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서버전원 차단 미스테리…카카오 “화재 직후” vs SK “30분간 전원공급”
뉴시스
입력 2022-10-18 17:55 수정 2022-10-18 17:55
지난 주말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카카오 먹통 대란’이 일어난 것을 두고 핵심 관계사인 SK C&C와 카카오가 ‘서버 다운 시점’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18일 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15일 오후 3시33분께 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튀면서 발생했다. 5개 랙으로 구성된 배터리 1개가 모두 불타며 이때부터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겼고, 카카오 일부 서버에 전력 공급이 차단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이후 출동한 소방당국은 당초 약 1시간 가량에 걸쳐 가스 형태의 소화약제를 사용해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가스로는 불길이 잡히지 않고 배터리에서 계속 연기가 나자 소방당국은 물을 쓸 수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오후 4시52분께 전체 전력 차단을 요청했다.
특히 물을 활용한 진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를 관리하는 SK C&C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등 입주사 관계자들도 모두 설명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원 문제로 서버 장애가 본격화된 시점을 두고 SK C&C와 카카오의 입장은 다소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SK C&C 측은 전체 전력을 차단한 뒤에도 UPS(무정전 전원 장치)를 약 30분간 가동해 전원을 공급했고, 이 작업을 거친 뒤에야 물을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 측은 애초에 전기실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한 순간부터 카카오 서버의 전원이 나가며 장애가 시작됐기 때문에 물을 사용한 진화 여부 등과 관련 없이 사고 직후부터 카카오의 최우선 과제는 서버를 살리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측 모두 전체 전력 차단 문제를 두고 통보가 이뤄졌는지, 혹은 양해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두고는 갈등이나 입장 차이가 있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소방 당국이 물을 활용한 진화를 위해 전력 차단이 필요하다고 충분히 설명을 해줬고, 더욱이 일방 통보가 이뤄졌다 하더라도 안전한 진화를 위한 방안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와 SK C&C가 사고 경위를 두고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을 두고 향후 예상되는 손해배상 구상권 문제 갈등의 예고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앞서 전날 공시를 통해 “서비스의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는 화재 당일 일매출만 22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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