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체험’했는데 정기결제…앱 10개 중 9개는 해지 정보 ‘미흡’

신동진 기자

입력 2022-03-15 16:31 수정 2022-03-15 16:4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A 씨는 2020년 10월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사진 편집툴을 다운받아 무료체험을 한 뒤 이후 이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카드명세서를 확인하던 중 해당 서비스 월간 이용권 2900원이 매달 결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곧장 구독취소를 하고 고객센터에 환급을 문의했지만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편집 수요가 늘면서 관련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결제 피해가 늘고 있다.

1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SaaS 관련 소비자 상담 268건을 분석한 결과 계약해지 관련 불만이 50.4%로 가장 많았고 청약 철회가 20.9%로 그 뒤를 이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SaaS 사용자 지출액은 2019년 9621억 원에서 2020년 1조1673억 원, 지난해 1조3668억 원으로 증가했다.

소비자원이 정기 결제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이용권을 판매하는 30개 앱의 표시·약관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앱이 무료 체험이나 할인 내용은 강조한 반면 계약 해지 관련 정보 제공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앱 중 28개(93%)가 결제 단계에서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음’ 등 계약 해지에 대해 간단한 표시만 했을 뿐 구체적인 환급 정책을 알리지 않았다. 앱 3개 중 1개(33%)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표시하지 않았다. 연간 결제인데도 월 단위 금액을 표시하거나(3건) 할인율을 잘못 표기한 사례(2건)도 있었다. 16개 앱(53%)은 이용 약관이 영어로 작성돼 있었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12월 SaaS 앱을 유료로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만 19세 이상 소비자 50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172명(34%)가 착오나 실수 등으로 원하지 않은 결제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유로는 ‘무료기간 내 구독 취소를 못 해서’(55%), ‘무료기간 종료 알림이나 결제 전 별도 알림을 확인하지 못해서’(42%), ‘무료 체험의 의미를 착각한 경우’(38.4%)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글과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에게 앱 개발사의 결제·해지 관련 정보 표시 명확화, 앱 이용약관의 한글 제공, 무료기간 종료에 대한 알림 강화 등을 권고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