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목련 대궐’ 차린 수목원[김선미의 시크릿 가든]
글·사진 태안=김선미 기자 , 일부 사진 천리포수목원 제공
입력 2024-04-20 01:40 수정 2024-04-20 01:56
충남 태안군 천리포수목원 후박나무집 앞의 ‘스타워스’ 목련이 봄 햇살에 빛나고 있다. 형태도 이름도 다양한 목련은 순간적이지만 영원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태안=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4월의 천리포수목원은 목련의 우주였다. 세상에서 목련 종류가 가장 많은 수목원에서 눈이 시리도록 목련을 봤다. 와인 잔처럼 생긴 목련을 비롯해 꽃잎이 마흔 장이나 되는 별목련까지…. 그곳에서의 한나절이 참 황홀했다.
● 천리포수목원 목련 축제 926종의 향연
불칸.
수선화와 어우러진 ‘갤럭시’.
옐로 랜턴. 우리나라 최초 민간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식물 종을 보유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국제수목학회, 2000년)이라는 찬사도 받았다. 천리포수목원이 세계적 수목원으로 불리는 건 목련, 호랑가시나무, 동백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다. 대표적으로 목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926종이 천리포수목원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을 세운 이는 푸른 눈의 한국인이었다. 고 민병갈 원장(1921∼2002·미국 이름 칼 페리스 밀러)이다. 24세에 미군 장교로 인천에 첫발을 디딘 민 원장은 1950년대 한국은행에서 일했고, 투자 활동으로 돈을 모아 1970년부터 척박한 땅에 천리포수목원을 일궜다. 1979년에는 한국으로 귀화했다. 국내 최초로 인덱스 세미넘(세계 식물연구기관 등과 종자를 무상 교환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보유 수종을 늘려 수목원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밀러가든 내 민 원장 동상 옆 ‘라즈베리 펀’
큰별목련 ‘레너드 메셀’.
민병갈 원장의 수목장이 진행된 태산목 ‘리틀 젬’.
벚나무집 앞 ‘스트로베리 앤드 크림’. ● 순간적이고도 영원한 아름다움
‘새티스팩션’.
꽃잎이 모여 별 모양을 이루는 별목련 ‘크리산세무미플로라’.
큰별목련 ‘매그스 피루엣’.
‘선라이즈’. 천리포수목원 목련을 감상한 후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목련은 청순한 봉오리로부터 꽃을 피운 후 곧 퇴장한다. 프랑스 미학자 장뤼크 낭시(84)의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이라는 강연집을 꺼내 읽었다. 그는 ‘아름다움이 일시적인 것은 아닌가’라고 묻는 학생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름다운 질문입니다. 비 온 후 무지개를 상상해 보세요. 곧바로 사라져 버리지요. 하지만 아름다움은 순간적이면서 동시에 영원합니다. 화가는 그림으로 그 아름다움을 화폭에 잡아두고 싶어 하지만 화폭은 훼손될 수 있어 영원하지 않아요. 영원함은 오랜 시간 지속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간에서 벗어난 것을 일컫습니다.”
목련정원에 있는 ‘갤럭시’● 축제가 끝나도 초가을까지 감상할 수 있어
사르르 목련 축제는 21일까지 열린다. 지금 가도 목련을 볼 수 있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천리포수목원은 목련 종류가 워낙 많아 다양한 목련이 초봄부터 초가을까지 꽃을 피운다. 천리포수목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매주 감상할 만한 목련과 개화 상황을 소개하니 참조하면 좋겠다. 태안 안면도 수산시장 봄맞이 ‘안면도 수산물 축제’도 5월 15일까지 열린다.
최근 천리포수목원을 다녀온 친구가 스타워스 목련 사진을 영화 스타워스 OST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린 걸 봤다. 그 시각과 청각의 독특한 조합이 근사했다. 이것이 요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여행 방식이다. SNS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취향을 나누거나 공간을 창조적으로 해석하는 혜안을 얻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은 1998년 국내 수목원 최초로 후원회원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후원회원은 2983명. 매월 일정액을 수목원에 후원하는 회원에게는 각종 혜택이 있다. 천리포수목원 내 숙소에서 숙박할 수 있는 ‘가든 스테이’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고, 후원회원 대상 해설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이달 10∼14일 진행한 ‘2024 후원회원 주간’에는 774명이 참여해 역대 가장 많이 참여했다. 일반 방문객뿐 아니라 후원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낯선 땅 한국에 나무를 심고 떠난 민 원장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안고 수목원을 찾는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수목원을 후원하고 함께 돌보는 문화가 활짝 꽃피울 때가 되었다.
글·사진 태안=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일부 사진 천리포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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