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바로 알기] 3부: 우리집 가전제품 전력량 알아보기

동아닷컴

입력 2018-08-08 18:42 수정 2018-08-08 18:5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연일 폭염이다. 8월 8일 기준, 최저 기온 25도 이상인 무더운 밤, 열대야는 서울 18일, 광주와 대전 19일, 여수 21일 연속 기록 중이다. 연일 기록되는 폭염은 2018년의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기상관측소 95곳 중 57곳(60%)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고, 폭염이 절정에 이른 지난 1일에는 28곳에서 최고기온 신기록을 세웠다. 당일 강원도 홍천은 기상 관측 이후 최고기온인 41도를 기록하며 1942년 대구 40도의 기록을 76년만에 경신하기도 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방 기기 사용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출처=동아일보)

지속되는 더위에 전기요금 부담도 늘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더위에 에어컨 전원을 누르며 ‘전기요금은 얼마나 나오려나’라는 걱정이 뒤따른다. 대다수 일반인은 에어컨을 많이 켜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전기요금 폭탄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 우리집 가전 제품을 바로 알고, 한달 사용하는 전력량을 파악하면, 전기요금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요금 바로 알기]’ 기획을 통해 전기요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걱정을 덜어 주고자 한다.


전기요금, 가전제품 소비전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전기요금 책정은 간단하다. 한국전력이 기본공급 약관에 의거해 자체적으로 정한 검침일에 따라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요금을 책정한다. 즉, 사용한만큼 낸다는 뜻이다. 여기에 2016년 12월 1일부터 변경 시행 중인 주택용(저압, 고압) 전기요금 누진제를 적용해 요금을 차별 책정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어찌되었든 ‘사용한만큼’ 낸다는 것.

결국 적게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모든 가전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생활할 수는 없을 터. 때문에 먼저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전력 소모량(소비전력량)을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전력을 소비해야 한다.

가전제품의 전력 소모량을 파악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전제품 옆이나 뒤에 붙어 있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의한 표시’를 확인해 소비전력 또는 전격입력을 확인하면 된다(제품 설명서에도 표기되어 있다). 참고로 소비전력과 정격입력은 같은 뜻으로 KS 규격의 시험방법으로 측정된 제품의 전력을 뜻한다. 단위는 ‘W(와트)’를 사용한다. 그리고 소비전력에 사용한 시간을 곱하면, 최종적으로 소비전력량을 측정할 수 있다. 단위는 ‘Wh(와트시)’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아래는 지난 5월, 기자가 구매한 에어컨 측면 표기를 촬영한 사진이다.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에어컨의 소비전력은 정격/중간/최소 단계로 1,700/860/380W다. 소비전력량은 소비전력에 사용한 시간을 곱하면 된다. 만약 정격 1,700W로 10시간 사용했다면, 소비전력량은 17,000Wh(1,000Wh = 1kWh로 17kWh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수치라는 것을 기억하자.

* 계산식: 1,700W(소비전력) X 10h(시간) = 17,000Wh(= 17kWh)

기자가 사용 중인 에어컨 측면에 붙어 있는 표시(출처=IT동아)


단순 계산으로 실제 소비전력량은 알 수 없다

위 17kWh는 단순 계산으로 구해진 소비전력량으로, 실제 소비전력량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먼저 정격 소비전력으로 계산된 부분. 위 계산은 에어컨이 최대 성능으로 10시간 이상 계속 켰을 때 나오는 최대 소비전력량이다. 요즘 같은 날씨에 실내 온도를 20도 정도로 설정하고 계속 최대 냉방으로 에어컨을 켠 경우라는 뜻. 때문에 실생활에서 측정되는 소비전력량과는 차이가 크다.

특히, 2011년 이후 국내에서 판매된 에어컨은 인버터 에어컨으로 무조건 최대 소비전력으로 가동하지 않는다. 인버터 에어컨은 냉방 설정 온도, 실내외 온도차이, 자동 냉장, 실내 넓이, 단열 등 주변환경에 따라 실외기의 회전속도를 조절한다. 위 사진에서 소비전력이 정격/중간/최소로 표시되어 있는 이유다. 과거 정속형 에어컨은 냉방을 켜면 일정 속도로 계속 실외기가 돌아 너무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한 것이다.

즉, 인버터 에어컨의 경우 단순히 가동 시간과 최대 소비전력을 곱해 소비전력량을 산출할 수 없다. 아래 사진은 기자가 동일한 에어컨으로 실내 26도를 설정해 절전 냉방 모드로 실행한 뒤, 에어컨 설정 메뉴를 통해 전력량을 측정한 사진이다.

에어컨 실행 후 약 30분 동안 측정한 전력량 수치 변화(출처=IT동아)

에어컨을 켠 초반에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실외기 회전속도가 올라가 전력량이 늘지만, 설정한 온도에 따라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실외기 회전속도가 줄어들어 전력량도 줄어든다. 특히, 설정 온도를 26도 또는 27도 정도로 설정하면, 사용되는 전력량은 크게 줄어든다. 올라간 온도를 다시 낮추는 것보다 한번 내려간 온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소비전력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표시되는 소비전력량은 참고용이며 실제 소비전력량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 때문에 인버터 에어컨의 경우, 설정 온도로 내려간 뒤 꾸준하게 켜 놓는 것이 자주 켜고 끄는 것보다 전력량을 절약할 수 있다.

에어컨 설명서에 적혀 있는 참고사항 (출처=IT동아)

실제로 기자는 지난 8월 4일 토요일 하루 24시간 동안 에어컨을 26도 절전 냉방 모드로 실행한 결과, 검침기 수치는 7kWh 정도만 늘어났다. 7kWh는 주택용 저압 전기 요금으로 누진제 1단계 적용 시 93.3원 X 7 = 233.1원이며, 2단계로 적용 시 187.9원 X 7 =1,315.3원이다. 또한,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기자가 사용한 전력량은 149kWh였지만, 7월 15일부터 8월 8일까지 사용한 전력량은 189kWh로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에어컨은 동일한 조건으로 주말 10시간 이상, 평일 6시간 가량 사용했다). 8월 15일까지 예상되는 전력량은 230~240kWh이다.

7월 15일부터 8월 8일 오전까지 기자가 사용한 전력량 (출처=IT동아)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전력량

실제로 가전제품의 소비전력량은 표시된 소비전력에 단순 시간을 곱해 측정하는 것으로 알 수 없다. 비단 에어컨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전열 기구나 인덕션,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다리미 등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소비전력량 천차만별이다. 일례로 3,300W 소비전력의 인덕션을 1시간 동안 사용할 때, 불 크기를 1단계로만 사용하면 실제 소비전력량은 줄어든다. 선풍기, 다리미 등 다른 가전제품도 마찬가지다.

물론, 소비전력이 높은 가전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무조건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전제품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전기요금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전기, 전력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요즘 같은 무더위 속에서도 적절하게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검침기를 자주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4,000원이 넘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보다 싼 값으로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 실제 소비전력량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을 직접 전력 측정기로 측정하는 것이다. 다음 기획 기사는 전력 측정기로 실제 사용되는 전력량을 테스트해 전달하고자 한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tornados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