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인건비 부담 커졌다…카카오 인건비율 24.3%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5-04 13:48 수정 2022-05-04 13:56
인건비율 상승 기업 © 뉴스1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중저가 항공사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40%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2021년 국내 주요 대기업 110곳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1개 제조 및 서비스 업종 매출 상위 10곳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0개 대기업의 매출 대비 인건비율은 2019년 7.5%에서 2020년 7.6%, 2021년 7.2%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인건비가 올랐지만 매출이 커지며 인건비율이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110개 대기업의 인건비는 2020년 60조 원에서 2021년 69조 원으로 늘었고 매출은 같은 기간 800조 원에서 977조 원으로 상승했다.
조사대상 110개 중 66곳은 2020년 대비 지난해 인건비율이 낮아진 반면 44곳은 높아졌다. 1년 새 인건비율이 1%포인트 이상 오른 곳은 12곳에 이른다. IT 대표 업체 카카오는 2019년 14.6%에서 2021년 24.3%로 높아지며 인건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카카오와 함께 IT 업종에 있는 엔씨소프트는 2020년 19.9%에서 2021년 23.0%, 삼성SDS는 같은 기간 26.9%에서 29.6%, 네이버는 9.3%에서 11.1% 인건비율이 올랐다. 업종별로는 11개 업종 중 IT업체의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영업 부진을 겪은 중저가 항공사는 인건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인건비율이 41.2%에 달했다. 매출 100원 중 41원이 임직원 인건비로 사용됐다는 의미다. 진에어의 지난해 인건비율은 37.8%로 제주항공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인건비율은 2018년 6.9%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7.93%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2016년 15.2%로 인건비율이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12%초반대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인건비율이 12.7%까지 높아졌지만 지난해에는 8% 수준을 유지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지난해 국내 IT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경영 부담감이 커졌다”며 “매출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급여 수준에 변동을 주는 카드를 경영진이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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