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주거 트렌드… 공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3-09-19 17:00 수정 2023-09-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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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LAB404 소장.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을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공간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진성 LAB404 소장은 지난 8월 KCC글라스 홈씨씨 인테리어가 주최한 실내건축 선후배디자이너들의 토크 세미나형 네트워킹 파티인 ‘홈뮤즈데이(HomemuseDay)’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거용 공간의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실내건축가협회의 대외협력분과 부회장이기도 한 김 소장은 이날 사회 환경의 변화가 주거 패러다임과 공간 디자인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주거용 공간은 생활과 휴식에 기반을 둔 정형화된 크기‧스타일이 주택과 아파트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안전과 보호,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 가족 구성원들의 개인 활동 등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김 소장은 “사회적 트렌드에 따른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더욱 다양한 공간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지면서 디자이너들의 전문성도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주거용 공간의 변화는 인구 구조적 변화의 영향도 있다. 김 소장은 “최근 1인 가구의 증가가 눈에 띈다. 65세 이상 1인 노인 가구의 증가, 미혼 청년의 증가로 1인 주거용 공간의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과거 4인에서 5인 가족이 중심이었던 주거용 공간 설계의 기준이 점차 1인 가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사회 환경과 인식에 비해 주거용 공간이 변하는 속도는 빠르지 않다. 우리의 인식 변화가 ‘달리기’ 속도라면, 주거용 공간 변화는 ‘걷기’ 속도라는 게 김 소장의 설명. 그는 “기존 주거 형태의 특징 때문인데, 우리나라 주거용 공간의 약 50%는 정형화된 평형과 구조로 되어 있는 아파트이며, 그렇게 만든 것에는 분명히 경제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사람들의 변화하는 인식에 맞춰 주거용 공간에도 점차 구조의 다양화가 많이 반영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LAB404가 진행한 메종드로우 리조트 디자인안.

김 소장은 주거용 공간의 다양화가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외부와 내부 △공간과 공간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친화적인 환경이 주목을 받으면서 자연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공간 사이를 가로 막는 벽 대신 기둥을 세우는 기둥식 구조(공간과 공간)가 증가하고 있으며, 공간 사용 목적이 다양해지면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진 공간 설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1인 가구의 증가로 공유주거의 형태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LAB404가 지난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SK에코플랜트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드파인’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다. 당시 김 소장 드파인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분석해 거주자의 다양한 경험 디자인에 중심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기둥식 구조가 적용돼 공간 사이의 경계가 없어짐으로써 설계 과정에서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맞춤형 평면인 ‘큐레이티드 플랜’을 적용할 수 있었다”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집, 오피스와 테라스가 있는 집, 아이가 있는 집, 홈파티가 있는 집 등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8개 타입의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했고, 저층부와 커뮤니티 공간을 설계할 때는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자연과 공간을 융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소장은 “다양화에 대한 사람들의 니즈가 늘어날수록 건설사와 인테리어 업계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간의 완성은 디자이너의 시간과 노력에 상당 부분 비례한다고 불 수 있다. (공간 디자인 업계 후배들이)다양한 공간을 시간 날 때마다 방문해서 많이 느끼고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김 소장은 배우자인 이영진 소장과 함께 건축과 인테리어를 디자인하는 LAB404를 이끌고 있는 실내건축 디자이너다. 그는 현재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실내건축설계학과 겸임교수도 맡고 있다.

LAB404는 공간과 사람들의 관계를 연결하고 공간에 의미 있는 유용성을 담는다는 철학 아래 주거용 공간, 호텔, 리테일샵, 복합문화공간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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