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18] 인공지능이 만드는 '더 나은 삶' 위해 LG전자가 강조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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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9-03 11:05 수정 2018-09-0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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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출처=IT동아)

"올해로 LG전자가가 6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그 중 42년을 몸담는 동안 나는 최고의 기계를 만들고자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것이 더 나은 삶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가족들의 더 나은 삶이다. 우리는 그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

지난 8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가전박람회(이하 IFA)의 기조연설에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자신이 전자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언급하며 이처럼 말했다. 하지만 이제 단순히 편의성을 갖춘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제공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는 그 중심에 인공지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인공지능 기술은 정말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까? IFA 2018 기조연설에 나선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박일평 사장은 인공지능이 가야 할 방향과 이를 준비하는 LG전자의 자세를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컸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인식과 학습'

인공지능이 완성되는 과정에는 인식과 학습이 존재한다. 공간 내 사물이나 사람을 인식한 다음 그에 맞춰 필요한 기능을 제안하고, 시간이 흐르며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른 최적의 기능을 스스로 제공하는 과정이다. 자료가 다양하고 많이 쌓일수록 효과적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IFA 2018 기조연설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을 강조했다.(출처=IT동아)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더 자유롭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할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줄 것이라고 언급한 조 부회장은 그 중심에 엣지 컴퓨팅과 빅데이터, 5G 무선통신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의 정보(빅데이터)들에 빠르게 접근(5G 무선통신)하고 직접 분석(엣지 컴퓨팅)해 각 환경에 적용하는 사례를 언급한 셈이다.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은 최근 부각되는 기술 중 하나로 기기 스스로 또는 주변 기기와 힘을 합쳐 자료를 분산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빅데이터 혹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규모 자료를 고성능 기기에 모아 처리하는 중앙집중형인 것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 환경에서 쓰이는 일부 인공지능 관련 기기는 중앙처리식 기술과 어울리지 않을 때가 있다. 자료가 너무 방대해 기기간 처리속도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나 청소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과 같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판단하는 장치에게 치명적이다. 이 같은 경우, 가까운 카메라 혹은 센서 관련 기기와 연동해 즉시 판단하도록 돕는 것이 효과적인데, 이를 엣지 컴퓨팅이라고 한다.

LG전자는 목표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3대 개방형 전략이 그것. 구체적으로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을 적극 활용하고,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으로 관련 기업 및 단체와 협약을 맺으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를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 핵심은 '진화, 접점, 개방'

인공지능을 단순히 개발하고 상품에 접목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더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기술과 상품을 접목해야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성진 부회장의 뒤를 이어 단상에 오른 박일평 사장은 '진화(Evolve), 접점(Connect), 개방(Open)'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할 방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진화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고 사람과 교류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의미하는 듯 하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계 각지의 대학과 연구센터, 스타트업들과 손 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매튜 페리 개방형연결재단(OCF) 회장.(출처=IT동아)

LG전자는 자체적으로도 인공지능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인공지능 연구소를 신설하고, 미국 실리콘밸리 랩 산하에 별도의 연구조직을 신설했다. 토론토에도 인공지능 연구소를 열어 원천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기술들은 최근 신제품들에 하나 둘 적용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출시되는 모든 생활가전 라인업에 무선 인터넷이 탑재된 점이 대표적. 박 사장이 언급한 접점은 여기에 있었다.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기능을 누리도록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것은 개방이다. LG전자 외에 여러 기업들이 지혜를 모아 열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LG전자는 독자 운영체제로 사용해 오던 웹OS(web OS)를 지난 3월에 개방했는데, 이 운영체제는 개방형연결재단(Open Connectivity Foundation) 표준에 부합해 여러 기기들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어 매튜 페리(Matthew Perry) 개방형연결재단 회장이 단상에 올라 LG전자와 함께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 협업에 대해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LG전자, 삼성전자, 일렉트로룩스, 하이얼이 재단 표준 기술을 활용해 사물인터넷 기기간 상호 운용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는 점도 언급했다.

클로이와 대화하는 박일평 LG전자 사장.(출처=IT동아)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전자장비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LG전자와 협력 관계에 있는 히어(here)의 최고 플랫폼 책임자(CPO) 및 최고 기술 책임자를 역임 중인 피터 쿠에르피크(Peter Kürpick) 박사가 단상에 올라 개방형 위치 플랫폼(Open Location Platform)에 대해 설명했다.

개방형 위치 플랫폼은 "위치 중심 혁신과 수익 창출을 쉽고 빠르게 구현하는 단일 시스템"이라는 점을 언급한 피터 쿠에르피크 박사는 이 기술이 LG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클로이에 적용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박일평 사장은 이 기술은 아니지만 클로이를 시연하며 간단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청중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클로이 수트봇의 원형이된 로봇을 입고 나온 공경철 SG로보틱스 대표.(출처=IT동아)

로봇 분야는 LG전자가 힘 쏟는 핵심 분야이기도 하다. 클로이는 물론 최근 IFA 전시장에서 공개한 클로이 수트봇은 로봇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지 보여주는 좋은 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근력을 보호하거나 보행이 불편한 이들의 활동 및 재활을 돕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SG로보틱스와 협력해 빚은 결과물이다.

"인공지능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이라고 말한 박일평 사장. 이후 기술과 상품들이 앞으로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형석 기자 redb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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