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서도 물청소 필요 없는 태양광 패널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3-21 03:00 수정 2022-03-21 03:00
美 MIT, 미세전류로 정전기 유발
국내 연구팀, 연잎 나노구조 응용
오염 물질 제거해 발전 효율 높여
태양광발전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로 사막이나 산지, 해상, 건물 지붕이나 외벽 등 햇빛이 강한 곳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다. 그런데 태양광 패널이 모래 입자나 미세먼지, 새똥 등에 오염되면 발전 효율이 최대 3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주기적으로 패널 청소를 할 수 있지만 유지비용이 드는 단점이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광 발전 효율을 떨어뜨리는 태양광 패널 오염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내놓고 있다.
크리파 바라나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정전기 반발력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하지 않아도 태양광 패널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11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태양광 패널 위에 미세전류가 흐르는 투명 층을 덧대 전기장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기장이 생기면 태양광 패널을 오염시키는 먼지나 다양한 물질 입자에 전하가 생긴다. 이때 발생한 전하는 자석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것처럼 태양광 패널과 먼지 사이에 서로 밀어내는 힘을 만들어내고 이 힘으로 오염 입자가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실제로 태양광 패널 오염으로 발전 효율이 떨어진 태양광 패널에 이 방식을 적용한 결과 발전 효율을 95%까지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크기의 먼지 입자를 이용한 실험 결과에서는 습도가 30% 이상일 경우 거의 모든 오염 입자가 저절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아무리 건조한 사막이라고 해도 이른 아침에는 습도가 적당히 높아져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간단한 전극과 모터 장치를 설치해 태양광 패널 표면에 전기장을 만드는 것만으로 연간 379억 L의 물과 이 물을 사막까지 끌어오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장비연구부장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활용해 스스로 표면을 세정할 수 있는 자가 세정 유리를 개발해 태양광 패널에 적용하는 방식의 대안을 내놨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 세정 유리는 연잎 표면의 나노 구조가 동그란 물방울을 맺히게 하고 떨어뜨려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유리 표면의 미세한 나노 입자로 인해 먼지가 들러붙지 않고 떨어지는 원리다.
이 연구팀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태양광 패널의 먼지를 없애는 방법을 고심하던 중 삼겹살을 굽는 돌판을 보고 실리카 나노입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별도의 전기 소모 없이도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 입자를 실리카로 싸 태양광 패널 전면에 코팅했다. 이 태양광 패널을 건물 외벽에 설치해 1년간 평가한 결과 기존 태양광발전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밖에 겨울철 눈이나 얼음이 태양광 패널에 들러붙는 것을 막기 위해 나노 구멍에 기름을 넣거나 나노 구조 위에 고체 기름을 바르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임 부장은 “아직은 태양광 발전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태양광 패널 오염 해결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면서 이 문제가 반드시 제기될 것”이라며 “해외에 앞서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정부의 지원과 규제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
국내 연구팀, 연잎 나노구조 응용
오염 물질 제거해 발전 효율 높여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장비연구부장 연구팀이 나노 입자를 활용해 개발한 내구성이 강한 자가 세정 유리 태양광 패널. 먼지나 물을 들이부어도 묻지 않고 바닥으로 튕겨 떨어진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태양광발전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로 사막이나 산지, 해상, 건물 지붕이나 외벽 등 햇빛이 강한 곳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다. 그런데 태양광 패널이 모래 입자나 미세먼지, 새똥 등에 오염되면 발전 효율이 최대 3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주기적으로 패널 청소를 할 수 있지만 유지비용이 드는 단점이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광 발전 효율을 떨어뜨리는 태양광 패널 오염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내놓고 있다.
크리파 바라나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정전기 반발력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하지 않아도 태양광 패널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11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태양광 패널 위에 미세전류가 흐르는 투명 층을 덧대 전기장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기장이 생기면 태양광 패널을 오염시키는 먼지나 다양한 물질 입자에 전하가 생긴다. 이때 발생한 전하는 자석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것처럼 태양광 패널과 먼지 사이에 서로 밀어내는 힘을 만들어내고 이 힘으로 오염 입자가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실제로 태양광 패널 오염으로 발전 효율이 떨어진 태양광 패널에 이 방식을 적용한 결과 발전 효율을 95%까지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크기의 먼지 입자를 이용한 실험 결과에서는 습도가 30% 이상일 경우 거의 모든 오염 입자가 저절로 떨어졌다.
연구팀은 “아무리 건조한 사막이라고 해도 이른 아침에는 습도가 적당히 높아져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간단한 전극과 모터 장치를 설치해 태양광 패널 표면에 전기장을 만드는 것만으로 연간 379억 L의 물과 이 물을 사막까지 끌어오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장비연구부장 연구팀은 나노입자를 활용해 스스로 표면을 세정할 수 있는 자가 세정 유리를 개발해 태양광 패널에 적용하는 방식의 대안을 내놨다. 연구팀이 개발한 자가 세정 유리는 연잎 표면의 나노 구조가 동그란 물방울을 맺히게 하고 떨어뜨려 물에 젖지 않는 것처럼 유리 표면의 미세한 나노 입자로 인해 먼지가 들러붙지 않고 떨어지는 원리다.
이 연구팀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태양광 패널의 먼지를 없애는 방법을 고심하던 중 삼겹살을 굽는 돌판을 보고 실리카 나노입자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별도의 전기 소모 없이도 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 입자를 실리카로 싸 태양광 패널 전면에 코팅했다. 이 태양광 패널을 건물 외벽에 설치해 1년간 평가한 결과 기존 태양광발전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밖에 겨울철 눈이나 얼음이 태양광 패널에 들러붙는 것을 막기 위해 나노 구멍에 기름을 넣거나 나노 구조 위에 고체 기름을 바르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임 부장은 “아직은 태양광 발전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태양광 패널 오염 해결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면서 이 문제가 반드시 제기될 것”이라며 “해외에 앞서 기술을 상용화하려면 정부의 지원과 규제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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