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은행대출 1000조… 파산 신청업체 역대 최대
소설희 기자
입력 2023-12-05 03:00 수정 2023-12-05 03:00
10월 기준 998조… 한달새 4조 늘어
비은행권 대출 더하면 1400조 넘어
금리 13개월째 5%대… 연체율 1.8배
파산 신청 1363건, 2020년 기록 ‘훌쩍’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한 중소기업 수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1년 넘게 평균 5%대로 유지되며 고금리가 지속된 탓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말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3조8000억 원 늘어난 998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아직 11월 말 수치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최근 증가세를 고려할 때 연중 1000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9월 말 423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미 1400조 원을 넘긴 상황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0월 말 대출 잔액을 코로나19 사태 전인 4년 전(2019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283조 원 증가했다. 2015년과 2019년 사이 증가폭이 155조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이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
대출 잔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출 금리도 1년 넘게 5%대를 웃돌며 중소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5.35%로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12월(5.76%)보다는 다소 진정됐지만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5% 선을 웃돌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며 올 10월 기준 중소기업이 받은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도 62.1%에 이르는 상황이다. 2년 전인 2021년 10월 이 비중은 3.0%에 불과했다.
대출 잔액이 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빚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로 1년 전(0.27%)보다 1.8배가량 상승했다. 빚을 갚지 못하고 끝내 파산을 신청하는 법인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지난해 동기(817건) 대비 66.82%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아직 한 해가 다 지나지 않았는데도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1069건)을 훌쩍 넘겼다.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를 통해 부실 기업은 퇴출시키되,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에도 최소 상반기(1∼6월)까지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돼 중소기업의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옥석 가리기를 통해 ‘좀비 기업’은 퇴출시키되, 이들을 위해 폐업 비용을 지원하고 재취업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비은행권 대출 더하면 1400조 넘어
금리 13개월째 5%대… 연체율 1.8배
파산 신청 1363건, 2020년 기록 ‘훌쩍’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빚을 갚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한 중소기업 수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1년 넘게 평균 5%대로 유지되며 고금리가 지속된 탓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말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말보다 3조8000억 원 늘어난 998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아직 11월 말 수치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최근 증가세를 고려할 때 연중 1000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9월 말 423조 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미 1400조 원을 넘긴 상황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0월 말 대출 잔액을 코로나19 사태 전인 4년 전(2019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283조 원 증가했다. 2015년과 2019년 사이 증가폭이 155조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이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
대출 잔액이 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빚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로 1년 전(0.27%)보다 1.8배가량 상승했다. 빚을 갚지 못하고 끝내 파산을 신청하는 법인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지난해 동기(817건) 대비 66.82%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아직 한 해가 다 지나지 않았는데도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1069건)을 훌쩍 넘겼다.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를 통해 부실 기업은 퇴출시키되,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에도 최소 상반기(1∼6월)까지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돼 중소기업의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옥석 가리기를 통해 ‘좀비 기업’은 퇴출시키되, 이들을 위해 폐업 비용을 지원하고 재취업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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