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겜 효과’ 끝?…가입자 증가율 둔화로 주가 20% 폭락
전남혁 기자
입력 2022-01-21 15:00 수정 2022-01-21 15:08
뉴시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신규 가입자 수 증가세의 둔화로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4분기(10~12월) 실적발표를 진행하며 77억932만 달러(약 9조20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대비 약 16% 늘어났지만 신규 가입자 수는 828만 명으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3분기(7~9월) 실적발표 당시 전망했던 850만 명과 월스트리트 추정치인 839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전체 신규 가입자 수도 1820만 명으로 2020년 3600만 명의 절반가량으로 성장세가 꺽였다.
올해 1분기(1~3월) 전망도 밝지 않다. 넷플릭스가 예상한 1분기 가입자 수는 250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398만 명)의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시장 기대치(590만 명)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넷플릭스는 수익의 대부분을 유료 가입자의 구독료에 의지하고 있다. 유료 가입자 성장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자 주가가 요동쳤다. 뉴욕 증시가 마감된 직후 공개된 이날 실적 발표의 영향으로 508.25달러에 장을 마친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0.22% 하락한 405.5달러까지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완화되자 OTT 대신 집 밖에서 여가를 즐기는 활동이 증가한 것이 넷플릭스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된 원인으로 꼽힌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후발주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리포터, 왕좌의게임 등 인기 콘텐츠를 보유한 워너미디어의 OTT ‘HBO 맥스’는 케이블 채널 HBO와 합산한 가입자 수가 7380만 명으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HBO 맥스는 올해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측은 “4분기 유료가입자 규모를 과다 예측했다”며 “후발업체들과의 경쟁 심화가 향후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수익 상승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게임 산업 진출, 구독료 인상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기묘한 이야기’ 지식재산권(IP)를 이용한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14일에는 북미 지역에서 2020년 10월 이후 1년여 만에 구독료를 1~2달러가량 인상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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