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먹통’ 반영도 안 됐는데…카카오 3분기 영업익 11%↓

지민구기자

입력 2022-11-03 11:20 수정 2022-11-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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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엔 더 악화”
최소 400억 보상 비용
인프라 투자액도 증가



카카오가 데이터센터의 화재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3분기(7∼9월)에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경기 침체로 광고·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데다 게임 부문에서 운영 미숙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먹통 사태’ 보상 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4분기엔 수익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는 3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5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조8587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앞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간 단위로 매출이 2020년 대비 47.6%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구체적으로 보면 게임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29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와 ‘오딘’ 등 주요 모바일 게임의 매출 감소세가 영향을 미쳤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의 미숙한 게임 운영 체계에 항의하며 올해 8월 ‘마차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4분기에도 성장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3일 오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최근 부정적인 거시 경제 환경에 따라 광고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어 4분기 매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는 주요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한 유료 서비스 보상 비용을 약 4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아직까지 지원책, 보상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매출 손실이나 구체적인 재무 영향은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인프라 투자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 부사장은 “외부 데이터센터 임대료 등을 포함해 연간 1500억 원의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앞으로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서비스 확대와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 등의 영향으로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증권사 애널리스트(분석가)들이 서비스 먹통 사태와 관련한 카카오의 대응 현황과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홍 대표는 “카카오의 서비스 이용자가 100만 명이나 2000만 명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전 국민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특히 카카오톡이 중단됐을 때 일상이 멈췄다고 받아들이는 이유가 무엇일지 깊이 성찰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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