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삼성직원, 반도체기술 유출 의혹

서형석 기자

입력 2022-03-24 03:00 수정 2022-03-24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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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망 접속, 기술문서 수시 접근”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 조사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을 외부로 유출하려 한 정황이 있는 직원을 조사 중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 소속 직원 A 씨의 사내 정보보호수칙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A 씨는 재택근무 기간 중 외부에서 삼성전자 사내 망에 접속해 반도체 기술과 관련된 여러 문서들에 수시로 접근했다. 통상적인 업무와 다른 접속 행태를 확인한 사측이 A 씨를 불러 행위 사실 및 배경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A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해당 문서들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A 씨가 접근한 자료의 성격과 외부 유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이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핵심 조직이다.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이 미세 공정 구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는 기판(웨이퍼)에 그리는 회로 선폭이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단위로, 선폭이 좁을수록 반도체 구동에 필요한 전력이 적다. 또 하나의 기판으로 보다 많은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어 생산 효율성도 개선된다.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TSMC만이 초미세 공정으로 불리는 7nm 이하 공정으로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4nm에 이어 내년 3nm 상용화를 위한 경쟁에도 나선 상황이다. 7nm 이하 공정은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로도 보호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 씨의 구체적인 행동과 이유, 이로 인한 영향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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