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팔 걸”…‘주식 보상’ 부러움 샀던 IT기업 직원들, 주가 하락에 ‘전전긍긍’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1-26 19:19 수정 2022-01-26 19:24
“회사가 나눠준 주식을 진작 팔았어야 했는데…지금은 너무 떨어져서 기다려 볼 수밖에 없네요.”(IT기업 A사 직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자사주를 두둑하게 받아 주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직원들이 끝 모를 주가 하락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폭등했던 IT·게임 기업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한때 ‘대박’으로 평가되던 우리사주가 거액의 손실로 반전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격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1인당 수천만 원의 수익이 예상됐지만 주가가 현재 수준에 그칠 경우 스톡옵션으론 한 푼도 벌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카카오 직원은 “내년에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이긴 하지만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논란을 극복하고 기업 가치를 다시 인정받을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최근 주가가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에 비해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시 공모가에 주식을 배정받은 임직원들은 평균 5000만 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상태다. 공모가 49만8000원이었던 크래프톤은 지난해 한때 58만 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내림세를 보이며 26일 27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IT 업계에서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주식을 보상책으로 활용하는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과도한 주식투자 열풍과 언택트 흐름 속에 높은 평가를 받았던 IT 기업의 기업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 자사주를 두둑하게 받아 주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직원들이 끝 모를 주가 하락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폭등했던 IT·게임 기업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한때 ‘대박’으로 평가되던 우리사주가 거액의 손실로 반전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재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격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1인당 수천만 원의 수익이 예상됐지만 주가가 현재 수준에 그칠 경우 스톡옵션으론 한 푼도 벌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모습. 2021.7.22/뉴스1 © News1
네이버는 지난해 초 직원 3253명에게 스톡옵션 111만여 주를 부여했다. 행사 가격은 36만2500원으로 내년 2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45만4000원까지 올랐던 네이버는 26일 31만3000원까지 떨어졌다. 카카오도 지난해 5월 직원 2506명에게 47만여 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 가격은 11만4040원이다. 지난해 6월 16만95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 주가는 골목상권 침해 등 연이은 논란에 주식시장 상황까지 나빠지면서 26일 8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한 카카오 직원은 “내년에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이긴 하지만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실망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논란을 극복하고 기업 가치를 다시 인정받을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의 모습. 2021.10.22/뉴스1 © News1
지난해 주식 투자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역시 우리사주로 기대할 수 있는 차익이 최근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가 3만9000원이었지만 한때 주가는 9만 원대까지 치솟아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이 수억 원씩의 차익을 기대할 정도였다. 하지만 26일 4만550원에 장을 마쳐 거의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모가 9만 원으로 지난해 11월 상장한 카카오페이 역시 24만 원 안팎까지 올랐던 주가가 26일 13만7000원까지 하락했다.‘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최근 주가가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에 비해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시 공모가에 주식을 배정받은 임직원들은 평균 5000만 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상태다. 공모가 49만8000원이었던 크래프톤은 지난해 한때 58만 원을 넘기기도 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내림세를 보이며 26일 27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이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직접 임직원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장 의장은 25일 사내 게시판에서 “저나 회사가 무한책임을 질 수는 없겠지만 경영진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제가 했던 ‘단기간에 주식 올리는 재주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회사 가치를 올리는 일은 자신 있다’는 말은 책임질 수 있다”고 밝혔다.IT 업계에서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주식을 보상책으로 활용하는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과도한 주식투자 열풍과 언택트 흐름 속에 높은 평가를 받았던 IT 기업의 기업가치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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