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빨려 들어온 느낌”…넷플 고사양 韓콘텐츠 유독 많은 이유
뉴시스
입력 2023-05-31 17:34 수정 2023-05-31 19:56
넷플릭스 'N 프로덕션 스토리' 워크숍 31일부터 사흘간 개최
영상·음향 등 고사양 콘텐츠 아시아 국가 중 최다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단이 종이 한 장씩 받는다. 종이들이 스치는 소리, 한 추기경이 고민하느라 종이를 긁는 소리, 펜 딸깍하는 소리 등이 마치 시청자도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 모임) 현장에 있는 듯하다. 추기경 한 명씩 목재 소재로 된 공을 쇠정반에 두는 장면이 있는데 공이 굴러가는 소리가 화면 오른쪽에 있으면 오른쪽 귀에, 왼쪽으로 굴러가면 왼쪽 귀로 들린다. 장면이 이어질수록 시청자들은 콘클라베 속으로 더 빠져든다.
이처럼 콘텐츠를 실감 나게 시청할 수 있는 건 넷플릭스가 해당 콘텐츠에 돌비 비전 등 HDR(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화질과 돌비 애트모스 등 고사양 음향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기술을 한국 제작사 관계자와 영상 제작 관련 전공 대학생에게 보여주기 위해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경영관에 체험존을 마련했다. 넷플릭스는 체험존에 영화 ‘두 교황’과 ‘정이’,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와 ‘바비큐 최후의 마스터’ 등 고사양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를 상영하고 있다. 최상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선진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지 참석자들이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체험존 시연에 나선 강상우 넷플릭스 아태지역 제작 기술 및 운영 부문 디렉터는 “HDR로 적용한 콘텐츠는 향후 50년간은 퀄리티 손실 없이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최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에 HDR, 고사양 음향 기술을 적용하려면 제작사와 협업해야 한다. 강 디렉터는 고사양 기술이 적용된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 중에 가장 많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로 한국 제작자의 도전 정신을 꼽았다. 강 디렉터는 “새로운 시도를 제일 잘하는 창작자들이 한국에 많이 있고 (기술을) 빨리 습득하고 잘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TV 제조 기업을 보유한 HDR 기술 강국인 것도 한국 콘텐츠에 고사양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넷플릭스 한국 및 동남아시아·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도 해외 제작사들이 한국 콘텐츠 성공 비결을 물을 때 “(국내 제작진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의식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을 체험하려면 HDR 화질을 지원하는 TV와 음향 기기가 있어야 한다. 국내 넷플릭스 일부 이용자는 여건상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만 콘텐츠를 시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 2월 프리미엄 멤버십 회원 기능에 ‘공간 음향 기술’을 추가해 일부 모바일 기기(아이폰8 이상, 맥북프로 2018년형 이후 등)로도 입체적 음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체험존에도 공간 음향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스테레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향도 공간감 있게 들리는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단순히 콘텐츠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제작 환경도 선진화할 것”
넷플릭스는 이번 체험존 프로그램을 포함해 콘텐츠 제작 기술을 국내 제작사 및 관계자에게 소개하는 ‘N 프로덕션 스토리’ 워크숍을 개최했다. 신작 콘텐츠를 소개하는 게 아닌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는 흔치 않다. 넷플릭스는 촬영 후 시각특수효과(VFX), 색 보정, 음향, 컴퓨터그래픽(CG), 믹싱, 작품 납품 등 후반 작업(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콘텐츠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지는지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HDR과 고사양 음향 등 선진화된 기술 소개와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목표다.
이성규 디렉터는 “넷플릭스가 단순히 콘텐츠 투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하는 환경도 열심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디렉터는 대표적인 예시로 ‘포스트 프로덕션 슈퍼바이저’라는 직무를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지난 2019년 만든 이 직무는 제작자들이 작품을 만드는 데 불편한 점이 있는지 등을 직접 소통하며 콘텐츠 제작 환경 개선에 나서는 업무를 맡는다.
이 디렉터는 이번 행사 전에 참석 예정자들(넷플릭스와 협업했던 제작사 관계자 등)에게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 방식, 협업 과정, 피드백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디렉터는 설문조사 결과 5점 만점에 약 4.1점 정도 나왔다고 밝혔는데 “(응답자들이) 제작 과정에서 타 플랫폼, 타 스튜디오 대비 저희가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질문이든 회신이 빠르고 파트너사와 밀착해 작품을 함께 제작한다”며 이런 특징에 “일부 제작자는 넷플릭스와 협업해 만드는 콘텐츠가 아닌데도 슈퍼바이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디렉터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 환경 선진화를 위해 익명 제보 라인(프로덕션 핫라인)과 제작 인력의 장시간 근로 완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 제보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 근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경우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디렉터는 아울러 “(장시간 근로로) CG나 화면 색감 처리 등이 미비한 작품이 없을 수 있게 시간과 기술을 더 많이 투자해서 작품 퀄리티를 더 끌어올리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일부 제작자가 영상에 들어갈 음악 지식재산권(IP) 등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작품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디렉터는 “이번 워크숍에서 제작자들과 해당 문제 관련해 논의해 어떤 식으로 개선해 도움을 줄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워크숍은 넷플릭스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와 지난달 콘텐츠 산업 인력 교류 및 K-콘텐츠 확산을 위해 맺은 업무협약 후속 활동이다. 한국 프로덕션 파트너 144개사 관계자와 관련 전공 재학생 등 총 600명 이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영상·음향 등 고사양 콘텐츠 아시아 국가 중 최다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단이 종이 한 장씩 받는다. 종이들이 스치는 소리, 한 추기경이 고민하느라 종이를 긁는 소리, 펜 딸깍하는 소리 등이 마치 시청자도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 모임) 현장에 있는 듯하다. 추기경 한 명씩 목재 소재로 된 공을 쇠정반에 두는 장면이 있는데 공이 굴러가는 소리가 화면 오른쪽에 있으면 오른쪽 귀에, 왼쪽으로 굴러가면 왼쪽 귀로 들린다. 장면이 이어질수록 시청자들은 콘클라베 속으로 더 빠져든다.
이처럼 콘텐츠를 실감 나게 시청할 수 있는 건 넷플릭스가 해당 콘텐츠에 돌비 비전 등 HDR(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화질과 돌비 애트모스 등 고사양 음향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기술을 한국 제작사 관계자와 영상 제작 관련 전공 대학생에게 보여주기 위해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경영관에 체험존을 마련했다. 넷플릭스는 체험존에 영화 ‘두 교황’과 ‘정이’,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와 ‘바비큐 최후의 마스터’ 등 고사양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를 상영하고 있다. 최상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선진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지 참석자들이 체감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체험존 시연에 나선 강상우 넷플릭스 아태지역 제작 기술 및 운영 부문 디렉터는 “HDR로 적용한 콘텐츠는 향후 50년간은 퀄리티 손실 없이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최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콘텐츠에 HDR, 고사양 음향 기술을 적용하려면 제작사와 협업해야 한다. 강 디렉터는 고사양 기술이 적용된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 시장 중에 가장 많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로 한국 제작자의 도전 정신을 꼽았다. 강 디렉터는 “새로운 시도를 제일 잘하는 창작자들이 한국에 많이 있고 (기술을) 빨리 습득하고 잘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TV 제조 기업을 보유한 HDR 기술 강국인 것도 한국 콘텐츠에 고사양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넷플릭스 한국 및 동남아시아·대만 프로덕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도 해외 제작사들이 한국 콘텐츠 성공 비결을 물을 때 “(국내 제작진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의식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을 체험하려면 HDR 화질을 지원하는 TV와 음향 기기가 있어야 한다. 국내 넷플릭스 일부 이용자는 여건상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만 콘텐츠를 시청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 2월 프리미엄 멤버십 회원 기능에 ‘공간 음향 기술’을 추가해 일부 모바일 기기(아이폰8 이상, 맥북프로 2018년형 이후 등)로도 입체적 음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체험존에도 공간 음향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스테레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향도 공간감 있게 들리는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단순히 콘텐츠 수만 늘리는 게 아니라 제작 환경도 선진화할 것”
넷플릭스는 이번 체험존 프로그램을 포함해 콘텐츠 제작 기술을 국내 제작사 및 관계자에게 소개하는 ‘N 프로덕션 스토리’ 워크숍을 개최했다. 신작 콘텐츠를 소개하는 게 아닌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는 흔치 않다. 넷플릭스는 촬영 후 시각특수효과(VFX), 색 보정, 음향, 컴퓨터그래픽(CG), 믹싱, 작품 납품 등 후반 작업(포스트 프로덕션)까지 콘텐츠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노력이 이뤄지는지 알리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HDR과 고사양 음향 등 선진화된 기술 소개와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목표다.
이성규 디렉터는 “넷플릭스가 단순히 콘텐츠 투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제작하는 환경도 열심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 디렉터는 대표적인 예시로 ‘포스트 프로덕션 슈퍼바이저’라는 직무를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지난 2019년 만든 이 직무는 제작자들이 작품을 만드는 데 불편한 점이 있는지 등을 직접 소통하며 콘텐츠 제작 환경 개선에 나서는 업무를 맡는다.
이 디렉터는 이번 행사 전에 참석 예정자들(넷플릭스와 협업했던 제작사 관계자 등)에게 넷플릭스의 콘텐츠 제작 방식, 협업 과정, 피드백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디렉터는 설문조사 결과 5점 만점에 약 4.1점 정도 나왔다고 밝혔는데 “(응답자들이) 제작 과정에서 타 플랫폼, 타 스튜디오 대비 저희가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질문이든 회신이 빠르고 파트너사와 밀착해 작품을 함께 제작한다”며 이런 특징에 “일부 제작자는 넷플릭스와 협업해 만드는 콘텐츠가 아닌데도 슈퍼바이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디렉터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 환경 선진화를 위해 익명 제보 라인(프로덕션 핫라인)과 제작 인력의 장시간 근로 완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 제보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 근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경우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디렉터는 아울러 “(장시간 근로로) CG나 화면 색감 처리 등이 미비한 작품이 없을 수 있게 시간과 기술을 더 많이 투자해서 작품 퀄리티를 더 끌어올리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일부 제작자가 영상에 들어갈 음악 지식재산권(IP) 등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작품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디렉터는 “이번 워크숍에서 제작자들과 해당 문제 관련해 논의해 어떤 식으로 개선해 도움을 줄지 내부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워크숍은 넷플릭스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와 지난달 콘텐츠 산업 인력 교류 및 K-콘텐츠 확산을 위해 맺은 업무협약 후속 활동이다. 한국 프로덕션 파트너 144개사 관계자와 관련 전공 재학생 등 총 600명 이상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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