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유가하락땐 성장주 - IT 주식 주목을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입력 2022-08-30 03:00 수정 2022-08-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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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주식시장의 성패를 좌우한 것은 국제유가의 흐름이었다. 지금까지 유가 상승과 그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피해를 본 업종은 성장주와 정보기술(IT) 분야 내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미디어, IT 가전, 반도체, IT 하드웨어 등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상반기 코스피 대비 높은 상대수익률을 보여 왔던 조선, 상사·자본재, 에너지, 비철 업종의 수익률은 하반기 들어 일부 하락 중이다. 반면 기존에 유가 때문에 주가가 내린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미디어, IT 가전, 반도체는 수익률이 지난달 이후 비교의 대상이 되는 기준(벤치마크 수익률)보다 앞섰다. IT 하드웨어는 비록 벤치마크를 0.6%포인트 하회했지만 해당 자산의 자체 수익률인 절대수익률(+6.2%)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과라 볼 수 있다.

유가 하락이 주식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적 변수였던 국제유가는 하반기에 들어서도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고점 대비 33.8% 하락하면서 유가 하락이 길어지고 있다. 수요와 공급 요인 모두가 유가 하락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 세계 원유 공급 초과 상태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진 뒤 내년 1분기(1∼3월)에 수요 초과로 전환되며 2분기(4∼6월)부터는 다시 공급 초과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유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하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강세장이 종료될 가능성을 높인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점도 유가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남은 한 가지 위험은 올해 3분기 말∼4분기 초 난방기에 돌입할 때 유럽 지역의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볼 때는 유가의 공급 측면을 잘 살펴보는 게 좋다. 과거에는 공급 측면에서 유가 하락 요인이 생길 때 성장주와 IT가 양호한 성과를 냈다. 따라서 향후 2, 3개월 동안은 성장주와 IT 주식을 눈여겨봐야 한다. 성장주 중에서도 ‘낙폭과대 업종’이 좋고, IT에서는 중간재보다 최종재 주식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주식시장 반등 원인 중 하나는 비교적 양호했던 2분기 실적 발표다. 문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 전환이다.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것이라는 기대가 줄어들면서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했다. 이런 기대감이 무너지는 과정에서도 성장주와 IT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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