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 주택 인허가, 목표치 33% 그쳐… 2, 3년뒤 공급난 우려

최동수 기자

입력 2024-04-24 03:00 수정 2024-04-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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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고금리에 2만6000채
수도권은 계획의 69%-18만채 공급
“서울 중심으로 집값 자극할 수도”



지난해 서울에서의 주택 공급 실적이 정부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주택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2∼3년 뒤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주택 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 공급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 공급(인허가 기준) 목표 물량은 8만 채였지만 실제 인허가 물량은 2만6000채에 불과했다. 계획 이행률이 32.5%에 그친 셈이다. 수도권 전체로는 계획(26만 채) 대비 69.4%인 18만1000채를 공급했다.

착공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해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44만2000채로 연평균(2005∼2022년 평균) 대비 47.3%였다. 서울의 착공 물량은 6만3000채로 연평균 대비 32.7% 수준이었다. 인허가나 착공 규모는 최소 2, 3년 뒤 주택 공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선행 지표다. 김지혜 국토연구원 연구기획팀 연구위원은 “도심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돼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불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주택 공급이 위축된 원인으로 공사비 증가와 고금리 등을 꼽았다. 서울은 토지 매입 비용이 특히 높아 금융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금융 시장이 경색돼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원은 도심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기적으로 공공부문의 공사비 검증을 강화해 공사비 분쟁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업성을 부풀린 설계안을 걸러내고 건축 관련 법령에 맞게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활성화 등을 통한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 마련을 조언했다.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은 “정부가 지원하되 각 건설사가 PF 사업장의 자금 조달 구조를 지분 출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자구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위기를 넘기는 데 정책이 집중됐다면 앞으론 공급 감소 압박을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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