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LED 97인치가 끝?… LG전자 “큰 TV 경쟁은 97인치가 마지막”

베를린=송충현 기자

입력 2022-09-04 11:58 수정 2022-09-0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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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치 이상은 가정에서 조립 가능한 ‘마이크로 LED TV’가 될 것


LG전자가 97인치를 마지막으로 가정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확장 전략을 멈추기로 했다. 중국 업체의 TV 제조 기술이 국내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온 만큼 하드웨어 경쟁이 아닌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줄 수 있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백선필 LG전자 TV 고객경험(CX) 상무는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정용 올레드 TV의 사이즈 확장은 97인치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가 100인치가 넘는 올레드 TV를 조만간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지만 올레드 TV의 ‘크기 경쟁’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백 상무는 “사실은 97인치도 운송이 어려워 버거운 상황”이라며 “한국이든 유럽이든 앞으로는 70인치대가 메이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97인치를 가정에 설치하려면 엘리베이터가 아닌 사다리차를 이용해야 하는 만큼 운송 등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해 크기를 더 늘리는 전략을 쓰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만약 10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가 나오게 된다면 마이크로 LED TV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 상무는 “마이크로 LED TV는 모듈형으로 만들어져 조각으로 운송해 가정에서 조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과 TCL 등 중국 TV 제조업체간 기술 격차가 거의 없어진 만큼 소비자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은 금액기준 48.9%다. 중국기업인 TCL과 하이센스의 상반기 점유율은 8.7%와 8.2%로 3, 4위에 올라있다.

백 상무는 “하이엔드가 아닌 4K 일반 TV는 (중국 업체가 한국 기업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액정표시장치(LCD)만 보면 한국 기술의 90%를 따라왔고 화질 컨트롤 역량은 아직 부족한데 이 역시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격차가 2, 3년 내에 좁혀질 수 있다고 전제하며 “외관이나 하드웨어 차별화는 (중국이) 다 따라온 만큼 소비자에게 지금과 다른 사용성을 어떻게 제공할 건지 등 소비자 경험으로 차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휘어지는 벤더블 게이밍 올레드 TV인 ‘플렉스’ 개발 후기도 공개했다. 백 상무는 “기획할 때부터 한국과 유럽 게이머를 초청해 이야기를 들었다”며 “게임할 때와 영화볼 때 다른 형태의 모니터를 이용하거나 게임할 때 장르마다 다른 세팅을 쓰는 점 등을 고려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베를린=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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