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삐걱거린 테라 2.0…해외 거래소 상장에도 ‘자동 스테이킹’ 논란

뉴스1

입력 2022-05-30 10:30 수정 2022-05-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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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2.0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도 가동을 시작했다. 미국 대형 거래소인 크라켄을 비롯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루나2’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크라켄 트위터 갈무리

테라의 새로운 블록체인 ‘테라 2.0’이 지난 28일 가동을 시작한 가운데, 한 번 잃은 신뢰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테라 2.0의 암호화폐인 ‘루나2’도 마찬가지다. 해외 대형 거래소들이 일제히 루나 2를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루나 스테이킹에 관한 논란이 제기되는 등 크고 작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조재우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테라 2.0에는 시작부터 임의(혹은 이미 정해진) 검증인에게 스테이킹을 하게 만드는 코드가 있는 것 같다”며 “(루나) 거래가 전혀 없는 계정도 스테이킹이 되어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테라 블록체인 상에서 루나 보유자들은 보유한 루나를 검증인에게 위임하는 방식으로 스테이킹(예치)하고, 검증인이 받는 보상을 배분받을 수 있다. 검증인은 테라 블록체인에서 블록을 생성하고 코인 보상을 받는 노드(네트워크 참여자)를 의미한다.

이 같은 위임 행위는 루나 보유자의 선택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테라 2.0에선 보유자가 선택하지 않아도 이미 특정 검증인에게 루나가 위임돼 있어 스테이킹에 자동 참여된다는 게 조 교수의 지적이다. 루나 거래를 전혀 하지 않았던 계정조차 스테이킹이 이미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는 ‘테라 부활 계획2’ 제안에 이미 나와 있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테라 부활 계획2’는 테라 2.0 출범을 위해 투표를 거쳐 통과된 제안이다.

앞서 권 CEO가 제안했던 부활 계획에는 “테라 2.0 제네시스블록(첫 번째 블록)에 묶여있는 토큰들은 스테이킹되어 있고, 이를 유동화하려면 (스테이킹을) 풀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제안에 포함된 내용에 따라 거래 기록이 없는 루나도 시작부터 스테이킹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루나 2 출범 이후 급격히 높아질 수 있는 매도 압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루나 2는 기존 루나를 뜻하는 ‘루나 클래식(LUNC)’ 보유자들, 기존 테라의 스테이블코인이었던 UST 보유자들 등 ‘테라 사태’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 에어드랍(무상지원)됐다. 이들이 에어드랍받은 루나 2를 바로 매도할 것을 우려해, 매도 압력을 줄이고자 자동 스테이킹 같은 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 이 같은 장치가 정당한지에 대해선 계속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당 장치에도 불구, 루나 2 가격은 출범 이후 급격히 올랐다 이내 내려앉았다. 테라 2.0 블록체인이 가동된 지난 28일 오후 6시쯤 코인마켓캡 기준 루나 2 가격은 2만4000원대까지 치솟았으나, 두 시간 만인 오후 8시쯤 6000원대로 급락했다. 30일 오전 9시 현재는 좀 더 오른 72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해외 대형 거래소들은 일제히 루나 2를 상장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에 급락했던 루나 2 가격도 회복세를 띤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위험성이 큰 암호화폐들을 시범 상장하는 ‘이노베이션 존’에 루나 2를 상장하기로 했다. 미국 대형 거래소 중 하나인 크라켄을 비롯해 오케이엑스, 바이비트, 쿠코인, 게이트아이오 등 굵직한 해외 거래소들도 일제히 루나 2를 상장하겠다고 공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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