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대란’ 막는다…과기부-통신사, 재난 합동 대응훈련 실시
대전=남혜정 기자
입력 2022-11-17 17:01 수정 2022-11-17 17:15
“방재센터입니다. 건물내 지하 1층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전 임직원은 건물 밖으로 신속하게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16일 오후 2시 대전의 LG유플러스 연구개발(R&D) 센터에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자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직원들은 코와 입을 가린 채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같은 시각 방재실 관리자는 수배전반 변압기에서 불꽃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소방서와 경찰서, 한국전력 등 기관에 지원을 요청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도 상황을 보고했다.
이는 실제상황이 아니라 정부에서 실시한 정보통신사고 위기대응훈련을 위한 안전한국훈련 장면이다. 화재로 인근 지역 대규모 유·무선 통신망 장애 발생 시 긴급 복구 체계를 점검하는 차원이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와 지난달 발생한 판교 SK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통신 재난 사태를 반복하기 않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R&D 센터는 1992년 준공된 국가핵심시설 및 A급 중요통신시설이다. 이 시설이 ‘먹통’이 될 경우 유선전화 92만 명, 인터넷 45만 명 고객에 대한 서비스 지연으로 자칫 ‘통신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R&D센터에서 지원을 요청한지 5분이 채 안돼 소방차와 한국전력 복구 차량이 도착했다. 과기정통부는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하고 재난안전상황실을 꾸려 LG유플러스의 재난대책본부와 실시간 대응에 나섰다. 서비스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원활하게 유·무선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통신사간 상호백업망이 준비됐다. 올해 훈련에는 통신장애시 주변 공공 상용 와이파이를 활용하는 ‘재난 와이파이 개방’과 휴대폰 테더링으로 소상공인 카드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소상공인 스마트폰 테더링 결제’가 새롭게 도입된 점도 눈에 띄었다.
훈련 현장을 찾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를 교훈 삼아 이원화 부분을 전문가들과 더 살펴보고, 국민 피해가 없거나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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