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의 핵심 음성 콘텐츠... 네이버, 오디오북으로 확보나서

동아닷컴

입력 2018-08-01 17:45 수정 2018-08-01 17:5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대화를 통해 사용자의 지시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시대가 열리면서 음성 콘텐츠의 중요성이 새삼 각광받고 있다. 사용자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게 음악을 듣는 것일 정도다. 하지만 이 못지 않게 라디오 방송과 오디오북(소설, 교양서적, 동화 등을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콘텐츠)의 사용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인 클로바를 시장에 선보인 네이버 역시 음성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멜론, 벅스, 지니 등 음악 콘텐츠 업체와 손잡고 음악을 제공한데 이어 ‘네이버 오디오클립’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도 참석해 ‘네이버 오디오북’이라는 서비스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디오북은 다양한 소설, 교양서적, 자기개발서 등을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콘텐츠다.

<네이버 사옥에서 운영 중인 오디오북 체험존>(출처=IT동아)

지난 7월 30일, 네이버는 오디오북의 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단독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니고 오디오클립의 한 메뉴로 이용할 수 있다. 구매한 음성 콘텐츠는 PC, 스마트폰, 그리고 클로바에서 재생할 수 있다. 오디오북에는 어떤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을까.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인 것일까. 이은영 네이버 오디오클립 사업부 리더를 만나 오디오북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클로바, 구글홈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 덕분에 음성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네이버 내부에서 음성 콘텐츠를 한군데에서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때문에 선보인 서비스가 바로 오디오 클립입니다.”

“오디오 클립을 서비스하던 도중 출판사들로부터 오디오북도 서비스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여러 출판사들을 파트너로 삼고 오디오북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아직 시작단계이고 추가해야할 기술과 서비스도 많아서 ‘베타’라는 딱지를 달고 있죠(웃음).”

오디오북은 네이버 오디오북 페이지, 오디오클립 앱 속의 오디오북 메뉴, 그리고 클로바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오디오북을 빌리거나 구매한 후 “샐리야 동화좀 읽어줘” 같은 형식으로 음성 명령을 내리면 오디오북이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재생된다. 네이버에서 판매하는 스피커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에서 제공 중인 인공지능 스피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에선 무료 오디오북만 들을 수 있고, 유료로 구매한 오디오북은 들을 수 없다. 곧 결제 확인에 관한 기술을 추가한 후 인공지능 스피커에서도 유료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오디오북에 참여한 출판사는 민음사, 황금가지 등 10군데에 이릅니다. 이들이 30개에 이르는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 오버 더 초이스, 명견만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은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어떤 출판사 등 참여해 자사의 오디오북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을 만들 때 관련 형식만 지켜주면 됩니다.”

“오디오북 콘텐츠의 가격은 종이책과 동일합니다. 한 번만 듣기를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책을 빌려주고도 있습니다. 종이책과 오디오북은 별개입니다. 해당 종이책을 구매한다고 해서 오디오북의 소유권까지 함께 얻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향후 ‘네이버 책’을 통해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함께 묶어서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힐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 중입니다.”

오디오북에 신간은 1달에 2종씩 추가될 예정이다. 네이버의 목적이 당장 오디오북을 판매해서 수익을 거두는 것보다는 사용자의 음성 콘텐츠 이용 방식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음성 콘텐츠 분야에선 어떤 장르의 콘텐츠가 인기있는지,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의 길이는 어느 정도인지, 한 번 오디오북을 들으면 평균 몇 분동안 감상하는지, 어떤 목소리를 좋아하는지 등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려는 계획.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더 고도화한 후 올해 11월 경 베타테스트라는 딱지를 떼고 정식 서비스로 거듭날 예정이다.

네이버 오디오북(출처=IT동아)

“오디오북 콘텐츠는 하나로 뭉쳐져있지 않습니다. 20분 단위로 끊어서 들을 수 있습니다. 최근 듣던 부분부터 이어서 들을 수도 있죠. PC로 듣다가,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이어듣는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리 콘텐츠를 다운받아 놓았다면 인터넷 연결이 끊겨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300페이지 책을 기준으로 다듣는데 4시간 반 정도가 걸립니다. 사람이 읽는 속도와 큰 차이가 없죠. 성우에 따라 읽는 속도가 조금 차이가 있지만, 보통 1분에 500자 정도를 읽어주고 있습니다. 책에 성격에 따라 읽는 속도와 방식도 조금씩 다릅니다. 문학은 조금 내용을 곱씹을 수 있도록 조금 천천히, 경영서는 다소 빠르게 읽어줍니다. 성우를 여러 명 투입해 일본의 ‘드라마 CD’처럼 만든 오디오북도 있습니다. 이영도 소설가의 신작 ‘오버 더 초이스’의 경우 11명의 성우가 투입됐습니다. 그만큼 황금가지 출판사에서도 기대를 하고 있고요.”

일본의 경우 일찌감치 드라마 CD라는 이름으로 오디오북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미국 역시 아마존 덕분에 오디오북 시장이 매년 2배씩 성장하고 있다. 반면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점점 둔화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출판사들이 종이책, 전자책의 뒤를 이을 먹거리로 오디오북을 주목하고, 관련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디오북은 주로 출퇴근 시간에 감상하는 사용자분들이 많습니다. 시장 규모가 당장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않겠지만, 3년 뒤에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출판사들이 종이책, 전자책과 함께 오디오북을 출시하도록 설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다음 목표는 사용자가 콘텐츠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오디오북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용을 들려주다가 분기점에서 사용자가 향후 전개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이를 통해 오디오북에 대한 사용자의 몰입도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음성으로 즐기는 게임이나 다름없죠. 1차적으론 어린이 동화에 인터랙티브 기능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출판사들과 협업해서 준비 중입니다.”

<네이버 오디오북 페이지>(출처=IT동아)

오디오북은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다. 네이버는 오디오북에 지속적으로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해 서비스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오디오북에 추가되는 기능의 대표적인 사례로 TTS(문자음성 자동변환)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이 성우 대신 책을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만드는 것을 들 수 있다. 문학 작품은 어색하게 읽지만, 뉴스 같은 논픽션 콘텐츠는 제법 그럴듯하게 읽는다. 인공지능 기반 TTS를 활용하면 성우를 고용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보다 저렴하게 오디오북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오디오북의 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초 관련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새로운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오디오 클립에는 개인들이 다양한 음성 콘텐츠를 연재 중이다. 연재가 종료된 후 이를 오디오북으로 편집해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할 예정이다. 오디오북 활성화를 위해 종이책, 전자책보다 오디오북을 시장에 먼저 출간하는 이벤트 등도 기획 중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