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근로소득자 vs ‘불투명 지갑’ 자영업자

동아일보

입력 2014-04-24 03:00 수정 2014-04-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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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파악률 100%- 63% 큰 격차… “고소득 자영업자 탈루 적극 찾아야”

근로소득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완전히 세원(稅源)으로 노출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소득 파악률이 60%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과 국세청 등에 따르면 새로운 국민계정 통계상 자영업자의 소득을 뜻하는 ‘개인영업 잉여’는 2012년 114조8465억 원이었지만 그해 세무당국에 신고된 사업·부동산 소득은 62.7%인 72조573억 원에 그쳤다.

반면 가계의 근로소득 합계를 뜻하는 ‘피용자 임금 및 급여’는 518조1957억 원, 신고된 근로소득은 519조9048억 원이어서 소득 파악률이 100%가 넘었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 파악률이 100%를 넘은 건 통계상 오차나 중복집계 때문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체 소득 중 세무당국에 노출되는 소득의 비율이 근로소득자가 100%라면 자영업자는 약 63%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지갑’인 봉급생활자보다 탈세 가능성이 높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된 세금을 찾아내 거둬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률 차이는 다른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초 국회 예산정책처가 펴낸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율 및 탈세 규모의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사업소득 파악률은 2005년 34.6%에서 2011년 59.7%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근로소득 파악률(99.5%)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관련 통계들을 이용해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율을 2012년 기준 약 21%로 추정했다.

예산정책처는 “고소득층의 소득세 탈루율이 예전보다 많이 줄긴 했지만 저소득층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다”며 “소득 탈루율을 줄이기 위한 세정(稅政) 역량을 고소득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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