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 훈풍에도 반도체株 울상… ‘투톱’ 시총 한달새 117조 증발
이동훈 기자
입력 2024-09-23 03:00 수정 2024-09-23 03:00
AI 거품론-업황 부진 리포트 겹쳐
반도체 관련株 내림세 이어지면서
코스피도 빅컷 효과 제대로 못누려
이틀간 상승률 0.7%… 日은 3.7%↑
미국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훈풍에도 국내 반도체 관련주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망 부진과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 악재가 겹쳤다.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간 시가총액만 100조 원 이상 증발하는 부진을 보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467조4339억 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시총은 이달 20일 기준 376조963억 원으로 한 달 만에 91조3376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시총도 140조2132억 원에서 114조3691억 원으로 25조8441억 원 줄었다. 두 종목의 시총 감소액은 117조1817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총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 한 달 만에 증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부진 우려가 컸다. 스마트폰이나 PC 등 정보기술(IT) 장비의 수요 부진으로 1년간 상승했던 D램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퍼진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추석 연휴 기간이던 15일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 부진을 예고하는 리포트를 낸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월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26만 원에서 현재 주가보다 낮은 12만 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대폭 내려 잡았다.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도 빅컷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한 뒤 이틀간 코스피 상승률은 0.70%에 그쳤다. 이웃 국가인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3.69%)와 대만 자취안지수(2.22%) 상승률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국내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가들은 8월에 코스피에서만 2조8680억 원을 순매도하더니, 이번 달 들어 6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20일 기준 코스피의 외국인 투자 비중도 33.29%로 떨어지면서 2월 21일(33.2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며 “외국인 투자가들도 최근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조만간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세계 경기는 올해 대비 더 나빠질 것”이라며 “국내 경제는 반도체 수출 부진과 내수 경기 침체로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반도체 관련株 내림세 이어지면서
코스피도 빅컷 효과 제대로 못누려
이틀간 상승률 0.7%… 日은 3.7%↑
미국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훈풍에도 국내 반도체 관련주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망 부진과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 악재가 겹쳤다.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한 달간 시가총액만 100조 원 이상 증발하는 부진을 보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467조4339억 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시총은 이달 20일 기준 376조963억 원으로 한 달 만에 91조3376억 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시총도 140조2132억 원에서 114조3691억 원으로 25조8441억 원 줄었다. 두 종목의 시총 감소액은 117조1817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총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 한 달 만에 증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부진 우려가 컸다. 스마트폰이나 PC 등 정보기술(IT) 장비의 수요 부진으로 1년간 상승했던 D램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퍼진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추석 연휴 기간이던 15일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 부진을 예고하는 리포트를 낸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월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26만 원에서 현재 주가보다 낮은 12만 원으로 낮췄다.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대폭 내려 잡았다.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도 빅컷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한 뒤 이틀간 코스피 상승률은 0.70%에 그쳤다. 이웃 국가인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3.69%)와 대만 자취안지수(2.22%) 상승률에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국내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가들은 8월에 코스피에서만 2조8680억 원을 순매도하더니, 이번 달 들어 6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20일 기준 코스피의 외국인 투자 비중도 33.29%로 떨어지면서 2월 21일(33.2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수준”이라며 “외국인 투자가들도 최근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조만간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세계 경기는 올해 대비 더 나빠질 것”이라며 “국내 경제는 반도체 수출 부진과 내수 경기 침체로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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