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中시장 재진출 위해 검열정책 수용

권오혁 특파원

입력 2018-08-03 03:00 수정 2018-08-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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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검색어 차단기능… 中시장 맞춤형 검색엔진 개발 착수
인권단체 “인터넷 자유 중대한 침해”


구글이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검열 정책을 받아들인 ‘맞춤형’ 검색 엔진으로 중국 시장 재진출을 준비 중이다. 2010년 중국의 검열 정책에 반대해 철수한 지 8년 만이다.

2일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매체 인터셉트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초부터 ‘드래건플라이’라는 이름의 중국 맞춤형 검색 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와 관련 회의를 가졌고 정부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연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출시되기까지는 앞으로 6∼9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 검색엔진은 중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웹사이트와 인권, 민주주의, 종교와 같은 단어 검색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구글의 중국 재진출은 중국의 온라인 검열에 대한 구글 측의 생각이 8년 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베이징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열었다. 올 6월엔 중국 온라인 상거래업체 징둥닷컴에 5000만 달러(약 564억 원)를 투자하는 등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구글의 입장 변화를 두고 시장 확보를 위해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구글의 검열 수용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인터넷 자유에 암흑의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글 내부에서도 일부 직원이 해당 프로젝트 참여를 거부하는 글을 올리는 등 반발이 있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구글의 중국 진출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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