밝히고 있다.

용도에 따른 차별화 요소는?

그렇다면 차이점은 뭘까? 바라쿠다 프로의 경우, 일반 바라쿠다 시리즈 대비 고성능 PC를 꾸미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보증기간도 차이가 있다. 일반 바라쿠다 시리즈는 2년의 보증기간을 제공하지만 바라쿠다 프로 시리즈는 5년이다.

NAS용 제품인 아이언울프 시리즈의 경우, 일반 아이언울프는 1~8베이 수준의 가정/SOHO용 NAS를 쓰는 환경에, 아이언울프 프로는 최대 24베이 수준의 중소/중견기업이나 전문가용 NAS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씨게이트는 밝히고 있다. 제품의 기대 수명 역시 차이가 있는데, 제조사에서 제시한 평균 무고장 시간(MTBF)의 경우, 아이언울프가 100만 시간, 아이언울프 프로가 120만 시간이다. 보증기간 역시 아이언울프는 3년, 아이언울프 프로는 5년으로 차이를 두고 있다.

그리고 아이언울프 시리즈와 일반 HDD의 가장 큰 차이점은 NAS 최적화 기술인 애자일어레이(AgileArray)의 적용 유무다. 이는 아이언울프와 아이언울프 프로에 적용된 하드웨어 및 펌웨어를 의미한다. 여러 대의 디스크를 조합해 성능이나 안정성을 높이는 RAID를 구성한 경우, 운용 중 RAID 구성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는 오류 복구 제어 기능, 시스템 진동을 감지해 분산시키는 RV(회전진동) 센서, 그리고 향상된 영상 스트리밍 지원 등이 대표적인 애자일어레이 관련 기능이다.

시놀로지 NAS와 아이언울프 시리즈를 조합하면 추가 기능을 쓸 수 있다(출처=IT동아)

그 외에 특정업체(시놀로지, 아수스토어)의 NAS와 아이언울프, 혹은 아이언울프 프로를 조합한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IHM(Ironwolf Health Management)이라는 NAS 전용 소프트웨어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NAS의 온도, 충격, 진동 등을 포착해 드라이브 손상을 최소화하고 성능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HDD가 고장이 난 경우는 뒤에 설명할 레스큐(Rescue) 서비스와 연동해 데이터 복구를 돕는 기능도 지원한다.


떨어뜨리거나 물에 빠져도 데이터 복구 가능?

위와 같은 제품 자체적인 특성 외에 바라쿠다 프로, 아이언울프, 아이언울프 프로가 가진 최대의 특징은 씨게이트가 제공하는 무료 데이터 복구 서비스인 '레스큐(Rescue)'다. 일반적인 저장장치 A/S의 경우, 고장난 하드웨어를 수리하거나 신품으로 교환만 해 줄 뿐, 저장된 데이터의 손실은 책임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씨게이트 레스큐 서비스가 적용된 제품의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것 외에, 씨게이트의 연구소를 통해 저장되었던 데이터도 복구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바라쿠다 프로와 아이언울프 프로의 레스큐 로고(출처=IT동아)

드라이브를 떨어뜨리거나 물에 빠뜨려서 입을 수 있는 물리적인 손상에도 대부분(100% 보장은 아님)의 데이터 복구가 가능하다고 씨게이트는 강조한다. 바라쿠다 프로나 아이언울프 프로는 구매 후 90일 이내에 씨게이트 홈페이지에 제품 등록을 하면 2년간 1회 레스큐 서비스가 무료 적용된다(최대 5년까지 연장 가능). 사설업체에 데이터 복구를 의뢰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레스큐는 제법 매력적인 서비스다. 다만, 아이언울프의 경우는 구매 시 별도 비용을 내고 등록해야 레스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씨게이트는 밝히고 있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통한 성능 측정

제품의 대략적인 특성은 확인했는데, 성능은 어떨까? 사실 요즘 HDD의 성능에 큰 기대를 하는 사용자는 그다지 없을 것이다. 최근 10여년 간 HDD 업계는 속도 보다는 주로 용량 증가에 관심을 기울였고, 자기 디스크 기반 저장장치인 HDD가 아무리 빨라지더라도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인 SSD의 속도에는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번 씨게이트의 신제품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HDD임을 강조하는 만큼, 성능 면에서도 어느정도 기대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테스트 시스템(출처=IT동아)

이번 테스트는 인텔 코어 i7-8086K 프로세서에 16GB DDR4 메모리, 에이수스 Z370 메인보드로 구성된 윈도우10 64비트 시스템을 이용해 진행했다. 리뷰 제품인 씨게이트 바라쿠다 프로 14TB(ST14000DM001), 아이언울프 14TB(ST14000VN0008), 아이언울프 프로 14TB(ST14000NE008) 외에 비교 대상으로 일반적인 보급형 HDD인 WD 블루 2TB(WD20EZRZ)도 같이 테스트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출처=IT동아)

우선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 소프트웨어를 이용, 데이터 전송능력을 확인해봤다. 테스트 결과, 씨게이트의 14TB 신제품 3종은 기존의 일반 HDD에 비해 확실히 우수한 성능을 발휘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순차적 읽기/쓰기 능력은 일반 HDD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의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씨게이트 3종간의 성능 차이는 미미했다. 그리고 순간적인 반응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4K 관련 테스트의 수치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이는 HDD라는 저장 매체의 특성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HD Tune 테스트 - 바라쿠다 프로(출처=IT동아)

HD Tune 테스트 - 아이언울프(출처=IT동아)

HD Tune 테스트 - 아이언울프 프로(출처=IT동아)

HD Tune 테스트 - 기존 일반 HDD(출처=IT동아)

데이터 전송 작업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HD Tune 소프트웨어도 구동해 봤다. 씨게이트의 14TB 신제품 3종은 기존의 일반 HDD에 비해 디스크 바깥쪽(그래프 왼편)과 안쪽(그래프 오른편)을 읽을 때의 속도차이가 다소 크긴 했지만 곡선 자체는 전반적으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준이었다. 다만 이번에도 씨게이트 신제품 3종간 성능차이는 크지 않았다.

파일 복사 작업을 통한 성능 측정

HDD에 담긴 파일을 직접 복사하며 걸린 시간도 측정해봤다. 10GB 정도 용량의 단일 파일, 그리고 총 6,000개 정도의 저용량 파일이 담긴 10GB 정도의 폴더를 복사해 봤다. 복사하는 전체 용량이 같더라도 파일의 수가 많을수록 전송속도는 느려 진다. 특히 저용량 다수 파일을 복사할 때 걸리는 시간이 짧은 저장장치일수록 시스템 전반의 체감 성능을 높이는데 유용하다.

파일 복사속도 측정(출처=IT동아)

이번 테스트의 양상도 유사했는데, 씨게이트 신제품 3종의 성능은 기존의 일반 HDD에 비해 한층 빠르게 파일 복사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자잘한 파일을 연속으로 읽거나 쓸 때의 속도는 일반 HDD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빨랐는데,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거나 멀티미디어 파일의 썸네일을 표시하는 작업 등에서 좋은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단순히 용량만 큰 제품인 줄 알았더니

씨게이트에서 이번에 새로 출시한 HDD 제품군은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일반 소비자용 HDD 중 가장 큰 용량인 최대 14TB를 구현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이와 함께, 단순히 신품으로 교환해주기만 하는 기존의 보증 서비스에서 벗어나, 손상된 데이터의 복구까지 해주는 레스큐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바라쿠다 프로, 아이언울프 프로)하는 등, 제품 외적인 지원도 충실하다.

씨게이트의 14TB 신제품 HDD 3종(출처=IT동아)

또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성능 면에서도 의외로 우수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고성능 PC나 안정적인 NAS를 구성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각 제품군(바라쿠다 프로, 아이언울프, 아이언울프 프로) 사이의 성능 차이는 거의 없으므로, 보증기간이나 동시 지원 베이 수, 레스큐 서비스의 지원 여부 등의 차이를 따져 제품을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바라쿠다 프로는 게이머나 전문가용 PC, 아이언울프는 개인이나 SOHO용 NAS, 아이언울프 프로는 중소/중견기업용 NAS에서 쓰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다만, 역대 최대급의 용량을 갖추고 있는 제품인만큼 가격은 만만치 않다. 2018년 9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바라쿠다 프로 14TB(ST14000DM001)는 81만 9,000원, 아이언울프 14TB(ST14000VN0008)는 74만 5,000원, 아이언울프 프로 14TB(ST14000NE008)는 83만 5,000원에 팔리고 있다. 최소의 물리적 공간에서 최대의 용량이 필요한 고급 사용자 및 전문가라면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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