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3명 중 1명, 게임·카톡·SNS서 언어폭력 당해”
뉴시스
입력 2023-03-24 13:20 수정 2023-03-24 13:21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이 온라인 게임,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지난해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16.4%)보다 16.9%p 오른 수치다. 청소년 10명 중 3명이 사이버폭력 피해 경험 후 우울·불안, 무기력을 겪었고 100명 중 8명은 자살 충동도 생각했다고 답했다. 사이버폭력 근절을 위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청소년(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및 성인 총 1만72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청소년 9693명 중 지난해 사이버폭력 가해 또는 피해, 가·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41.6%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2.4%p 오른 수치다. 가해 경험률은 4.1%로 전년보다 1.7%p 줄었지만, 피해 경험률과 가·피해 경험률이 각각 5.9%p, 8.1%p 증가한 21%, 16.4%로 조사됐다.
방통위는 이 결과를 두고 “가해자가 가해를 폭력으로 인식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사이버폭력이 소수가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버폭력 유형 가운데 청소년이 가장 많은 피해를 경험한 유형은 언어폭력이었다. 33.3%로 전년(16.4%)보다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가해 유형도 사이버 언어폭력이 19.2%로 가장 많았으며, 전년보다 7.2%p 올랐다. 방통위는 사이버 언어폭력이 전체 사이버폭력 경험률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피해를 경험한 유형은 사이버 명예훼손(16.1%)이다. 사이버 스토킹(7.7%), 사이버 성폭력(6.6%), 신상정보 유출(5.9%) 등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이 사이버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주요 경로(복수응답)는 온라인 게임(47.5%), 문자 및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 메시지(38.4%), SNS(21.2%) 순이었다. 가해 주요 경로도 온라인 게임(48.9%),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38.9%), SNS(16.4%) 순이었다.
청소년들이 왜 사이버폭력을 저지를까? 응답자 중 38.4%(복수응답)는 ‘복수심’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재미·장난’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1.2%, 이유가 없다고 답한 비율도 17.5%에 달했다.
가해 청소년 61%(복수응답)는 가해 후 미안하고 후회한다는 정서가 든다고 말했지만 31%는 아무 느낌도 없고 13.3%는 흥미롭거나 재밌다고 답해 사이버폭력 심각성이나 죄의식 등 인식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의식 부족에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은 심각한 경우 우울·불안, 심지어 자살 충동도 빠질 수 있다. 사이버폭력 피해 후 정서를 물은 질문에 청소년 59.2%(복수응답)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고 답했지만 ‘복수심’(28.8%), ‘우울·불안·스트레스’(19.7%), ‘무기력’(13.3%)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자살 충동이 들었다’는 응답자도 7.8%로 나타났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가·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사이버폭력을 보복이나 장난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앞으로도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면서 디지털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성인, 청소년보다 사이버폭력 심각성·죄의식 부족”
성인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9.6%로 전년보다 6.2%p 감소하는 등 청소년과 다른 조사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성인은 청소년보다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이나 죄의식 등 인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가해 후 미안하거나 후회한다는 감정이 들었다는 응답률이 청소년보다 더 적고, 오히려 흥미·재미를 느꼈다는 응답 비율이 청소년보다 2배 더 높았기 때문이다.
사이버폭력 가해 후 정서를 물은 질문에 ‘미안·후회한다’고 답한 성인 응답자는 40.4%(복수응답)로 청소년보다 20.6%p 낮았다. ‘정당하다’나 ‘흥미·재미를 느꼈다’는 응답자는 각각 45.6%, 29.2%로 청소년 응답 비율(32.7%, 13.3%)보다 더 높았다.
방통위는 성인이 청소년보다 사이버폭력 심각성·죄의식 부족한 이유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들었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통상적으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꾸준히 받기 때문에 예방교육 경험률이 88.7%에 달했다. 하지만 교육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성인은 10.4%에 불과했다.
방통위는 “사이버폭력 법적 처벌 수위 및 내용도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경험이 많은 청소년(43.8%)보다 성인(52.8%)이 알지 못한다는 비율이 다소 높다”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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