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연기에 TV 수요 꺾이나…가전업계 ‘긴장’
뉴시스
입력 2022-05-09 11:35 수정 2022-05-09 11:36
중국 항저우에서 오는 9월 개최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 올해 하반기 아시안게임과 카타르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경기를 통해 TV 매출을 회복하려던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개최에 대해서는 타 국가의 염려는 오히려 없었으나 중국 스스로 코로나19 제로 정책 유지와 정치적 배경 등을 고려해 연기를 결정했다.
그동안 업계는 하반기 TV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예측을 하면서도 하반기 스포츠 행사가 수요 확대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거리 두기 전면 해제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감소하면서 가전 수요가 둔화가 우려되나 하반기 대형 스포츠 행사로 TV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전통적으로 대형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는 TV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 담당은 지난달 진행된 1분기(1~3월)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각국 정부의 지출이 감소하면서 가전 수요 성장률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지역 봉쇄 등 거시경제 측면에서 당분간 TV 사업 전반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TV시장 수요 악화에도 아시안게임·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 상무는 지난달 말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거시경제 리스크가 상존해 전체 TV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TV시장은 스포츠 이벤트 개최 등으로 인한 판매 확대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TV 시장의 연간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89만8000대 줄어든 2억1163만9000대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2억1000만대)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 및 물류비 상승 등 원가 인상 요인에 이어 금리 인상까지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높아져 기업들의 하반기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최근 글로벌 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감소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 위축까지 우려돼 업계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수익성이 높고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TV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초대형 제품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퀀텀닷(QD) OLED TV를 출시했으며 LG전자도 액정표시장치(LCD) TV 비중을 줄이고 OLED·QNED TV를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 상무는 “하반기 실적 우려 속에서도 프리미엄 초대형 스크린 수요는 건재하다”며 “네오 QLED 8K나 마이크로 LED로 하반기 TV시장을 이끌고 파트너사와 협업해 공급 리스크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심상보 LG전자 IR담당 상무는 “프리미엄 제품군 시장 수요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프리미엄 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당사는 올레드(OLED) TV, QN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자원 운용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한자릿수 중반 수준의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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