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n IT] 소상공인을 위한 간편결제 '서울페이', 소비자 마음도 사로잡을까

동아닷컴

입력 2018-08-23 16:44 수정 2018-08-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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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QR코드 방식의 간편결제 ‘서울페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페이는 스마트폰 앱으로 판매자 QR코드를 인식하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현재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QR코드 결제 방식이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카드나 밴(VAN)사, 전자결제대행(PG)사를 거치기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한다. 하지만, 돈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이체되면 해당 은행사만 거치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 간편결제 컨셉 이미지, 출처: 핀다 >

결제 방식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매장에 있는 QR코드를 찍고 결제 금액을 입력, 전송하면 된다. 또는 판매자가 매장에 있는 결제단말기(POS)에 있는 QR리더기로 구매자 스마트폰 앱에 있는 QR 코드를 읽어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 앱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 다양한 간편결제 방식, 제공: 핀다 >

소상공인을 위한 서울페이

서울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중간 결제 과정이 줄어들어 결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서울페이에 협력하는 기업 및 기관들은 영세 소상공인 관련 결제와 이체 수수료 등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소 및 영세 소상공인들은 결제 수수료 부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연매출 기준 3억 원 이하 영세 가맹점은 수수료율 0.8%, 3억~5억 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수수료율 1.3%로 적용되고 있는데, 서울페이는 이 수수료율을 0%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금보다 카드 결제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카드 결제 수수료가 부담 되더라도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울페이를 통한 결제가 확산되면 거래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 신용카드? 간편결제? 제공: 핀다 >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관건

다만, 이미 많은 간편결제가 결제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온라인에서 간편결제는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등이 필요 없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에서는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한다. 스마트폰을 꺼내 잠금화면을 해제하고, 앱을 연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보다 신용카드 사용이 여전히 편하기 때문이다. 삼성페이가 잠금화면 해제와 앱을 직접 구동하는 단계를 줄여 그나마 신용카드만큼 간편하지만, 대부분의 간편결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또한, 송금 기반의 서울페이는 신용카드의 ‘외상’과 같은 기능이 없다. 일단 결제하고, 월급이 들어오면 그 돈을 갚는 의미의 신용카드는 월급날이 얼마 남지 않아 현금이 부족한 직장인에게 유용한 결제 수단이다.

하지만, 서울페이는 은행계좌에 결제금액만큼 잔액이 있어야만 한다. 또한,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혜택 등 여러 부가서비스를 갖춘 신용카드와 달리 서울페이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로 수수료인 서울페이가 ‘공공페이’로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로 서울시는 서울페이를 사용하면 결제 금액 4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하겠다고 했으나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하다.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율이 높지만, 체크카드 이용액 비중은 여전히 20%로 신용카드보다는 낮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민간 기업 및 금융사들의 협력을 언제까지, 또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페이의 제로 수수료를 위해 결제플랫폼과 은행이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지만,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 나는 장사가 아니다. 때문에 자사의 다른 결제 수단보다 소극적으로 서울페이를 홍보하거나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용이 드는 것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된다면, 지금은 협력하더라도 향후 중단할 수도 있는 일이다.

서울페이가 영세 및 중소 상공인을 위해 결제수수료를 낮춘다는 ‘사회적 의미’는 갖췄지만, 이것만으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기에는 역부족이다. 서울페이가 의미만 좋은 간편결제로 끝나지 않도록 좀 더 정교하게 사업을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유미 / 핀다 외부 필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으며, 이데일리에 입사해 기업금융, IT, 국제부, 증권부 등을 담당했다. 2016년 카이스트 MBA 졸업하고, 2017년 여름부터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기획 및 편집 등을 담당 중이다.


정은애 / 핀다 마케팅 매니저
핀다 퍼포먼스 및 콘텐츠 마케팅 담당. 서울시립대학교 통계학과 학사.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핀다 이유미 외부필자, 핀다 정은애 마케팅 매니저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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