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로 비행기 조종하고 조선시대 왕 체험… 생생한 ‘배움의 장’ 열렸다

조유라 기자

입력 2022-10-13 03:00 수정 2022-10-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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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
모형 비행 조종석에서 파일럿 체험
화재현장 안전수칙 수행하며 탈출
VR-AR 기술 교육콘텐츠 7개 공개… 정비 기간 거쳐 홈피서 신청 접수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에서 관람객이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운영하는 ‘조종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교육 콘텐츠 7개가 공개됐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우와, 뜬다 뜬다!”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 이날 관람객 김모 씨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보인 ‘조종 시뮬레이터’에 탑승하자마자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 시뮬레이터는 KAI가 운영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하나로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이 조종을 체험해 보고 조종사의 역할과 임무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김 씨가 VR 안경을 쓰고 모형 항공기 조종석에 앉자 활주로가 보였다. 그가 안내에 따라 플라이트 스틱을 끌어당기자 실제 이륙 때처럼 조종석의 머리 부분이 들렸다. 교육을 전공하는 대학생인 김 씨는 “아이들이 파일럿을 꿈꾸면서도 조종을 직접 경험해 보기는 어려워 ‘나와 적성이 맞을까’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실제 조종사가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시뮬레이터로 비행을 경험할 수 있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VR로 비행 체험, 화재 안전수칙도 배워요
교육기부 박람회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교육기부 확산 문화 조성을 위해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미래형 교육기부 및 VR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VR와 증강현실(AR) 교육 콘텐츠 7개가 공개됐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현실에서 경험하지 않고도 체험할 수 있는 VR·AR 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행사에서는 진로 적성 체험, 안전 교육, 교과 학습까지 다양한 분야의 VR·AR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KAI가 운영하는 비행 시뮬레이터는 경남 사천시 본사 내부에 있는 ‘KAI 에비에이션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다. 2012년 7월 문을 연 센터는 항공산업의 이해, 항공기 설계, 생산, 조립, 비행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연간 200∼300명의 학생이 방문하고 있으며, KAI 홈페이지를 통해 학급별로 신청할 수 있다.

한국소방안전원이 개발한 VR 프로그램으로는 공동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안전수칙을 배울 수 있다. 10세 이상의 학생들은 VR 안경을 쓰는 순간 아파트의 한 가정집 주방에서 발생한 화재를 목격하게 된다. 이때 큰 소리로 ‘불이야’라고 외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8단계의 미션을 통과하는 동안 학생들은 119 신고, 소화기 사용 방법, 피난 중 주의사항, 완강기 사용법 등을 배운다. 공동주택 화재 대응 방안 외에 화재 위험 요소 찾기, 다중이용시설 화재 대응 방안 등도 VR 프로그램으로 제공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VR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이 승강기 사고 현장을 체험하고, 승강기 사고가 발생하면 대처하는 방안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 조선 왕 체험부터 외래종 물고기 조사도
“잠시 후 당신은 조선 시대로 돌아갑니다. 당신은 왕이 돼 어지러운 궁궐을 바로잡고 나라를 지켜내야 합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개발한 ‘조선의 왕이 되다’ VR 프로그램은 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을 조선 시대로 이끈다. 학생들에게는 조선의 왕이 돼 궁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떨어진다. 왕이 된 학생들은 경회루를 건립하고 왕의 집무실을 정리하면서 경복궁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된다.

VR로 외래종 물고기 조사를 해 볼 수도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에서 체험 학생은 경북 구미시 호수의 외래종 물고기 조사에 나서게 된다. 낚시를 통해 외래종 물고기인 큰입배스를 확보하고, 이를 해부하는 과정을 통해 물고기 내부 장기 구조를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연세대 생명시스템대는 VR 기술을 활용해 실제 혈액형 판별을 할 때 사용되는 검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프로그램들은 정비 기간을 거쳐 이후 교육기부 포털(teachforkorea.go.kr) 사이트나 프로그램을 개발한 참가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운영하는 사이언스올 사이트(scienceall.com)를 통해서도 21개 VR·AR 교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학생들은 경남 창녕 우포늪 자연관찰 VR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최대 내륙 습지인 우포늪을 360도로 돌려보며 관찰할 수 있다. 직접 해시계를 움직여 보고 원리를 배울 수 있는 과학문화유산 체험 AR 프로그램,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온 결합을 AR를 통해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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