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Z8 수석 개발자, "니콘 Z8, 플래그십 Z9보다 더 도전적인 카메라"
동아닷컴
입력 2023-05-30 10:03 수정 2023-05-31 11:21
지난 5월 11일,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새로운 전문가용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 Z8을 정식 출시했다. 니콘 Z8은 Z 시리즈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함급 모델인 Z9의 성능과 완성도는 유지하면서, 부피는 30% 줄인 ‘다운사이징’ 모델이다. 니콘 Z8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도전적인 제품인데, 성능 면에서 상위 제품인 Z9과의 급나누기 없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장점은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대다수 제조사가 급나누기를 명확하게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콘은 그러지 않았고, 그 배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문가를 포용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일까? 아니면 니콘 Z마운트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서일까? 정확한 해답을 듣고자 니콘 Z8 수석 개발자, 사토시 츠치야(Satoshi Tsuchiya)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니콘 Z8, Z9과 비슷하면서도 근본적으로 다른 카메라”
사토시 츠치야는 현재 상품 기획 Z 넘버링 총괄 리더며, 니콘 Z6 II 및 Z7 II의 기초 설계를 담당하고, 니콘 Z8은 핵심 설계를 맡았다. 카메라 엔지니어지만 지금도 니콘 F4, FM2, D800, D500, 니콘 Z6 II 등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니콘 포토 콘테스트 특선 등 수십 번의 수상 경력과 직장인 사진 동호회 회장, 그리고 3년간 니콘 사진 강사 경력까지 갖고 있다. 니콘 카메라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단 니콘 Z9과 비교해 Z8의 차이점, 특징 등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그는 “니콘 Z8은 니콘 Z9의 스펙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물론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성능이나 구성면에서 동일할 뿐, 실제 설계 측면에서는 설계나 논리가 다른 제품이다. Z9의 경우 30W 12볼트 배터리가 들어가지만, 니콘 Z8은 15W 7볼트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자회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우리 팀조차 Z9과 비슷한 수준은 어려울 거라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Z9과 비슷한 성능을 만들게 됐다”라고 얘기를 시작했다.
니콘 Z8 만의 차별화된 특징으로는 HLG(하이브리드 로그 감마)를 꼽았다. HLG란 고명암 대비(HDR)과 비슷하면서도 표준명암 대비(SDR)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변환된 화면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그는 “Z8은 HLG 스틸 컷이 처음으로 들어갔다. 기존의 카메라는 JPEG 포맷, 8비트, SDR 기준 100니트로 기록하는데 Z8은 압축률이 높은 HEIF를 10비트, 1천 니트 밝기 HDR을 기록하고 HLG 정지 사진을 바탕으로 SDR 출력까지 지원한다. 즉 아이폰처럼 1천 니트 밝기를 제공하는 기기에서 Z8의 사진을 보면 SDR 상태에서도 HDR이 활성화된 듯한 이미지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상 촬영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RAW 동영상 촬영 시에도 HLG 스틸컷처럼 영상이 촬영되므로 사진의 기법을 동영상에 녹여낼 수 있는 게 Z8의 장점이다. 이 카메라를 기준으로 동영상과 사진의 경계가 없어지고, 사진을 정적, 동적으로 기록하는 것의 차이만 구분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니콘 NX 스튜디오 앱에서 10비트 이미지의 후처리 공정인 인지 시각 양자화 (Perceptual Quantizer, P-Q) 변환을 지원하므로 다양한 동영상 매체에서도 친화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사진가를 위한 픽처 컨트롤 모드가 추가된 점도 설명했다. 그는 “Z8에는 HLG 정지화면용 픽처컨트롤이 세 개 추가됐다. HLG 사진은 전반적으로 채도나 활기가 낮아서 픽처컨트롤에서 모드로 보완할 수 있다. 또 1천 니트에 대응하고 있으니 흑백 사진을 촬영하면 그러데이션이 잘 표현된다. 그래서 HLG에 최적화된 모노크롬 모드를 별도로 넣었다”라고 말했다.
HLG 사진을 스마트폰이나 TV로 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인쇄 매체에 대응하기 어려운 점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토시 츠지야는 앞으로의 시각 매체가 변화할 것이라 봤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사진을 보는 시대가 됐다. 인쇄처럼 물리적으로 색을 표현하는 방법은 한계에 도달했다. 디스플레이는 더 밝고 많은 색상을 표현하는 만큼 앞으로 주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최근에는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도 가격은 저렴한데 성능이 높은 디스플레이를 많이 내놓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디스플레이로 사진을 보는 게 더 대중화되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성능 유지하며 소형화에 집중
카메라 센서와 색상 등에 대한 얘기에 이어 카메라의 소형화, 하드웨어에 대한 얘기로 전환했다. 일단 Z9을 소형화한 콘셉트를 준비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D850 유저인 만큼, Z시리즈에서 D800 시리즈에 대응하는 카메라를 만들고 싶었다. Z 시리즈는 렌즈가 커서 무게 균형이 앞에 있다. 또 크기를 줄이다보니 전문가일수록 추가로 그립을 다는 경우가 많다. 니콘 Z8을 만들 때 85mm 렌즈를 부착했을 때 균형이 잘 맞고, 또 3축 틸트식 모니터를 부착했을 때 적절한 크기를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니콘 D850을 사용하다 보니, 그에 대응하는 라인업을 Z 시리즈로 구현한 셈이다.
타사와 달리 급나누기를 하지 않은 이유도 물었다. 니콘 Z9을 구매하려는 전문가도 성능이 비슷한 Z8을 고를 테니, 니콘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다. 그런데 그는 “찍는 사람이 적절하게 쓸 수 있는 것만 고려했다. 니콘 Z7이나 D850이 쓰던 경우라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급나누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니콘 Z9의 경우 플래그십인 만큼 고성능 기능을 집약한다. 반면 Z8 라인업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으니 조금 더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니콘 Z9에는 HLG가 지원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금속 재질인 마그네슘 대신 일본 테이진(teijin) 사의 탄소섬유복합재료(CFRTP)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CFRTP는 2013년 니콘 D5300 등의 제품에도 적용된 바 있으며, 현재는 저중량 자동차나 항공기 등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는 “카메라에 금속 재질을 사용하는 게 좋다는 이미지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마그네슘이 반드시 최적의 소재는 아니며, 오히려 강도나 강성, 성능 측면에서 CFRTP이 마그네슘보다 우위에 있다”라고 정리했다.
하지만 장단점에 명확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니콘 Z8은 플라스틱인 만큼 영하 10도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경량화 측면에서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 대신 열 전도성은 금속보다 떨어진다. Z9의 경우 언스토퍼블을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웠고 실제로 8K 영상을 끊기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 반면 Z8은 8K 영상을 90분까지만 촬영할 수 있다. 실제로 방열 성능을 고려해 전면은 마그네슘, 후면은 CFRTP를 복합적으로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기계식 셔터 제외, 사진과 영상 경계 없어질 것”
기계식 셔터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사토시 츠치야는 “니콘 Z9과 Z8 모두 기계식 셔터가 없다. 많은 브랜드들이 소니가 먼저 셔터를 없앨 것이라 예측했지만, 니콘이 먼저 시도했다. 셔터를 없앤 이유는 사진과 영상의 경계 때문이다. 영상을 촬영하면서 사진을 찍으면 기계식 셔터음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4천만 화소를 넘어가면서 기계식 셔터의 충격으로도 미묘한 손떨림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고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기계식 셔터를 버렸다”라고 말했다.
셔터와 관련해 한 가지 재밌는 질문을 던졌다. 니콘 Z9은 물리적인 셔터가 없는 만큼 셔터음을 전자식으로 제공한다. 그래서 니콘 Z9의 셔터음을 변경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끊이지 않고, 실제로 공식 영상에서 셔터음을 고양이 소리로 바꾼 사례도 있다. 셔터음을 바꾸는 기능을 추가할 것인가에 대해 그는 “소비자 반응은 듣고 있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마지막으로 사토시 츠치야는 “대한민국은 사진과 동영상 콘텐츠에 민감하고, 기술력도 뛰어난 국가다. 일본에서도 이미 한국의 뮤직비디오나 넷플릭스 등의 영상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으며, 일본인들이 한국 콘텐츠를 공부하고 있다. 영상의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니콘 Z8을 하이브리드 미러리스 카메라의 궁극점이라는 인식으로 사용한다면 대단히 감사할 것이다. 니콘 Z8은 사진도, 동영상도 창의적으로 촬영할 수 있으며 누구든 손에 들면 작가가 될 수 있는 카메라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Z8을 비롯한 많은 니콘 카메라를 사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전문가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장점은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대다수 제조사가 급나누기를 명확하게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콘은 그러지 않았고, 그 배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문가를 포용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일까? 아니면 니콘 Z마운트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서일까? 정확한 해답을 듣고자 니콘 Z8 수석 개발자, 사토시 츠치야(Satoshi Tsuchiya)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니콘 Z8, Z9과 비슷하면서도 근본적으로 다른 카메라”
니콘 Z6 II 및 Z7 II의 기초 개발, 니콘 Z8의 총괄 개발을 맡은 니콘 사토시 츠치야. 출처=IT동아
사토시 츠치야는 현재 상품 기획 Z 넘버링 총괄 리더며, 니콘 Z6 II 및 Z7 II의 기초 설계를 담당하고, 니콘 Z8은 핵심 설계를 맡았다. 카메라 엔지니어지만 지금도 니콘 F4, FM2, D800, D500, 니콘 Z6 II 등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니콘 포토 콘테스트 특선 등 수십 번의 수상 경력과 직장인 사진 동호회 회장, 그리고 3년간 니콘 사진 강사 경력까지 갖고 있다. 니콘 카메라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일단 니콘 Z9과 비교해 Z8의 차이점, 특징 등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그는 “니콘 Z8은 니콘 Z9의 스펙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물론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성능이나 구성면에서 동일할 뿐, 실제 설계 측면에서는 설계나 논리가 다른 제품이다. Z9의 경우 30W 12볼트 배터리가 들어가지만, 니콘 Z8은 15W 7볼트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자회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우리 팀조차 Z9과 비슷한 수준은 어려울 거라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Z9과 비슷한 성능을 만들게 됐다”라고 얘기를 시작했다.
니콘 Z8 샘플, HLG를 적용하면 명암 대비가 극명한 경우에도 비교적 균일하게 촬영된다. 출처=니콘USA
니콘 Z8 만의 차별화된 특징으로는 HLG(하이브리드 로그 감마)를 꼽았다. HLG란 고명암 대비(HDR)과 비슷하면서도 표준명암 대비(SDR)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변환된 화면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그는 “Z8은 HLG 스틸 컷이 처음으로 들어갔다. 기존의 카메라는 JPEG 포맷, 8비트, SDR 기준 100니트로 기록하는데 Z8은 압축률이 높은 HEIF를 10비트, 1천 니트 밝기 HDR을 기록하고 HLG 정지 사진을 바탕으로 SDR 출력까지 지원한다. 즉 아이폰처럼 1천 니트 밝기를 제공하는 기기에서 Z8의 사진을 보면 SDR 상태에서도 HDR이 활성화된 듯한 이미지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상 촬영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RAW 동영상 촬영 시에도 HLG 스틸컷처럼 영상이 촬영되므로 사진의 기법을 동영상에 녹여낼 수 있는 게 Z8의 장점이다. 이 카메라를 기준으로 동영상과 사진의 경계가 없어지고, 사진을 정적, 동적으로 기록하는 것의 차이만 구분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니콘 NX 스튜디오 앱에서 10비트 이미지의 후처리 공정인 인지 시각 양자화 (Perceptual Quantizer, P-Q) 변환을 지원하므로 다양한 동영상 매체에서도 친화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사토시 츠치야가 니콘 Z8의 픽처 컨트롤 모드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IT동아
사진가를 위한 픽처 컨트롤 모드가 추가된 점도 설명했다. 그는 “Z8에는 HLG 정지화면용 픽처컨트롤이 세 개 추가됐다. HLG 사진은 전반적으로 채도나 활기가 낮아서 픽처컨트롤에서 모드로 보완할 수 있다. 또 1천 니트에 대응하고 있으니 흑백 사진을 촬영하면 그러데이션이 잘 표현된다. 그래서 HLG에 최적화된 모노크롬 모드를 별도로 넣었다”라고 말했다.
HLG 사진을 스마트폰이나 TV로 보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인쇄 매체에 대응하기 어려운 점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토시 츠지야는 앞으로의 시각 매체가 변화할 것이라 봤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사진을 보는 시대가 됐다. 인쇄처럼 물리적으로 색을 표현하는 방법은 한계에 도달했다. 디스플레이는 더 밝고 많은 색상을 표현하는 만큼 앞으로 주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최근에는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도 가격은 저렴한데 성능이 높은 디스플레이를 많이 내놓고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디스플레이로 사진을 보는 게 더 대중화되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하드웨어, 성능 유지하며 소형화에 집중
사토시 츠치야는 Z8이 니콘 D850 급의 제품임을 강조했다. 출처=IT동아
카메라 센서와 색상 등에 대한 얘기에 이어 카메라의 소형화, 하드웨어에 대한 얘기로 전환했다. 일단 Z9을 소형화한 콘셉트를 준비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D850 유저인 만큼, Z시리즈에서 D800 시리즈에 대응하는 카메라를 만들고 싶었다. Z 시리즈는 렌즈가 커서 무게 균형이 앞에 있다. 또 크기를 줄이다보니 전문가일수록 추가로 그립을 다는 경우가 많다. 니콘 Z8을 만들 때 85mm 렌즈를 부착했을 때 균형이 잘 맞고, 또 3축 틸트식 모니터를 부착했을 때 적절한 크기를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니콘 D850을 사용하다 보니, 그에 대응하는 라인업을 Z 시리즈로 구현한 셈이다.
니콘 Z8의 3축 틸트식 모니터. 출처=IT동아
타사와 달리 급나누기를 하지 않은 이유도 물었다. 니콘 Z9을 구매하려는 전문가도 성능이 비슷한 Z8을 고를 테니, 니콘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다. 그런데 그는 “찍는 사람이 적절하게 쓸 수 있는 것만 고려했다. 니콘 Z7이나 D850이 쓰던 경우라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급나누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니콘 Z9의 경우 플래그십인 만큼 고성능 기능을 집약한다. 반면 Z8 라인업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으니 조금 더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니콘 Z9에는 HLG가 지원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니콘 Z8의 전면은 마그네슘, 후면은 탄소섬유복합재료로 제작됐다. 출처=IT동아
금속 재질인 마그네슘 대신 일본 테이진(teijin) 사의 탄소섬유복합재료(CFRTP)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CFRTP는 2013년 니콘 D5300 등의 제품에도 적용된 바 있으며, 현재는 저중량 자동차나 항공기 등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는 “카메라에 금속 재질을 사용하는 게 좋다는 이미지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마그네슘이 반드시 최적의 소재는 아니며, 오히려 강도나 강성, 성능 측면에서 CFRTP이 마그네슘보다 우위에 있다”라고 정리했다.
하지만 장단점에 명확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니콘 Z8은 플라스틱인 만큼 영하 10도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경량화 측면에서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 대신 열 전도성은 금속보다 떨어진다. Z9의 경우 언스토퍼블을 캐치프라이즈로 내세웠고 실제로 8K 영상을 끊기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 반면 Z8은 8K 영상을 90분까지만 촬영할 수 있다. 실제로 방열 성능을 고려해 전면은 마그네슘, 후면은 CFRTP를 복합적으로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기계식 셔터 제외, 사진과 영상 경계 없어질 것”
니콘 Z8은 Z9과 마찬가지로 기계식 셔터를 탑재하지 않는다. 출처=IT동아
기계식 셔터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사토시 츠치야는 “니콘 Z9과 Z8 모두 기계식 셔터가 없다. 많은 브랜드들이 소니가 먼저 셔터를 없앨 것이라 예측했지만, 니콘이 먼저 시도했다. 셔터를 없앤 이유는 사진과 영상의 경계 때문이다. 영상을 촬영하면서 사진을 찍으면 기계식 셔터음이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4천만 화소를 넘어가면서 기계식 셔터의 충격으로도 미묘한 손떨림이 생기기 시작했다. 최고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기계식 셔터를 버렸다”라고 말했다.
셔터와 관련해 한 가지 재밌는 질문을 던졌다. 니콘 Z9은 물리적인 셔터가 없는 만큼 셔터음을 전자식으로 제공한다. 그래서 니콘 Z9의 셔터음을 변경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끊이지 않고, 실제로 공식 영상에서 셔터음을 고양이 소리로 바꾼 사례도 있다. 셔터음을 바꾸는 기능을 추가할 것인가에 대해 그는 “소비자 반응은 듣고 있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마지막으로 사토시 츠치야는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이 니콘 Z8을 잘 사용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처=IT동아
마지막으로 사토시 츠치야는 “대한민국은 사진과 동영상 콘텐츠에 민감하고, 기술력도 뛰어난 국가다. 일본에서도 이미 한국의 뮤직비디오나 넷플릭스 등의 영상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으며, 일본인들이 한국 콘텐츠를 공부하고 있다. 영상의 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니콘 Z8을 하이브리드 미러리스 카메라의 궁극점이라는 인식으로 사용한다면 대단히 감사할 것이다. 니콘 Z8은 사진도, 동영상도 창의적으로 촬영할 수 있으며 누구든 손에 들면 작가가 될 수 있는 카메라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Z8을 비롯한 많은 니콘 카메라를 사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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