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크루즈 타고 온 유커 잡아라”

최고야 기자

입력 2015-03-02 03:00 수정 2015-03-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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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내면세점 사업권 따내며 서귀포서 제주시로 확장 이전
500m 떨어진 ‘신라’와 정면 승부


롯데면세점은 제주도내 면세점 사업자로 재선정되면서 국내 면세점 업계 1위 자존심을 다시 한 번 세웠다. 이에 앞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 입찰에서 대기업에 할당된 8개 권역 가운데 절반인 4개 권역을 싹쓸이한 롯데가 공항과 더불어 제주지역 크루즈 관광객의 면세점 쇼핑 수요까지 잡게 된 것이다. 이로써 롯데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드나드는 인천 제주 서울(시내 면세점 3곳)의 면세사업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관세청의 허가를 받는 대로 기존 사업장인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제주시에 위치한 롯데시티제주 1∼3층 영업장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영업 면적도 기존(2613㎡)보다 2.4배(6270㎡) 확장해 불과 50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신라면세점과 정면승부에 나선다. 관세청이 지난해 입찰 공고에서 제주도내 지역 간 균형발전을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의 사업자 재선정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결국 관세청이 롯데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롯데는 “기존 제주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지켜낸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 기존 사업지인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영업장을 이전하는 차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제주항으로 들어온 크루즈 관광객 60만여 명이 가까운 신라면세점에 몰리면서 신라는 지난해 연간 39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자동차로 왕복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기존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2040억 원에 그쳤다.

지역 간 균형발전 원칙을 강조했던 관세청이 막판에 롯데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쇼핑 인프라 강화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32만8300여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이 중 80%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엔화 약세로 쇼핑에 유리한 일본에 언제 발길을 돌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항구에서 가까운 면세점에서 1, 2시간 내에 쇼핑을 끝내고 지역 관광에 나서도록 유도해 지역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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