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한다. 당장 내게 필요한 물건인지부터 시작해서 규격이나 내구도는 물론, 디자인이나 가격 등도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다.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는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격, 크기, 디자인 외에도 각종 제품 사양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사양 중에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사양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왕 돈을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된 가격에 사야하지 않겠는가. [IT쇼핑가이드]는 이처럼 알기 어려운 전자제품의 사양을 설명하고, 이런 기능을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소개하기 위해 마련했다.

무선 키보드(혹은 마우스)란 이름 그대로 선이 없는 키보드를 말한다. 키보드는 일반적으로 PS2 단자나 USB 단자를 이용해 연결해야 글쇠를 눌렀다는 신호를 PC에 전달할 수 있지만, 무선 키보드는 이 신호를 전파를 통해 보낸다.

무선 키보드는 전용 동글을 이용한 방식과 블루투스를 이용한 방식 등 크게 두 가지 연결 방식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각각은 어떤 특징이 있으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참고로 무선 마우스 역시 이와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번 기사에서 함께 소개한다.

동글을 이용한 방식은 USB 단자에 특정 주파수(보통 2.5GHz) 대역을 사용하는 전용 수신기를 꽂아 무선 키보드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동글을 꽂고 키보드의 전원을 켜면 두 기기가 자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별도의 설정이 필요 없으며, 입력 지연 등도 거의 없다. 특히 최근에는 동글 하나로 키보드/마우스를 모두 연결할 수 있는 제품도 많이 있어, 거실 TV에 연결하는 홈씨어터 PC(HTPC)용으로 사용하기 어울린다.


동글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PC에서 유선 연결 방식과 동일하게 인식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 키보드는 운영체제를 통해 키보드를 연결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떄문애 윈도우 최초 설정 시 사용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이를 지원하지 않는 바이오스 환경 설정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동글 방식은 PC가 USB 장치로 인식하기 때문에 윈도우 초기 설정은 물론, 바이오스 설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USB 단자를 하나 사용하기 때문에 단자가 부족한 노트북이나 태블릿PC와 사용하기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또, 주변에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무선 키보드가 있다면 혼선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내가 입력한 키보드 내용이나 마우스 움직임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PC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조금 거리를 두고 사용할 필요가 있다.


블루투스를 이용한 방식은 범용성이 넓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갖춘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은 물론,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과도 연결 가능하다. 최근에는 블루투스 키보드가 단일 운영체제가 아닌, 다양한 운영체제에 맞춰 각종 기능 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는 제품도 있다. 키보드 하나만 있으면 자신이 사용하는 모든 스마트 기기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블루투스 설정을 마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는 만큼, 윈도우 초기 설정이나 바이오스 설정 등은 어렵다. 하지만, 혼선 걱정은 없다. 키보드와 기기가 블루투스로 연결되면 고유의 정보를 통해 두 장치가 연결되기 때문에 다른 기기와 잘못 연결되는 걱정도 덜 수 있다.

무선 키보드는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이 많다. 스마트 기기와 연결하면 노트북 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데스크톱과 연결하더라도 주렁주렁 연결된 케이블이 없어 원하는 곳에 놓고 사용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휴대용 제품 외에도, 게이밍 키보드나 마우스 등 고급 제품 역시 무선 기능을 갖추고 출시되는 제품이 많으니 책상을 조금 더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다면 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