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에 쏙쏙 디지털 이야기]70년 전에 탄생한 AI,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입력 2022-09-02 03:00 수정 2022-09-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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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미국서 용어 첫 등장 후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뉘어 연구
컴퓨터 작동 방식 따르는 ‘기호주의’ 논리적 추론 기반 문제 해결에 초점
알파고로 대표되는 ‘연결주의’ 뉴런과 비슷한 인공신경망 사용
경험-학습 통한 지능 구현이 목표


게티이미지코리아

정부가 최근 2026년까지 디지털 시대의 주인공이 될 ‘인재 100만 명’ 양성을 목표로 인공지능(AI)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내의 한 자동차 그룹은 미국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해당 연구소에 55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AI가 앞으로 기후 위기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되어 기후 변화 완화와 적응, 복원력 향상 등 어려운 문제를 관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엔 AI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 대체
AI는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 등의 기계가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I라는 용어는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인 존 매카시가 1956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 전부터 관련 연구는 있었습니다. 참고로 AI 개념이 처음으로 공식 제안된 것은 영국 수학자 앨런 튜링의 1950년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에서입니다. 여기서 기계가 지능을 가지는 내용이 다뤄졌습니다.

매카시는 지능이 있는 기계 제작 연구를 위해 록펠러 재단에 자금 지원을 위한 서면 제안서를 보냅니다. AI라는 문구는 여기서 처음 사용됐다고 합니다. 해당 제안서에는 “이번 연구는 기계가 지능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흉내 내도록 만들 수 있다는 추측에 기초해 진행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 기호주의와 연결주의 AI
AI 연구의 큰 흐름에는 ‘기호주의 AI(Symbolic AI)’와 ‘연결주의 AI(Connectionism AI)’ 두 가지가 있습니다. 기호주의 AI는 AI를 디지털 컴퓨터의 작동 방식으로 구현하는 관점이고, 연결주의 AI는 인간의 뇌를 모방해 AI를 구현하는 관점입니다.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빈 민스키는 인간의 지식을 기호화하고 각 기호 간의 관계를 일일이 컴퓨터에 입력하면, 컴퓨터가 인간과 비슷한 입력을 얻었을 때 출력 또한 비슷하게 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이러한 관점은 기호주의 AI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 기호주의 AI는 우리가 지식을 기억했다가 논리적 추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지식을 기호화해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의 지식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기호로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 언어가 개발됐습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전문가 시스템으로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다만 현재 우세한 AI 흐름은 연결주의 AI입니다. 바둑으로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가 연결주의 AI의 한 줄기에 해당합니다. 연결주의 AI는 여러 뉴런(신경 세포)이 연결된 구조로 이루어진 인간의 뇌를 모방해 기계의 지능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인간 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연구하던 워런 매컬러와 월터 피츠는 1943년 ‘신경 활동에 내재한 개념들의 논리적 계산’이라는 논문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인간의 두뇌는 뉴런이 활성화되거나 또는 활성화되지 않는 두 가지 상태 중 하나이므로 ‘이진 출력’을 가지는 원소 결합으로 기술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모델은 두 과학자의 이름을 붙인 ‘MCP 뉴런’으로 알려졌습니다. 1958년 프랭크 로젠블랫은 MCP 뉴런에 학습 개념을 추가해 ‘퍼셉트론’이란 인공신경망 모델을 고안했습니다. 퍼셉트론은 알파고의 알고리즘인 딥러닝의 핵심 요소로 발전합니다.

뉴런이 입력 신호를 받고 일정 이상의 자극을 받아야 출력 신호가 생기듯, 뉴런을 본뜬 퍼셉트론 또한 일정 이상의 값이 넘어야 출력이 일어납니다. 이 일정 이상의 값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가중치’라고 합니다. 퍼셉트론은 입력 데이터를 하나씩 비교하면서 원하는 출력 값이 나올 때까지 가중치를 조절하며 학습하는 인공신경망입니다. 이 과정은 우리가 연습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혀보며 잘못된 개념을 바로잡는 과정에 빗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연결주의 AI는 수많은 신경망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뇌처럼, 인공신경망을 구현하고 사람처럼 경험과 학습을 통해 지능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AI의 역사는 기호주의 AI와 연결주의 AI 두 연구 방식이 각축을 벌이는 과정에서 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AI 시대의 시작
그 사이 많은 학자들이 AI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들을 해결했습니다. 또 컴퓨터의 발전과 빅데이터의 출현으로 최근 AI가 더욱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AI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1950년대에 등장한 개념입니다. 당초 과학자들은 인간의 지능과 유사한 특성을 갖고, 인간처럼 생각하는 AI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하였으나 많은 어려움에 부닥쳐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현재 AI의 수준은 이미지나 영상에서 얼굴을 인식하거나, 알파고처럼 바둑을 잘 두는 등 특정 영역에서만 인간 이상의 수준을 보이는 좁은 의미의 AI입니다.

AI는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앞으로 인간 수준의 인지 능력과 기능을 갖춘 AI 발전을 기대해 봅니다.


김학인 한성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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