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보 140원, 앱 클릭 100포인트… MZ세대 ‘디지털 폐지줍기’
김도형 기자 , 송혜미 기자
입력 2022-09-20 03:00 수정 2022-09-20 03:00
고물가-고금리에 2030 ‘짠테크 바람’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하모 씨(38)는 매일 금융, 유통,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돌아다니며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선다. 매일 앱 출석이나 광고 시청, 미션 수행 등으로 소소하게 현금이나 포인트를 모으는 것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이렇게 부른다.
하 씨는 매일 백화점 앱에 들어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00포인트를 챙기고 자기 전엔 은행 앱 이벤트에 참여한다. 금 현물 0.0001g으로 바꿀 수 있는 금도끼를 매일 추첨으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친구들이 간편결제 이벤트를 공유해주면 클릭해 몇십 원이라도 모은다. 하 씨는 “소액이지만 클릭만으로 돈이 생긴다는 재미에 습관이 됐다”며 “하루에 300∼400원씩, 한 달이면 1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물가가 뛰고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 바람이 거세다. 특히 저금리 시대 ‘빚투’(빚내서 투자)로 한 방을 노렸던 20, 30대들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서며 푼돈을 모으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 폐지 줍기 열풍을 겨냥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배달의민족과 26일저금’을 선보였다. 청소년이 매일 500∼2000원을 26일간 저금해 최대 5만2000원을 모으는 적금에 배달의민족 상품권 증정을 더한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은 계약 기간에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고 연 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내놨다.
직장인 최모 씨(31)는 최근 ‘행운상자’를 받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계좌를 개설했다. 친구에게 행운상자를 공유한 고객에게 20∼10만 원의 현금을 주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최 씨는 “신규 고객에게 행운상자를 100개나 준다고 해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 상자를 열어보는 재미도 있고 당첨금도 꾸준히 모여 뿌듯하다”고 했다.
직장인 송모 씨(23)도 매일 출근하자마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에 접속해 ‘행운복권’을 긁는다. 클릭만으로 5∼1000원을 포인트로 주는 서비스다. 송 씨는 이 앱에서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최대 140원을 주는 만보기도 이용하고 있다.
토스 만보기가 40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다른 금융사들도 앱에 만보기 기능을 넣고 있다. 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의 ‘KB매일걷기‘, 삼성 금융계열사 통합 앱(모니모)의 ‘걷기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계열사 간 앱을 통합한 ‘슈퍼 앱’(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경쟁이 치열해지자 전통 금융사들이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으로 주요 금융 앱 가운데 월 활성 이용자(MAU)가 1000만 명을 넘은 곳은 토스, 카카오뱅크, KB스타뱅킹 등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가 이용자 규모를 키우기 위해 썼던 전략을 기존 금융사들이 따라가고 있다”며 “이렇게 유입된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유의미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등이 과제”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하모 씨(38)는 매일 금융, 유통,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돌아다니며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선다. 매일 앱 출석이나 광고 시청, 미션 수행 등으로 소소하게 현금이나 포인트를 모으는 것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이렇게 부른다.
하 씨는 매일 백화점 앱에 들어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00포인트를 챙기고 자기 전엔 은행 앱 이벤트에 참여한다. 금 현물 0.0001g으로 바꿀 수 있는 금도끼를 매일 추첨으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친구들이 간편결제 이벤트를 공유해주면 클릭해 몇십 원이라도 모은다. 하 씨는 “소액이지만 클릭만으로 돈이 생긴다는 재미에 습관이 됐다”며 “하루에 300∼400원씩, 한 달이면 1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물가가 뛰고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 바람이 거세다. 특히 저금리 시대 ‘빚투’(빚내서 투자)로 한 방을 노렸던 20, 30대들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서며 푼돈을 모으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 폐지 줍기 열풍을 겨냥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배달의민족과 26일저금’을 선보였다. 청소년이 매일 500∼2000원을 26일간 저금해 최대 5만2000원을 모으는 적금에 배달의민족 상품권 증정을 더한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은 계약 기간에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고 연 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내놨다.
직장인 최모 씨(31)는 최근 ‘행운상자’를 받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계좌를 개설했다. 친구에게 행운상자를 공유한 고객에게 20∼10만 원의 현금을 주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최 씨는 “신규 고객에게 행운상자를 100개나 준다고 해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 상자를 열어보는 재미도 있고 당첨금도 꾸준히 모여 뿌듯하다”고 했다.
직장인 송모 씨(23)도 매일 출근하자마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에 접속해 ‘행운복권’을 긁는다. 클릭만으로 5∼1000원을 포인트로 주는 서비스다. 송 씨는 이 앱에서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최대 140원을 주는 만보기도 이용하고 있다.
토스 만보기가 40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다른 금융사들도 앱에 만보기 기능을 넣고 있다. 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의 ‘KB매일걷기‘, 삼성 금융계열사 통합 앱(모니모)의 ‘걷기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계열사 간 앱을 통합한 ‘슈퍼 앱’(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경쟁이 치열해지자 전통 금융사들이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으로 주요 금융 앱 가운데 월 활성 이용자(MAU)가 1000만 명을 넘은 곳은 토스, 카카오뱅크, KB스타뱅킹 등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가 이용자 규모를 키우기 위해 썼던 전략을 기존 금융사들이 따라가고 있다”며 “이렇게 유입된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유의미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등이 과제”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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