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 명당은 주인이 따로 있다 [안영배의 웰빙풍수]
안영배 기자·풍수학 박사
입력 2023-11-17 15:53 수정 2023-11-17 16:07
가평 청리움에 핀 ‘명당 꽃’
보리산 오하산방으로 직접 가보았다. 소설속 묘사대로 아늑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은 한컴그룹(한글과 컴퓨터)이 복합라이프 플랫폼을 표방하며 세운 ‘청리움’(가평군 설악면)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맑은 기운이 모이는 공간’임을 의미하는 청리움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라고 한다. 청리움은 지자체 및 기업체 연수원으로 쓰이는 본채 건물 위쪽으로 오래된 기와를 머리에 인 오하산방이 들어선 구조다.
놀랍게도 오하산방의 ‘오하(梧河)’는 김상철 회장의 호이기도 했다. 그러니 소설에서 오하산방의 주인으로 묘사된 오하산인은 바로 김 회장을 가리키는 셈이다. 실제로 죽장(竹杖)을 짚고서 손님을 맞이하는 김 회장에게서는 기업인이라기보다는 도인의 품격이 물씬 풍겼다.
청리움, 즉 오하산방이 들어선 보리산 일대는 풍수를 모르는 이들도 절로 감탄을 내뱉을 정도로 명승을 자랑하는 명당지다.
이곳을 방문한 혜거스님(동국대 동국역경원 원장)은 신선이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춤을 추는 선인무수형(仙人舞袖形) 혹은 황룡이 여의주를 갖고 노니는 황룡농주형(黃龍弄珠形) 명당이라고 찬탄했다고 한다.
구룡혈(九龍穴) 터로 알려진 이곳에는 실제로 최소 9곳 이상의 명당 혈들이 곳곳에 숨은 듯이 포진돼 있다. 그중 한 곳이 맞은편 장락산을 바라보며 세워진 두 마리 거북상이다. 이곳에서 김상철 회장은 이곳 보리산과 건너편 장락산의 묘한 관계를 설명했다.
“보리산과 장락산은 해발 높이가 똑같이 627m로 일종의 쌍둥이 산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교 성전인 천정궁이 있는 장락산이 오행(五行)중 화(火) 기운이라면 이곳 청리움이 들어선 보리산은 수(水)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 수를 상징하는 거북상이 이곳에 배치된 것도 거센 불기운에 대응하기 위한 비보책이다.”
통일교 지도자이면서 풍수에도 밝았던 고(故) 문선명 총재도 생전에 보리산의 진가를 알아보았던 모양이다. 통일교 측이 한컴그룹 소유의 보리산에 대한 매입을 진행하다가 문 총재가 사망(2012년)하는 바람에 중단됐다고 한다.
물각유주(物各有主)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천지간의 만물에는 모두 각자의 주인이 있다는 뜻이다. 장락산과 보리산의 관계도 그러한 듯싶다. 장락산은 천기(天氣)가 왕성한 영적인 산이어서 종교적 시설물이 어울리는 곳이고, 보리산은 풍요로운 지기(地氣)가 가득한 곳이어서 기업 혹은 사업체 시설물이 어울리는 곳이다.
‘청리움’은 유럽의 어느 소도시를 방문한 것 같은 이국적 느낌을 주면서도 철저히 한국적인 정서를 간직하고 있다. 400년 수령의 모과나무, 토종 된장과 간장이 맛이 진한 장독대, 오하산방의 기와 지붕에 핀 와송(瓦松), 시골 정서 물씬 풍기는 탐스러운 홍시, 산자락 곳곳에 흩뿌려 놓은 산삼 종자, 심지어 긴꼬리가 특징인 토종 닭 등이 곳곳에 숨은 듯이 자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청리움에서만큼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 것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며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리움에서는 진귀한 풍수적 현상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오하산방 바로 인근에는 지름 60cm 안팎 넓이로 둥그렇게 백토(白土)가 형성된 지대가 있다. 풍수에서는 여러 색깔을 띠는 오색토 혹은 하얀 빛깔의 백토는 명당 혈임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해석한다. 땅의 지기에 의해 흙 색깔이 주변과 달라지는 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한의학 원리에 의해 식물 및 나무류를 목·화·토·금·수 오행(五行)별로 분류해 심어놓은 지역이다. 보리산자락 한 모퉁이에 오행 별로 구분해 놓은 지역에서는 실제로 독특한 오행의 기운이 느껴진다. 사람의 손으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에서도 ▲스프링처럼 위로 솟구쳐 오르는 목의 기운 ▲머리 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화의 기운 ▲묵직한 모자 혹은 철모를 뒤집어쓴 듯한 토의 기운 ▲아래로 하강하는 금의 기운 ▲뼛속까지 진동을 전해주는 수의 기운 등을 체험해볼 수 있는 게 놀라울 정도다.
이 모두 오하 김상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처럼 성공한 기업가인 김 회장은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 환수 활동, 전통 예술 복원 및 후원, 한글의 세계화 등 우리문화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그는 국제로타리 아치클럼프 소사이어티 멤버이기도 하다. 미화 25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최상위 클럽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명예직인데, 풍요 명당인 보리산의 보리심을 실천하는 주인공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영배 기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가평군 설악면 보리산 자락에 들어선 청리움. 지상의 선경(仙景)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 소설 ‘풍수전쟁’의 무대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이 최근 펴낸 소설 ‘풍수전쟁’에는 흥미로운 장소가 묘사돼 있다. 저주의 주술에 걸린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유명 도사들이 몰려든 가평의 보리산 오하산방이다. 소설은 이곳을 주 무대로 삼아 일본인들에 의한 우리나라 역사 왜곡 및 풍수 침략 등의 얘기를 풀어가고 있다. 보리산 오하산방으로 직접 가보았다. 소설속 묘사대로 아늑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은 한컴그룹(한글과 컴퓨터)이 복합라이프 플랫폼을 표방하며 세운 ‘청리움’(가평군 설악면)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맑은 기운이 모이는 공간’임을 의미하는 청리움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긴 작품이라고 한다. 청리움은 지자체 및 기업체 연수원으로 쓰이는 본채 건물 위쪽으로 오래된 기와를 머리에 인 오하산방이 들어선 구조다.
놀랍게도 오하산방의 ‘오하(梧河)’는 김상철 회장의 호이기도 했다. 그러니 소설에서 오하산방의 주인으로 묘사된 오하산인은 바로 김 회장을 가리키는 셈이다. 실제로 죽장(竹杖)을 짚고서 손님을 맞이하는 김 회장에게서는 기업인이라기보다는 도인의 품격이 물씬 풍겼다.
청리움, 즉 오하산방이 들어선 보리산 일대는 풍수를 모르는 이들도 절로 감탄을 내뱉을 정도로 명승을 자랑하는 명당지다.
‘오하산방’이란 현판이 달린 이곳은 오화 김상철 회장이 손님들을 맞이하는 곳이다.
오하산방의 오래된 기와에 핀 와송. 와송은 한의학에서 암 치료제로 쓰이는 귀한 약재다.
오하산방 입구에 걸려 있는 고려시대 동종. 청량한 종 소리는 오하산방을 방문한 이들을 위한 정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혜거스님(동국대 동국역경원 원장)은 신선이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춤을 추는 선인무수형(仙人舞袖形) 혹은 황룡이 여의주를 갖고 노니는 황룡농주형(黃龍弄珠形) 명당이라고 찬탄했다고 한다.
구룡혈(九龍穴) 터로 알려진 이곳에는 실제로 최소 9곳 이상의 명당 혈들이 곳곳에 숨은 듯이 포진돼 있다. 그중 한 곳이 맞은편 장락산을 바라보며 세워진 두 마리 거북상이다. 이곳에서 김상철 회장은 이곳 보리산과 건너편 장락산의 묘한 관계를 설명했다.
“보리산과 장락산은 해발 높이가 똑같이 627m로 일종의 쌍둥이 산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교 성전인 천정궁이 있는 장락산이 오행(五行)중 화(火) 기운이라면 이곳 청리움이 들어선 보리산은 수(水) 기운이라고 할 수 있다. 수를 상징하는 거북상이 이곳에 배치된 것도 거센 불기운에 대응하기 위한 비보책이다.”
청리움 정원의 거북상 앞에서 보리산과 장락산(가운데 둥그런 산)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청리움 내 또다른 명당지인 용소.
실제로 청리움에는 용이 물을 만나는 용소(龍沼)들도 곳곳에 포진돼 있다. 원래 있던 작은 연못들을 다듬고 가꿔서 지금의 크기로 조성했다고 한다. 이 역시 용은 물이 있어야 승천한다는 풍수적 조치라고 할 것이다. 통일교 지도자이면서 풍수에도 밝았던 고(故) 문선명 총재도 생전에 보리산의 진가를 알아보았던 모양이다. 통일교 측이 한컴그룹 소유의 보리산에 대한 매입을 진행하다가 문 총재가 사망(2012년)하는 바람에 중단됐다고 한다.
물각유주(物各有主)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천지간의 만물에는 모두 각자의 주인이 있다는 뜻이다. 장락산과 보리산의 관계도 그러한 듯싶다. 장락산은 천기(天氣)가 왕성한 영적인 산이어서 종교적 시설물이 어울리는 곳이고, 보리산은 풍요로운 지기(地氣)가 가득한 곳이어서 기업 혹은 사업체 시설물이 어울리는 곳이다.
●백색 명당토의 정체
‘청리움’은 유럽의 어느 소도시를 방문한 것 같은 이국적 느낌을 주면서도 철저히 한국적인 정서를 간직하고 있다. 400년 수령의 모과나무, 토종 된장과 간장이 맛이 진한 장독대, 오하산방의 기와 지붕에 핀 와송(瓦松), 시골 정서 물씬 풍기는 탐스러운 홍시, 산자락 곳곳에 흩뿌려 놓은 산삼 종자, 심지어 긴꼬리가 특징인 토종 닭 등이 곳곳에 숨은 듯이 자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청리움에서만큼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 것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며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리움에서는 진귀한 풍수적 현상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오하산방 바로 인근에는 지름 60cm 안팎 넓이로 둥그렇게 백토(白土)가 형성된 지대가 있다. 풍수에서는 여러 색깔을 띠는 오색토 혹은 하얀 빛깔의 백토는 명당 혈임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해석한다. 땅의 지기에 의해 흙 색깔이 주변과 달라지는 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변의 흙 색깔과 달리 둥그런 원형 모습을 한 이곳에서만 백색 흙이 형성돼 있다. 흙을 만져보면 잘게 부스러진다.
실제로 이곳은 명혈 터답게 터의 기운도 강하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해서 소원을 적어놓을 수 있는 펜과 종이들도 갖춰져 있다. 다음으로 한의학 원리에 의해 식물 및 나무류를 목·화·토·금·수 오행(五行)별로 분류해 심어놓은 지역이다. 보리산자락 한 모퉁이에 오행 별로 구분해 놓은 지역에서는 실제로 독특한 오행의 기운이 느껴진다. 사람의 손으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에서도 ▲스프링처럼 위로 솟구쳐 오르는 목의 기운 ▲머리 위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화의 기운 ▲묵직한 모자 혹은 철모를 뒤집어쓴 듯한 토의 기운 ▲아래로 하강하는 금의 기운 ▲뼛속까지 진동을 전해주는 수의 기운 등을 체험해볼 수 있는 게 놀라울 정도다.
오행으로 목(木)의 성질인 작약을 심어놓은 목 구역. 목화토금수 각 구역에서는 기운에 맞는 식물과 나무들이 식재돼 있다.
이 모두 오하 김상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처럼 성공한 기업가인 김 회장은 해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 환수 활동, 전통 예술 복원 및 후원, 한글의 세계화 등 우리문화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그는 국제로타리 아치클럼프 소사이어티 멤버이기도 하다. 미화 25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최상위 클럽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명예직인데, 풍요 명당인 보리산의 보리심을 실천하는 주인공답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영배 기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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