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HDD가 필요한 게이머들을 위한 인텔 옵테인 메모리
동아닷컴
입력 2018-09-05 19:08 수정 2018-09-05 19:14
옵테인 메모리(Optane Memory)는 인텔에서 개발한 고속의 비휘발성 저장장치로, HDD의 속도를 가속시키는 버퍼(Buffer), 혹은 캐시(cache) 개념의 주변기기로 쓴다. 16GB / 32GB 제품이 출시되었다. 옵테인 메모리는 7 / 8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인텔 200 / 300 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를 탑재한 PC에서 이용 가능하며, 이를 탑재한 PC에서 HDD가 SSD에 크게 뒤지지 않는 읽기/ 쓰기 속도를 내는 것을 예전 기사에서 확인했다. 다만, 이미 SSD를 가지고 있고, 고용량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효용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이라면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요즘 게임들의 파일 용량은 수십 GB에 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쓰는 120~250GB 남짓의 SSD로는 용량이 금방 꽉 차버린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SSD(운영체제 설치용) 외에 TB급 용량의 HDD(대용량 파일 저장용)도 함께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HDD는 용량이 큰 대신 속도가 느린 게 문제다. 이럴 때 옵테인 메모리를 달아 HDD의 속도를 높이면 한층 원활한 게이밍이 가능하지 않을까?
이번 테스트에선 지난 기사와 마찬가지로 8세대 코어 i7-8700 CPU와 8GB 메모리, 지포스 GTX 1060(6GB) 그래픽카드 및 B360 메인보드 기반의 윈도우10 64비트 PC를 이용했다. 저장장치는 옵테인 메모리(16GB) 외에 WD 그린 SSD(120GB), 그리고 씨게이트 HDD(500GB)를 탑재했다.
옵테인 메모리 출시 초기에는 운영체제가 설치된 드라이브만 가속이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 6월 이후 업데이트된 옵테인 메모리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운영체제가 설치되지 않은 보조 드라이브로 가속이 가능하다(가속할 보조 드라이브는 GPT 방식으로 포맷이 되어있어야 한다). 이번 테스트에선 동일한 게임을 SSD, HDD, 옵테인 메모리와 조합한 HDD에 설치하고 데이터를 읽는 로딩 시간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측정해봤다.
가장 먼저 '파이널판타지15 벤치마크'를 구동해 타이틀에서 게임 화면이 나올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봤다. 테스트 결과는 SSD가 가장 빠르기는 했지만 옵테인메모리+HDD 역시 SSD에 크기 뒤지지 않으면서 HDD 보다는 확실히 빠른 속도를 발휘했다.
나온 지 좀 되었지만 아직도 꾸준한 팬을 가지고 있는 '디아블로3'도 구동해봤다. 이 역시 타이틀 화면에서 본 게임으로 들어가기까지의 로딩 시간을 측정, 비교해봤다. 최신의 PC에서 구동하기엔 요구 사양이 매우 낮은 게임이라 전반적인 로딩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저장장치별 속도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선 옵테인메모리+HDD가 오히려 SSD보다 빠르게 로딩을 마쳤으며 HDD 역시 그리 느리지는 않았지만 옵테인메모리나 SSD와의 차이는 확실했다.
최고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배틀그라운드'도 플레이 해봤다. 캐릭터를 선택한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필드로 투입될 때까지 걸리는 로딩 시간을 측정해 비교해봤다. 이번에서 SSD가 가장 로딩 속도가 빨랐고, 옵테인메모리+HDD는 SSD의 속도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HDD에 비하면 확실히 체감이 될 정도로 차이가 났다.
마지막으로 플레이 해 본 게임은 최근 PC로 출시된 '용과같이 제로(Yakuza 0)'다. 일단 타이틀에서 본 게임으로 들어갈 때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비교해보니 SSD와 옵테인메모리+HDD는 거의 비슷한 속도로 빠르게 로딩을 마쳤으며, HDD와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참고로 이 게임은 건물에 들어가거나 장면이 바뀔 때 자주 로딩을 하는 편인데, 이 때도 옵테인메모리의 유무에 따라 HDD의 로딩 속도가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난다. 옵테인 메모리의 효과가 잘 드러나는 게임 중 하나다.
아직 HDD가 필요한 게이머들을 위한 주변기기
옵테인 메모리는 사실 다소 애매한 포지션의 제품이다. 속도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독자적인 저장장치로 이용하기엔 용량이 너무 적고, HDD와 조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럴 바 에야 옵테인 메모리를 따로 사지 말고 그만큼의 돈을 보태서 좀 더 큰 SSD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게이머들에게 있어 옵테인 메모리는 의외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이는 최근 게임들의 파일 용량이 너무 커서 저용량 SSD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옵테인 메모리를 쓴다고 그래픽이나 초당 프레임이 향상되는 건 아니지만, 게임의 시작 및 장면이 전환 될 때마다 이어지는 로딩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물론,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SSD의 가격대비 용량은 더 커질 것이고, 굳이 HDD를 쓸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옵테인 메모리 같은 HDD 속도 향상용 주변기기 역시 쓰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 당장 HDD를 쓰고 있는 게이머도 많다는 현실이다. 2018년 9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옵테인 메모리 16GB 모델은 2만원대, 32GB 모델은 5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 HDD의 고용량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구매를 고려할 만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옵테인 메모리를 탑재한 PC의 내부(출처=IT동아)
하지만 게이머들이라면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요즘 게임들의 파일 용량은 수십 GB에 달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쓰는 120~250GB 남짓의 SSD로는 용량이 금방 꽉 차버린다. 그래서 게이머들은 SSD(운영체제 설치용) 외에 TB급 용량의 HDD(대용량 파일 저장용)도 함께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HDD는 용량이 큰 대신 속도가 느린 게 문제다. 이럴 때 옵테인 메모리를 달아 HDD의 속도를 높이면 한층 원활한 게이밍이 가능하지 않을까?
업데이트 후 보조 드라이브도 가속 가능
업데이트 이후 보조 드라이브도 옵테인 메모리로 가속이 가능해졌다(출처=IT동아)
옵테인 메모리 출시 초기에는 운영체제가 설치된 드라이브만 가속이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 6월 이후 업데이트된 옵테인 메모리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운영체제가 설치되지 않은 보조 드라이브로 가속이 가능하다(가속할 보조 드라이브는 GPT 방식으로 포맷이 되어있어야 한다). 이번 테스트에선 동일한 게임을 SSD, HDD, 옵테인 메모리와 조합한 HDD에 설치하고 데이터를 읽는 로딩 시간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측정해봤다.
실제 게임에서 옵테인 메모리의 효과는?
파이널판타지15 벤치마크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나온 지 좀 되었지만 아직도 꾸준한 팬을 가지고 있는 '디아블로3'도 구동해봤다. 이 역시 타이틀 화면에서 본 게임으로 들어가기까지의 로딩 시간을 측정, 비교해봤다. 최신의 PC에서 구동하기엔 요구 사양이 매우 낮은 게임이라 전반적인 로딩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저장장치별 속도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선 옵테인메모리+HDD가 오히려 SSD보다 빠르게 로딩을 마쳤으며 HDD 역시 그리 느리지는 않았지만 옵테인메모리나 SSD와의 차이는 확실했다.
디아블로3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최고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배틀그라운드'도 플레이 해봤다. 캐릭터를 선택한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필드로 투입될 때까지 걸리는 로딩 시간을 측정해 비교해봤다. 이번에서 SSD가 가장 로딩 속도가 빨랐고, 옵테인메모리+HDD는 SSD의 속도에는 미치지 않았지만 HDD에 비하면 확실히 체감이 될 정도로 차이가 났다.
배틀그라운드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마지막으로 플레이 해 본 게임은 최근 PC로 출시된 '용과같이 제로(Yakuza 0)'다. 일단 타이틀에서 본 게임으로 들어갈 때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비교해보니 SSD와 옵테인메모리+HDD는 거의 비슷한 속도로 빠르게 로딩을 마쳤으며, HDD와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참고로 이 게임은 건물에 들어가거나 장면이 바뀔 때 자주 로딩을 하는 편인데, 이 때도 옵테인메모리의 유무에 따라 HDD의 로딩 속도가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난다. 옵테인 메모리의 효과가 잘 드러나는 게임 중 하나다.
용과같이 제로 구동 테스트(출처=IT동아)
아직 HDD가 필요한 게이머들을 위한 주변기기
옵테인 메모리는 사실 다소 애매한 포지션의 제품이다. 속도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독자적인 저장장치로 이용하기엔 용량이 너무 적고, HDD와 조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럴 바 에야 옵테인 메모리를 따로 사지 말고 그만큼의 돈을 보태서 좀 더 큰 SSD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텔 옵테인 메모리.(출처=IT동아)
하지만 최근의 게이머들에게 있어 옵테인 메모리는 의외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이는 최근 게임들의 파일 용량이 너무 커서 저용량 SSD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옵테인 메모리를 쓴다고 그래픽이나 초당 프레임이 향상되는 건 아니지만, 게임의 시작 및 장면이 전환 될 때마다 이어지는 로딩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물론,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SSD의 가격대비 용량은 더 커질 것이고, 굳이 HDD를 쓸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옵테인 메모리 같은 HDD 속도 향상용 주변기기 역시 쓰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 당장 HDD를 쓰고 있는 게이머도 많다는 현실이다. 2018년 9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옵테인 메모리 16GB 모델은 2만원대, 32GB 모델은 5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앞으로도 한동안 HDD의 고용량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이머라면 구매를 고려할 만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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