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에 日서 아이폰 가격 역전…중고품이 신품보다 더 비싸”

뉴시스

입력 2022-09-06 12:46 수정 2022-09-0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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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이 7일(현지시간) 아이폰14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에서는 아이폰 가격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6일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해외로의 전매를 염두에 둔 중고시장에서 아이폰의 판매가격이 신품을 웃도는 역전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아이폰 판매가격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저렴하게 책정돼 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엔화 약세로 인해 해외와 비교했을 때 더욱 저렴해졌다.

실제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MM종합연구소가 지난 6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34개국에서 일본이 최저치였다.

아이폰13(128GB)의 일본 판매가격은 9만8800엔으로 미국 11만엔대, 영국·독일 등 유럽 12만엔대보다 저렴한 것은 물론 세계 평균 가격(12만6433엔)보다 약 21% 저렴했다. 10만엔 이하는 일본이 유일했고 가장 비싼 브라질은 20만7221엔으로 일본보다 2.1배 높았다. 고가 모델인 아이폰13프로맥스(1TB)의 가격 역시 일본이 19만4800엔으로 34개국 중 최저였다.

이를 두고 만성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일본은 다른 나라보다 아이폰 가격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애플은 지난 7월1일 아이폰의 일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아이폰13 주력 기종은 데이터 용량이 가장 작은 모델로 세금 포함 9만8800엔에서 11만7800엔으로 2만엔 가까이 인상했다. 당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식료품뿐 아니라 아이폰까지 올랐다. 바꾸려고 했는데 참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엔화 약세·달러 강세가 진행되면, 미국 기업인 애플에게는 일본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달러로 환산할 경우 감소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너무 싼 가격을 평준화하기 위해 일본에서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분석했다.

값싼 일본 아이폰을 눈여겨본 것이 중국 등 해외와의 가격 차이로 벌어들이는 전매업체다. 요미우리 신문은 중고시장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매업자들이 신품이나 다름없는 아이폰을 대거 입수하는 데 중고시장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에 협력하는 개인들이 여러 대의 아이폰을 입수하면서 전매업자들이 애플의 판매가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조직적인 유통망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중고 스마트폰 판매 사이트 ‘니코스마’를 운영하는 빌롱이 온라인 판매 사이트 입점자들의 판매 가격을 집계한 결과, 미사용 ‘중고’ 아이폰 13의 평균 가격은 신품 가격을 웃돌았다.

애플이 가격을 올리기 전인 6월에는 신품보다 약 4만엔 비싼 14만엔 가까이 상승하는 이상 사태가 빚어졌다. 가격 인상 후에는 전매업자가 얻는 대당 차익은 줄었다고 보여지지만, 최근에도 12만엔을 넘어 신품 가격을 웃도는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MM종합연구소의 요코타 히데아키 상무이사는 요미우리신문에 “전매를 방치하면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는 손상된다”며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해외와의 가격차를 시정해, 전매를 억제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애플은 미 현지시간으로 7일 아이폰14 발표회를 열고 신기종을 선보일 전망이다.

애플의 한 간부는 요미우리 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달러 강세는 분명히 역풍이다”라며 현재의 환율에 우려를 나타냈다. 새 아이폰도 엔화 약세와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인상된 아이폰13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관측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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