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원 휴무일 최대 170일

동아일보

입력 2012-02-03 03:00 수정 2012-02-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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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식목일-제헌절도 쉬어… 노동법 기준보다 한달 많아
모자란 생산량 메우려… 일급 30만원 휴일 야간특근


지난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원들에게 주어진 휴일 수가 170일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법이 정하고 있는 휴일 수(138일)보다 한 달 넘게 많은 것이다.

2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1년 현대차 노조 휴일 현황표’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법정공휴일(15일)과 토·일요일(99일) 외에도 노사 간 약정 휴일(13일), 휴일이 토·일요일과 중복될 때 그 다음 날 쉬는 보상 휴일(3일), 연·월차(38일·근속 17년 기준), 단체교섭 및 지부장 선거와 같은 노조활동(2.5일) 등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라 총 170.5일의 휴일을 보장받았다. 지난 1년 365일 중 절반 가까운 46.7%가 휴일이었던 셈이다.

▼ “불필요한 특근-잔업 등 기형적 근무 초래” 비판도 ▼

이는 노동법보다 우선하는 현대차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라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식목일과 제헌절을 휴일로 하고 법적으로 폐지된 월차도 유지하는 등 휴일 수를 최대한 늘렸기 때문이다. 기아차도 이 기준을 따른다.

동종 업계 경쟁사인 한국GM과 르노삼성 관계자는 “연속 근무가 필요한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휴일이 타 업종에 비해 후하지만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회사들은 창립기념일을 제외하고 비(非)공휴일을 쉬는 경우가 없다”며 “현대·기아차는 노조가 강성이라 특히 휴일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휴일이 불필요한 특근과 잔업이 잦은 기형적인 근무 형태를 만든 주된 이유라고 지적한다. 현대차 측은 “생산량 충당을 위해 공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인당 월 평균 3회의 토·일요일 특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장휴일은 170일이지만 특근하는 날이 연 평균 36일이라고 보면 실제 휴일은 134일 정도로 추정된다.

특근을 하는 날이 많으면 사측의 수당 부담은 늘어나고 근로자의 근무시간도 증가한다. 휴일 특근에는 근로자들이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수당이 높아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휴일 특근을 주간(오전 8시∼오후 5시)이 아닌 야간(오후 5시∼다음 날 오전 8시)에 실시한다. 휴일 야간특근의 가산수당은 주중 일반 근무 시의 최대 3.5배에 달해 근속 20년 기준 휴일 야간특근 급여는 1회에 30만 원 안팎이다. 권오일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근로자들이 야간특근을 선호하는 것은 기본급이 적어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생존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보장휴일이 많아도 특근이 잦기 때문에 결코 많이 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휴일 근무를 연장 근로시간에 포함해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휴일특근으로 물량을 맞춰온 현대차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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