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가맹 콜 몰아주기 없다”…비가맹택시 ‘골라 태우기’가 문제

뉴스1

입력 2022-09-06 15:01 수정 2022-09-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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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위원회 측 제공)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준다’는 의혹을 받았던 카카오T의 알고리즘에 가맹과 비가맹을 차별하는 로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가맹택시(일반택시)들의 ‘승객 골라 태우기’가 다음 배차에 영향을 끼쳐 둘 사이의 실적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맹 여부 차별하는 로직 없어…과거 수락률이 중요”

6일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는 6개월간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T 택시 배차 과정에서 가맹택시와 일반택시를 구분하는 변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알고리즘 검증 결과를 밝혔다.

지난 4월 발생한 17억건의 중형택시 호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택시는 대기시간 동안 받는 ‘콜 카드’ 수가 약 100건으로 가맹기사의 12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카카오T 플랫폼 택시기사 수의 77%를 차지하는 일반기사가 99%의 호출을 받는 것으로, 위원회는 “카카오T는 모든 택시 기사에게 충분한 배차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택시 기사들이 받은 콜 카드 중 실제 ‘운행 완료’로 이어진 호출은 68%에 불과해 거절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문제는 호출을 거절할 경우 다음 배차에서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에 의해 후순위로 밀릴 수 있어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의 차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T의 배차 알고리즘은 직선거리 기준 가장 가까운 기사를 가맹과 비가맹 상관없이 후보군으로 먼저 설정한다. 이 중 AI가 수락 확률이 높은 기사 중 한 명에게 콜 카드를 발송하는데 이때 △기계학습 모형에서 예측한 배차 수락률 △과거 배차 수락률 △일평균 ‘이 기사 만나지 않기’ 횟수 △일평균 ‘평점 1점 받은 횟수 △평균 운행완료 횟수 등이 일정 기준에 따라 집계되고 배차에 적용된다.

이는 결국 ’과거 배차 수락률‘이 낮은 일반택시보다 수락률이 높은 택시가 콜 카드 기회를 먼저 받게 되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위원회는 “이는 고정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기사가 일정 기간 동안 배차 실적을 개선하면 모든 택시가 평등하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제 배차가 되는 가맹택시들에게 여러번 콜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일반기사들에게 콜 카드가 더 많이 발생해 가맹택시에게 콜이 집중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단거리 콜이 더 많지만 중·장거리 선호하는 비가맹택시

6일 진행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 발표
이처럼 과거 배차 실적이 다음 호출에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일반택시는 단거리 호출보다 중·장거리 호출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단거리(5km) △중거리(5~10km) △장거리(10km 초과)로 거리별 호출 내역을 구분하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일반택시의 경우 단거리 54%, 중거리 26%, 장거리 20%의 비율로 호출을 받았으나 실제 운행 비율은 단거리 50%, 중거리 27%, 장거리 22%(소수점 제외)로 나타났다. 단거리 호출보다 중거리와 장거리 호출을 더 선호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가맹택시가 받은 호출은 단거리 57%, 중거리 25%, 장거리 18%이며 실제 운행 비율은 단거리 58%, 중거리 25%, 장거리 17%로 큰 차이가 없다.

위원회는 목적지가 노출되지 않는 가맹택시와 노출되는 일반택시의 차이점 때문에 해당 문제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김현 위원장은 “일반기사 같은 경우 단거리 콜 대비 장거리 콜의 성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며 “일반택시는 목적지가 표시되기 때문에 장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해석했다.

◇“추가 조사 결과는 최종보고서에…배차 알고리즘 더 알려야”

24일 서울역에서 주행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2022.2.24/뉴스1
위원회는 향후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경우와,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경우에 대한 실적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콜 카드 수신 기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들을 시간대 및 지역별로 면밀히 분석해 개선 사항을 살펴본다.

유료 서비스인 프로 멤버십의 경우 이번 소스코드 검증 결과 알고리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멤버십 내 혜택인 ’목적지 부스터‘ 등의 기능이 배차에 영향을 끼치는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호출 서비스의 공공성에 대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보고서에 담을 예정이다.

위원회 소속인 여화수 카이스트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기사님들이 배차 알고리즘을 잘 모르는 것”이라며 “모르는 것에 대해 차별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배차를 받고, 안 받는지 소통이 필요하다고 카카오모빌리티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는 지난 1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상생 자문 위원회‘와 함께 발족한 기구다. 택시 배차 시스템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수행하고 있다.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한교통학회가 추천한 학계 교통분야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전문가 5인으로 구성돼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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