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블, 초당 100만 건 거래 가능한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
이학선기자
입력 2018-09-10 03:00 수정 2018-09-10 03:00
위즈블 R&D센터 전경.
최근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신용과 신뢰의 알고리즘, 그리고 가치 전달 시스템은 발행 주체가 없기에 조작이나 남용 또는 위조 범죄나 불신을 해결하는 공정 평가·공유 관리시스템으로 환영받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근간에 인터넷이 있었듯이 4차 산업혁명의 근간에 블록체인 기술이 공고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다만 기존 ‘합의 알고리즘’의 비효율성 개선 및 안전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 내 블록체인 기술의 범용성 및 실용성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졌다. 차세대를 표방하는 기술이 잇따라 등장했다. 2015년 7월 이더리움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도입, 디지털 화폐 이전에 대해 단순 합의된 네트워크를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DApp(디앱)을 활용한 혁신적인 킬러 앱이 등장했지만 ‘확장성 문제로 인한 실제 상용화에 대한 효율 감소’라는 한계에 부딪혔다.대량 트랜잭션의 실시간 처리에 대한 한계 극복을 위해 업계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블록체인 기술 업체인 ㈜위즈블(대표 유오수)이 초당 100만 건의 거래 확정 처리가 가능한 ‘메인넷’ 개발을 완료하며 독자적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화제다. 위즈블은 작년 11월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의 설계를 통해 올해 6월 테스트 버전을 오픈하고 7월 트랜잭션, 속도, 확장성 등을 갖춘 테스트넷을 공개하며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을 입증한 바 있다. 위즈블의 블록체인 시스템은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모든 사용자가 이용하더라도 병목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확장성 거래에 대한 처리 속도를 보장하고, 이에 대한 보안 역시 동반 처리함으로써 금융, 제도권, 국가 시스템, 제조 및 4차 산업혁명 전반에 사용하기에 안정적인 기술을 포함한다. 위즈블의 유오수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토종 플랫폼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한다. 그는 “해외 기술에 의존한 블록체인 플랫폼은 커다란 빵은 넘겨주고 빵 부스러기에만 매달리는 셈”이라며 “토종 핵심 기술과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BRTE 기반의 글로벌 블록체인 표준 개발
지난 4일 서울 포시즌호텔에서 ㈜위즈블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왼쪽 사진은 메인넷 발표중인 유오수 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6월,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을 통해 2022년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1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시장조사 회사 가트너도 기업들의 블록체인 활용으로 생성되는 가치가 2030년 3조1600억 달러(약 36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블록체인 생태계의 신뢰 프로토콜(통신 규칙)에 기반한 디지털 혁명을 고대하고 있다. 이에 위즈블은 ‘BRTE(Blockchain Real-time Ecosystem)’ 기반의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새로운 글로벌 블록체인 표준에 도전한다. BRTE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기존 코인들의 한계로 지적된 낮은 거래 처리 속도의 개선 및 실시간 거래를 목표로 개발됐다. POW나 POS가 아닌 PBFT 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기존 비트코인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블록의 무효화 및 트랜잭션 확정 지연 현상에 대비해 실용적인 범용 프로토콜의 기준을 세우고 블록 생성 및 전파에 따른 리스크를 지원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퀀텀, 네오 등이 서로 기술 표준이 되고자 경쟁하고 있지만 범용성, 확장성, 실시간 거래, 처리속도, 처리량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트코인을 운영하는 블록체인의 초당 거래 확정 건수는 7건, 이더리움 또한 20건에 불과하고 비교적 빠르다는 리플도 1500건에 그친다. 실제 실물경제에서 활발히 사용 중인 비자카드의 경우 초당 약 2만4000건의 거래를 처리한다고 알려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상통화가 왜 그동안 ‘실물 가치 교환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에 시달려야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초당 100만 건의 거래 확정이 가능한 BRTE 플랫폼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혁신할 기술적 성과로 국내외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유 대표는 “위즈블의 독자적 BRTE 플랫폼은 암호화폐를 뛰어넘어 현재 실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꿈의 기술”이라며 “이는 한국의 금융분야 기술진들이 연구개발한 결과로서 최근 해외 주요 언론에 소개돼 게임·온라인 쇼핑몰, 금융, 의료, 환경 등 다양한 응용산업분야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위즈블은 ‘초당 100만 건’ 트랜잭션 확정 처리 기술로 세계적 ICO평가 리얼리티쇼 ‘크립토 샤크 탱크’에서 한국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자체 블록체인 연구소 운영
문영철 최고기술책임자가 5세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이라는 주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스캠(scam·사기)’ 의혹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금 조달을 위해 블록체인으로 발행한 가상통화의 81%가 사기라는 조사 결과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이 블록체인 업계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유 대표는 “언론과 전문가들의 검증을 언제든지 받을 의향이 있다. 기술력으로 평가받고 또 승부하겠다”고 말하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반드시 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또 다른 고용시장을 낳으며 전 세계 공통 기술 표준으로서 위즈블이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위즈블은 올해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5층 규모의 블록체인 연구소를 오픈했다. 국내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 및 국내외 정부기관, 공기업, 통신사, 보험, 일반기업 등 산업 전반의 주요한 소프트웨어를 10여 년 이상 설계 및 개발한 국내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실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위즈블 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협회로부터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받았다.
위즈블 BRTE 플랫폼은 실시간 거래를 목표로 기존 CPU, GPU 등의 하드웨어 퍼포먼스를 통한 채굴이 아닌 각 노드 간의 거래 검증에 따른 노력과 블록체인 생태계 유지에 대한 보상 즉, ‘거래 검증 보상’이라는 개념을 도입, 코인 보상에 사용자 간 상호 분배의 개념을 적용하고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발생되는 블록 생성 및 전파에 따른 리스크를 BRTE 플랫폼으로 지원하고 있다. 위즈블은 현재 블록체인을 산업 영역에 적용시키기 위한 연구개발과 협업을 꾸준히 진행해 나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시스템 구현을 위한 공동연구 및 국내외 30개 기업과 위즈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디앱 개발에 힘쓰고 있다는 유 대표는 “한국을 휩쓴 가상통화 광풍 탓에 기술력 있는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아왔다”면서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지원과 법령, 제도정비, 가상통화로 파생된 부정적 인식의 전환, 각 산업과의 연계 등을 통해 블록체인 표준기술을 선점하고 국가적 역량 결집이 필요할 것”이라며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학선 기자 suni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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