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통신사업자들 “넷플릭스 등 CP도 망 사용료 내야”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입력 2022-03-03 03:00 수정 2022-03-03 03:00
[MWC 2022]
세계 750여 사업자연합회 GSMA… 망 이용 관련 처음으로 한목소리
‘정부가 펀드 만들고 CP가 투자’… 실현 가능성 높은 방안으로 제시
작년 한국법원 판결 영향 받은 듯
전 세계 750여 통신사업자가 참여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들도 망 투자 분담 비용을 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비용 분담 방식으로는 ‘민관 펀드’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망 사용 대가에 대한 공통 입장을 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SMA 이사회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는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이사회 결정을 전했다. GSMA에는 세계 220여 개국의 통신 사업자 75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GSMA 산하 정책 연구 그룹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에서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의 비중이 40%에 달한다”며 “지금까지 통신사업자들만 부담하던 망 투자를 글로벌 CP가 분담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비용 분담 방법으로는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를 만들고, 글로벌 CP가 이에 투자하는 방식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고, 이를 이사회가 채택한 것이다.
구 대표는 “통신사업자들이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 사업자도 망 투자에 분담을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이룬 것”이라며 “분담한 만큼 이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CP에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 대표는 “(구체적인 실행은) 법을 만드는 국회나 법을 집행하는 쪽의 영역”이라며 “의견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실행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망 이용 대가’라는 용어가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하며 통신사업자가 CP에 요구하는 것은 ‘망 투자 비용 분담’이라고도 밝혔다. 구 대표는 “망 이용 대가(라고 하)면 통신사업자가 이쪽(이용자)에게서 돈 받고 저쪽(CP)에서 돈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며 “정확하게는 지금까지 통신사업자 혼자 진행하던 망 투자를 글로벌 CP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통신사를 중심으로 CP에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13개 유럽 주요 통신사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 유럽 통신 네트워크 개발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낸 바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AT&T, 버라이즌 등이 주도하는 미국 통신사업자연합회 US텔레콤이 빅테크 기업의 성장이 망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글로벌 통신사들의 목소리가 커진 데는 넷플릭스와의 소송전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준 국내 법원의 판결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6월 내려진 해당 판결은 망 이용 대가에 관한 세계 첫 판결로 관심을 모았다. 국회에서는 CP가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P의 망 이용 대가 부담 이슈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세계 750여 사업자연합회 GSMA… 망 이용 관련 처음으로 한목소리
‘정부가 펀드 만들고 CP가 투자’… 실현 가능성 높은 방안으로 제시
작년 한국법원 판결 영향 받은 듯
증강현실 체험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전시장에서 한
관람객이 이탈리아 업체가 개발한 고글 형태의 증강현실(AR) 기기를 착용한 채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인 MWC 2022는 3일까지 열린다. 바르셀로나=신화 뉴시스
전 세계 750여 통신사업자가 참여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들도 망 투자 분담 비용을 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비용 분담 방식으로는 ‘민관 펀드’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망 사용 대가에 대한 공통 입장을 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SMA 이사회 멤버인 구현모 KT 대표는 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이사회 결정을 전했다. GSMA에는 세계 220여 개국의 통신 사업자 75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GSMA 산하 정책 연구 그룹은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에서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의 비중이 40%에 달한다”며 “지금까지 통신사업자들만 부담하던 망 투자를 글로벌 CP가 분담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비용 분담 방법으로는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를 만들고, 글로벌 CP가 이에 투자하는 방식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고, 이를 이사회가 채택한 것이다.
구 대표는 “통신사업자들이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 사업자도 망 투자에 분담을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이룬 것”이라며 “분담한 만큼 이용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통신사업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CP에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 대표는 “(구체적인 실행은) 법을 만드는 국회나 법을 집행하는 쪽의 영역”이라며 “의견을 모았다고 해서 당장 실행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통신사를 중심으로 CP에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등 13개 유럽 주요 통신사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 유럽 통신 네트워크 개발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낸 바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AT&T, 버라이즌 등이 주도하는 미국 통신사업자연합회 US텔레콤이 빅테크 기업의 성장이 망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글로벌 통신사들의 목소리가 커진 데는 넷플릭스와의 소송전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준 국내 법원의 판결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6월 내려진 해당 판결은 망 이용 대가에 관한 세계 첫 판결로 관심을 모았다. 국회에서는 CP가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P의 망 이용 대가 부담 이슈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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