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두 마리 토끼 잃나?… 배기가스 눈속임에 신뢰 잃고 막대한 벌금 물 듯

동아경제

입력 2015-09-23 09:02 수정 2015-09-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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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폭스바겐, 두 마리 토끼 잃나?… 배기가스 눈속임에 신뢰 잃고 막대한 벌금 물 듯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에서 배기가스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눈속임을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를 전망이다. 이미 문제의 디젤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은 현지 판매를 중단했고, 180억 달러(20조90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벌금도 내야할 판이다. 그럴듯한 눈속임으로 회사는 사상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무엇보다 폭스바겐은 이번 사태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대중들은 각종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 회사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 등 부정적인 글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2015년형 골프 모델을 구입한 미국인 에슐리는 “클린 디젤이면서 연비가 좋다는 거짓말에 속았다”면서 “이제는 폴크스바겐 기술력까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하 EPA)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0 T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대해 배기가스 검사 시에만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가동시키고 일반 주행에서 배출 통제 시스템 작동을 중지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

문제의 엔진은 폭스바겐 골프, 제타, 파사트, 비틀을 비롯해 아우디 A3 럭셔리 모델에도 쓰였다. 실제로 이들 차량은 EPA 배기가스 검사 기준을 통과했지만, 평상시에는 허용 기준치 40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파사트의 경우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국내에 들여오고 있어, 집중적인 의혹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 수입되는 파사트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건 맞다”면서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배기가스 기준을 유로6로 적용하기 때문에 엔진세팅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본사 국내에도 해당이 되는지 문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폭스바겐 꼼수에 철저한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일시적으로 국내 기준을 맞추기 위한 눈속임이 있었는지 모니터링 중”이라며 “미국과 같이 적발될 경우 리콜 등의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으로 해당 폴크스바겐 차량(48만대)들은 현지 EPA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해 원래대로 배출 통제 시스템을 상시적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차량 제원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배출통제 시스템은 엔진 토크와 가속력에 방해가 되고, 연료효율성 역시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이 회사 차량들은 배기가스 기준이 유로6로 바뀌면서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던 그간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로 경쟁력이 낮아진 바 있다. 폭스바겐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골프의 경우 1ℓ당 16.1㎞, 도심 및 고속도로는 각각 15.1㎞, 17.5㎞를 기록했는데, 종전 유로5 엔진 효율과 비교해 복합은 2.8㎞, 도심은 2.0㎞, 고속도로는 4.2㎞ 줄어든 수치다. 질소산화물 등의 유해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효율이 함께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폭스바겐은 최대 180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받게 된다. 이밖에 소비자 등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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