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이상저온, 오락가락 날씨에 패션업계 희비 엇갈려

동아경제

입력 2015-05-29 13:33 수정 2015-05-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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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의류업계가 울상이다. 해가 바뀔 수록 봄은 짧아지고, 긴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로 넘어가는 변덕스러운 기후 때문에 제대로 봄 신상품들을 팔아볼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년 동기 대비 9주 이상 평균기온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고, 일교차도 심했던 올 봄(3월~5월), F/W 상품이 다른 해 보다 긴 기간 판매됐고, 봄 신상품의 판매는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여성 의류 쇼핑몰 ‘오드’ 관계자는 “원래 3~4월은 원피스 판매가 늘어나는 시즌인데, 올 봄은 원피스 류 매출은 11% 줄고 오히려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자킷이나 가디건류는 38% 늘어났다”면서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 기업의 도움을 받아 이런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날씨 변화에 대처한 상품 구성에 유동적으로 대처한 덕에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저온현상으로 고객 방문이 적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프라인 패션 매장들에게 이런 기후 변화는 오히려 고객 유치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리테일 고객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이코퍼레이션(대표 최시원)이 지난 3개월간 주요 상권 가두점의 고객 방문율 및 방문 패턴을 분석한 결과 평균 기온이 5.7도 떨어지면 매장 방문율이 22.5% 높게 나타났고, 1분을 체류하지 않고 이탈한 고객 비율은 6.7%가 감소해 통행객을 내방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올 봄 날씨는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이코퍼레이션 한성은 인사이트 디렉터는 “날씨가 종잡을 수 없다 보니 고객들이 쌀쌀함을 피해 매장으로 유입되는 비율은 늘고 이탈은 적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단 봄 상품 요구가 적을 것을 빨리 파악해 적절한 상품구성으로 대처한 경우에만 방문객 증가분이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히려 봄을 건너뛰고 한 발 앞서 여름을 준비한 오프라인 매장들 역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매장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여름 시즌으로 변경했던 외국계 패션 브랜드 매장의 고객 방문율은 변경 전 대비 오히려 0.5%포인트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등 길어진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해 봄옷도 여름옷도 수요가 없는 3~5월이 패션업계에 ‘마(魔)의 시즌’이 되고 있다.

최시원 대표는 “기후 변화 등 환경 변화의 직접 영향권 아래에 있는 패션 브랜드들에게 시즌에 맞는 상품 기획과 원활한 재고 관리가 최근 가장 큰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제 오프라인 매장도 단순한 매출 분석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온라인의 혁신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방문율, 체류전환율, 재방문율 등 주요 지표를 분석해 빠르게 개선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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