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크리에이터의 썰] 전세계 크리에이터의 축제, 비드콘 2018
동아닷컴
입력 2018-08-13 15:57 수정 2018-08-13 16:08
* '키즈 크리에이터의 썰'은 두 딸과 함께 유튜브 키즈 채널 '루루체체 TV'를 운영하고 있는 송태민 키즈 크리에이터의 지난 경험담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는 가족이 함께하는 크리에이터가 아이의 육아 교육에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합니다.
< 비드콘 2018 전경 >(출처=IT동아)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산실, 비드콘 2018
비드콘은 구글 유튜브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온라인 영상 콘텐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행사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호주와 네델란드 등에서 개최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점차 넓혀지고 있고, 곧 아시아에서도 관련 행사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드콘은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인더스트리 트랙' 등 총 3가지 형태로 티켓을 판매한다. 커뮤니티는 (유튜브를 시청하는) 팬으로, 행사장 내 부스를 체험하고, 즐기는데 문제 없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채널 운영자를 위한 컨퍼런스를 들을 수 있으며, 전용 파티룸에 들어가 비즈니스 네트워킹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더스트리 트랙은 컨퍼런스 위주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여러 글로벌 업체의 새로운 서비스나 전략 등을 살펴볼 수 있다.
< 입장 카드 및 팔찌에 이름을 적을 수 있다 >(출처=IT동아)
필자는 두 딸과 함께 유튜브에서 키즈 콘텐츠를 전문으로 제작 방송하는 구독자 약 2만 명의 '루루체체 TV' 를 운영 중이다. 이에 비드콘에서 다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제작 방법, 팬과의 소통 방법 등을 확인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구독자 수를 더 늘리기 위해 필요한 준비와 콘텐츠 제작 방향 등을 확인하고, 적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참고하고 싶었다.
비드콘은 크리에이터를 모델로 세운 기업홍보 부스?
< 비드콘 외부 행사장에는 인기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참여형 이벤트가 열렸다 >(출처=IT동아)
첫 일정으로 LA 근처 애너하임 지역에 위치한 컨벤션센터를 방문했다. 센터 입구부터 이미 많은 사람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행사장 무대는 노래와 춤 공연 등이 이어졌고, 이벤트 부스는 관람객들이 각종 체험형 게임에 참여하며, 선물을 받고 있었다. 부스에서 진행하는 체험형 게임은 단순한 일회성 콘텐츠가 아니었다. 실제 유튜브에서 유행하고 있는 영상 콘텐츠를 게임으로 제작해, 온라인 영상 콘텐츠가 오프라인과 만나는 방법을 제시했다.
< 부스 행사장 내부 모습 >(출처=IT동아)
< 보드 게임을 홍보하고 있는 'Hasbro gamming' 부스 >(출처=IT동아)
< 장난감을 홍보하고 있는 'Orbeez wow world' 부스 >(출처=IT동아)
사실 필자는 비드콘 방문 전, 행사와 관련된 대략적인 정보를 전혀 알아보지 않았다. 그저 유튜버와 크리에이터가 모이는 세계 최대 축제라는 것만 인지했다. 비교적 긴 일정인 3일 동안 참여하며, 어떠한 사전 지식 없이 행사 본연의 모습을 찾아,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사장 내부 중앙입구로 들어가자 '어도비', 'DJI'. 'RODE' 등 업체의 대형 부스들이 먼저 등장했다. 살짝, 실망했다.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리에이터에 의한' 부스들을 기대했지만, 뻔히 예상되는 대형 업체들의 부스만 가득한 행사장은 아닐까 의심했다. 이러다가 3일 동안 '업체 홍보만 봐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 'sugar boogerz ASMR' 크리에이터의 부스에서 솜사탕을 나눠주고 있다 >(출처=IT동아)
다행히 입구에 위치한 업체 부스 뒤로, 유명 크리에이터 부스가 등장했다. 구독자 약 3만 명의 'sugar boogerz ASMR' 크리에이터 부스는 ASMR 콘텐츠 특성에 맞는 솜사탕을 나눠주고 있었으며, 관람객들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 입간판을 놓아 관심을 끌었다.
다만, (크리에이터 참여 부스)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안전 문제 때문이리라. 마치 유명 연예인과 같은 크리에이터가 부스마다 위치한다면, 그것만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 분명하다. 이에 비드콘은 부스보다, 크리에이터가 등장하는 무대 세션을 많이 배치했다. 행사장 내부 대형 무대를 '커뮤니티 스테이지', '스포트라이트 스테이지', '인터뷰 스테이지' 등 총 3개로 꾸미고 1시간 단위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했다. 내부 무대 뿐만 아니라 강의룸과 외부 행사장 등에서도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했다.
< 스포트라이트 스테이지에 몰린 사람들 >(출처=IT동아)
필자가 두 딸과 주로 제작하는 '슬라임 만들기' 콘텐츠의 유명 크리에이터 'Karina garcia'도 등장했다. 구독자 약 800만 명의 크리에이터인지라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라 예상해 미리 앞자리에 대기했지만, 이상하게도 의자는 대부분 공석으로 남았다. '왜?'라는 의문 부호가 뒤따랐다. '슬라임 만들기' 콘텐츠 특성상 독자들은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자리가 차지 않은 것인지, 미국에서 구독자 800만 명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닌지 의문스러웠다.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터는 연예인과 다른 존재라고 결론 내렸다. 온라인 구독자와 현실의 팬은 엄연히 다르다. Karina garcia보다 적은 구독자의 'Zach King(구독자 280만 명)' 행사장은 줄 선 사람들로 빼곡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Zach King은 노래, 춤 등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수 있는 요소로 부스를 채웠다. 즉, 구독자가 적더라도 (오프라인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팬 충성도는 차이가 날 수 있는 법이다.
< 슬라임 만들기로 유명한 크리에이터 'Karina garcia'의 인터뷰 모습 >(출처=IT동아)
입구에 위치한 업체 부스는 크리에이터들이 나와서 소통하는 시간들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유튜브에서 인기 끌었던 콘텐츠를 사람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부스도 여럿이었다.
< 어도비 부스에서 크리에이터 팬미팅이 진행 중이다 >(출처=IT동아)
< 'general mills'는 고속카메라로 재미난 영상을 촬영해 파일을 제공했다 >(출처=IT동아)
< 크로마키 앞에서 춤추면 실시간으로 크리에이터와 영상을 합성해 제공했다 >(출처=IT동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도 자사의 플랫폼을 홍보하기 위해 나섰다. 테스트, 이미지 등으로 먼저 알려진 SNS는 동영상 콘텐츠로는 유튜브와 비교해 뒤처진 입장이기에, 무척이나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다만, 영향력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입장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은 (유튜브 다음에 한번쯤 생각할) 추가 플랫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타겟층과 콘텐츠 종류에 따라 크리에이터마다 집중하는 플랫폼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들 업체가 동영상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동영상을 즐기려는 사용자 수에서도 차이가 크지만, SNS 플랫폼은 (크리에이터가 얻을 수 있는) 금전적인 수익면에서 유튜브를 넘어서기 어렵다. 영상 광고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과 업체들이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활용 마케팅 비용 등은 아직 유튜브가 월등하다. 그만큼 인기도 많고. 물론, 크리에이터가 금전적 수익만을 바라고 활동하지 않지만, 수익과 인기도는 불가분의 관계라 타 플랫폼보다 유튜브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 '썸네일 최적화와 비평'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크리에이터 세션 >(출처=IT동아)
크리에이터가 직접 등장하는 컨퍼런스는 계속 이어졌고, 관람객도 계속 증가했다. 주된 주제는 '도덕적 교육'이었다. 콘텐츠를 제작하며 금지해야 할 행동, 팬들과의 소통 방법, 악플러를 대하는 방법 등 크리에이터마다 각자의 노하우를 전파했다. 필자가 참여한 세션은 사람들이 영상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썸네일을 강조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썸네일 제작 방법과, 주목받을 수 있는 방법 등을 다양한 실험 결과와 함께 발표해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비드콘에 참여할수록 기업 홍보부스들만 보였던 실망감은 어느덧 사라졌다. 진정한 팬과 크리에이터를 위한 행사라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느꼈다. 팬 또는 크리에이터가 자신에게 맞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드콘, 크리에이어터라면 직접 참여해야
실제로 비드콘 참여 크리에이터 부스는 대부분 한가지 아이템으로 채워졌다. ASMR, 댄스, 드로잉, 연주 등 나름의 테마가 분명했다. 이를 국내 유명 크리에이터로 옮겨와도 결과는 같다. 먹방하면 '밴쯔'고, 게임방송은 '대도서관'이며, 메이크업은 '씬님'이다. 각자 대표할 수 있는 테마가 있다는 것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 크리에이터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브랜딩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영상을 잘 만들어도 정확한 주제가 없다면 시청자들도 외면하기 마련이다. 한가지에 집중하는, 크리에이터의 정체성 찾기는 기본 전략이어야 한다.
두번째, '활용성을 키워라'다. 콘텐츠는 온라인 동영상 배포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변형하는 경우,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부분 '일단 해보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지만, '치밀한 계획' 하에 준비해야 한다. 많은 구독자가 생긴다면, 그에 맞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마디로, 인기 크리에이터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현재 국내 크리에이터 모임 중 하나인 '다이아TV'의 경우, 다이아 페스티벌이라는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기업의 홍보부스, 의미 없는 크리에이터 공연이 아닌 구독자,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필요하다.
송태민 키즈 크리에이터
루루체체 아빠.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신사업기획을 담당하다 현재 육아 휴직 중으로, 두 딸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1년 동안 운영하고 있다. 과거 웹 디자이너로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해 IoT 스타트업을 창업한 바 있다.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인 그는 스스로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한다.'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 집필, 음반 40장(음원 약 160곡)을 발표하는 등 많은 이에게 노하우를 공유하며 함께 즐기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본 칼럼은 IT동아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키즈 크리에이터 송태민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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