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리니지2M 모방”… 카카오 “법 위반 안해”

남혜정 기자

입력 2023-04-10 03:00 수정 2023-04-10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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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키에이지 워’ 표절 소송
개발사 대표는 ‘리니지 아버지’



국내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자사의 게임 ‘리니지2M’을 그대로 모방한 게임을 출시했다며 카카오게임즈와 그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았던 표절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그간 흥행 방정식으로 인식돼 온 리니지 시리즈와 유사한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출시해 온 게임업계에 보내는 ‘경고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번 갈등의 발단은 지난달 21일 출시된 모바일게임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과 너무 흡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이용자 사이에서 불거지면서부터다. 아키에이지 워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이다.

논란이 커지자 엔씨소프트는 아키에이지 워 출시 2주 만인 이달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 경쟁행위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접수시켰다. 엔씨소프트가 청구한 배상금 규모는 11억 원이다.

카카오는 7일 이에 반박하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같은 장르의 게임에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게임 내 요소 및 배치 방법을 사용했을 뿐 관련 법률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엔씨소프트가 소송을 제기한 엑스엘게임즈의 수장이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라는 점이 알려지며 소송이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송 대표는 엔씨소프트 개발총괄 부사장으로 리니지 게임을 개발한 주역이다. 송 대표는 2003년 김택진 대표와의 갈등설 등으로 엔씨소프트를 그만두고 같은 해 4월 엑스엘게임즈를 세웠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실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니지 시리즈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유지해야 엔씨소프트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에 도전할 수 있어서다. 그간 출시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지 못했던 엑스엘게임즈가 매출이 보장된 리니지식 게임을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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