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대중화… 갤럭시Z 올 800만대 팔려, 작년 4배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2-30 14:39 수정 2021-12-3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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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 스마트폰’ 시대 안착하며 폴더블폰 시장 88% 선점
폴더블폰 시장 확장세 이끌며 내년 ‘1000만대’ 판매도 기대


올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실적의 4배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10년 넘게 이어진 스마트폰 폼팩터(기기 형태) 변화 시도에 ‘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가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삼성전자 집계에 따르면 올해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Z 시리즈는 화면이 접히는 방향에 따라 가로(좌우)로 접히는 대화면 갤럭시Z폴드, 세로(상하)로 접히는 갤럭시Z플립으로 구성돼있다.

스마트폰 업계가 추산한 지난해 갤럭시Z 판매 실적이 200여만 대였던 걸 감안하면 올해에만 800만 대 이상이 팔려나간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900여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중 삼성전자의 비중을 88%로 내다봤다. 특히 전체 폴더블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배 커질 동안 갤럭시Z 시리즈는 4배 커지면서 전체 시장보다 빠른 판매량 증가 속도를 보였다.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후 세로 막대(바, Bar) 형 제품이 주류를 이뤘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폼팩터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아이폰 출시 후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진영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내놓고, 소니 ‘엑스페리아’, 노키아 ‘루미아’ 등이 등장했지만 기본 형태는 아이폰과 마찬가지인 바 형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폼팩터 변화 없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등의 성능 향상과 메모리 및 저장소 용량 증가 등의 경쟁만 이뤄졌었다.

2016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카메라, 음향, 배터리 등 각 기능을 갖춘 모듈들을 탈부착해 쓰도록 한 ‘G5’를 내놓고, 중국 ZTE가 중간의 경첩을 이용해 두 장의 디스플레이가 마주보도록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액손M’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품질과 사용성 등이 떨어지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진 못했다. 삼성전자도 ‘기왓장’이라 불리는 형태의 곡면 제품을 비롯해 빔 프로젝터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6인치 이상의 대형 스마트폰 화면에 마치 펜으로 필기를 하듯 메모 기능을 넣은 ‘갤럭시노트’가 2011년 첫 선을 보이며 지난해까지 매년 출시됐지만 연간 판매량은 1000여만 대로 시장 판도를 뒤집진 못했다.

이 추세라면 내년 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은 사상 첫 1000만 대를 넘고, 2023년에는 225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전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2023년 3000만 대에 달하고, 삼성전자의 비중을 75%로 예상했다. 통상 상반기(1~6월) 갤럭시S, 하반기(7~12월) 갤럭시노트였던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 일정이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갤럭시Z로 굳어지는 것이다. 화웨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따라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나섰고, 2023년에는 미국 애플 또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타사 스마트폰을 쓰다가 갤럭시Z플립3로 바꾼 사용자 규모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대비 1.5배, 갤럭시S21 시리즈 대비 1.4배 많았다”며 “S펜, 방수방진, 원하는 각도로 접을 수 있는 ‘하이드어웨이 힌지’ 등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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