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한파’ 가전업체…유럽 에너지 규제로 8K TV 판매 ‘위기’

뉴시스

입력 2022-10-19 11:44 수정 2022-10-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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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LG전자에 또 다른 악재가 들이 닥쳤다. 유럽연합(EU)이 전력 규제를 강화하면서 삼성·LG전자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8K TV 판매가 위기를 맞고 있어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EU는 내년 3월부터 한층 강화된 TV 에너지 효율 규정을 적용한다. 기존 4K TV에 적용하던 에너지효율 기준을 8K TV와 마이크로LED TV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를 충족하지 못하면 EU 판매가 원천적으로 막힌다.

문제는 삼성과 LG의 8K TV와 마이크로LED TV의 모든 제품들이 EU 기준을 현재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8K(7680x4320) TV는 기존 4K UHD(초고화질) TV와 비교해 해상도가 4배 더 높은 초고해상도 TV로 그만큼 전력 소비량이 많다. 마이크로 LED TV도 현존하는 최상급 기술이 집약된 TV로 1억원대를 호가하는데 아직까지 판매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8K TV 시장은 국내 업체가 70%, 중국 업체가 30% 정도를 차지하며 LG보다 삼성이 더 많은 비중을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8K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 63.1%, LG전자 5.5% 수준이다.

업계에선 당장 내년 3월까지 EU 기준에 맞춘 8K TV를 만드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화질과 밝기가 전력 소모량을 좌우하는 TV의 특성상 핵심 부분을 건드려야 하는데 단기간에 가능하겠느냐는 이유다.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화질과 밝기가 떨어지는 프리미엄급 TV를 누가 사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8K TV는 75인치 기준으로 대당 1000만원이 넘는 ‘비싼’ 제품으로 연간 출하량은 30만~40만대 수준이다. 유럽 시장은 이중 30% 정도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TV 판매가 2억대를 넘는 상황에서 8K TV는 판매 대수로만 보면 아직 미미하다”며 “하지만 그마저 현재 생산하고 있는 8K TV 중 강화된 유럽 규제 기준을 맞출 수 있는 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실적 하락을 보이고 있는 국내 가전업체의 실적이 8K TV 판매 지연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LG전자는 지난 3분기(7~9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보이며 혹독한 ‘실적 한파’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73% 급감하며 증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추정치 평균)를 밑돌았다. LG전자도 영업이익 7466억원을 보이며 시장 전망치보다 14.03% 더 낮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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