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값 인상에…삼성 갤S22 기본형 100만원 넘을 듯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2-06 15:24 수정 2021-12-06 15:51
지난 4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딜라이트룸 앞에 갤럭시 S21 광고가 붙어 있다. 뉴스1
반도체를 비롯한 스마트폰 부품 값 상승의 여파로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가격을 2년여 만에 인상할 전망이다. 핵심 부품 값이 상승하면서 기본 구성품을 줄이거나, 스마트폰 재질을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원가상승 압박에 대응하는 모습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 2월경 ‘갤럭시S22’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차기 전략 스마트폰의 가격이 이전 작 ‘갤럭시S21’보다 100달러 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야하기 때문이다. AP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내에서 그래픽, 연산, 정보처리 등을 맡는다.
예상한 만큼 가격이 오르면 가칭 갤럭시S22의 기본형 모델은 100만 원을 넘게 된다. 갤럭시S21 기본형은 99만9900원으로 첫 가격이 매겨졌다. 시리즈 중 최고사양은 갤럭시S21 울트라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이 159만9400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160만~170만 원 가량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이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략 스마트폰 가격을 책정했다. 시리즈별 최고사양 중 저장용량 256GB 모델만 비교하면 갤럭시S21 울트라가 145만2000원으로,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 울트라 159만5000원보다 저렴했다.
스마트폰 원가 상승은 AP를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의 생산가격 상승 때문이다. AP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를 비롯해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이 개발하는데 이들은 모두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로 실제 생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대만 TSMC 등에 맡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TSMC가 10월부터 모든 제품의 가격을 최대 20% 올린데 이어,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도 연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AP를 개발하는 팹리스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엑시노스’, 퀄컴의 ‘스냅드래곤’ AP를 전략 스마트폰에 쓰고 있고, 보급형에 미디어텍 AP를 탑재하고 있다. AP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화면의 손가락 터치를 인식하는 센서 가격, 통신칩 등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3분기(7~9월) 기준 스마트폰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상승했다고 공시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상승하면서 충전기, 이어폰 등 기본 구성품을 빼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시리즈부터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고, 최근에는 보급형 모델 갤럭시A13에서도 충전기를 뺐다. 애플 또한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충전기를 제외한 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이미 충전기가 많이 보급돼 친환경 경영 차원에서 충전기를 뺐다”고 설명하지만 업계와 소비자들은 사실상의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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