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면서 돈 번다”… NFT에 빠진 게임업계
김성모 기자 , 전남혁 기자
입력 2021-11-29 03:00 수정 2021-11-29 04:12
국내 IT업계 ‘NFT 열풍’
‘페이투윈’→‘플레이투언’ 모델로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서비스를 미래 전략사업 모델로 보고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게임사다. 아이템 구입에 돈을 쓰는 방식 대신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로 바꾸겠다고 선언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이 활성화되면 ‘디지털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넷마블은 업계 최초로 NFT 전담 조직을 꾸리고, 설창환 넷마블 부사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수장에 앉혔다. 위메이드도 NFT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로 글로벌 서비스를 하면서 ‘NFT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밝혔다. 컴투스, 엔씨소프트, 게임빌 등도 NFT 게임 또는 거래소를 내놓겠다는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었다.
NFT는 디지털 상품, 작품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디지털 원작의 소유권이 삭제되지 않도록 ‘블록’에 기록하고, 작품의 이력이나 소유주를 알 수 있게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종의 ‘온라인 등기권리증’으로 볼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게임 업계에선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회심의 카드로 NFT를 꼽고 있다. 기존의 게임이 돈을 써서 유료 아이템을 사야 이길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방식이었다면, NFT를 활용하면 반대로 게임을 할수록 유저가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게임 이용자들은 돈을 쓰고 노력을 들여 캐릭터나 아이템을 키워도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려웠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NFT를 통해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이전할 수 있고, 이용자는 이를 가상화폐 등으로 거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의 경우 게임을 하면서 채굴한 자산인 ‘흑철’을 10만 개 모으면 게임코인인 ‘드레이코’ 1개로 바꿀 수 있고, 이 코인은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인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용자들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생긴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업계 외에도 다양한 IT 회사들이 NFT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한글과컴퓨터는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와 손잡고 만든 메타버스 기반의 미팅 공간 ‘한컴타운’에 NFT를 연계하겠다고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이 재창작한 유명 예술품에 대한 NFT 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게임사 등 IT 기업들이 NFT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교수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계약을 통해 공성전 등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일정 시간 고가의 아이템을 싸게 빌리는 것도 가능해지는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에 각종 거래를 기록하게 되면 ‘조 단위’의 ‘그레이마켓(음성 거래 시장)’을 양성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가능성뿐이고 구체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야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행성 등 규제 문제도 있다. ‘미르4’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사행성을 이유로 게임 속 자산을 실제 돈으로 바꾸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해외와 달리 제한적인 형태로만 서비스 중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핵심은 콘텐츠”라며 “본질적으로 게임은 재밌어야 하고, 콘텐츠가 희소가치를 지녀야 NFT 활용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페이투윈’→‘플레이투언’ 모델로
게임사 위메이드가 8월 170여 국가에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대체불가토큰(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플레이투언(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방식이 적용돼 주목받았다. 위메이드 제공
국내 정보기술(IT) 업계가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서비스를 미래 전략사업 모델로 보고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게임사다. 아이템 구입에 돈을 쓰는 방식 대신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로 바꾸겠다고 선언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이 활성화되면 ‘디지털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현질’ 대신 ‘돈 벌며 게임’
NFT는 디지털 상품, 작품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디지털 원작의 소유권이 삭제되지 않도록 ‘블록’에 기록하고, 작품의 이력이나 소유주를 알 수 있게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종의 ‘온라인 등기권리증’으로 볼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게임 업계에선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회심의 카드로 NFT를 꼽고 있다. 기존의 게임이 돈을 써서 유료 아이템을 사야 이길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방식이었다면, NFT를 활용하면 반대로 게임을 할수록 유저가 돈을 버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게임 이용자들은 돈을 쓰고 노력을 들여 캐릭터나 아이템을 키워도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려웠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NFT를 통해 소유권을 이용자에게 이전할 수 있고, 이용자는 이를 가상화폐 등으로 거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의 경우 게임을 하면서 채굴한 자산인 ‘흑철’을 10만 개 모으면 게임코인인 ‘드레이코’ 1개로 바꿀 수 있고, 이 코인은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인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용자들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생긴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핵심은 ‘콘텐츠’, 규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게임사들의 NFT 전략에 시장도 들썩였다. 8월까지만 해도 5만, 6만 원대였던 위메이드 주가는 이달 들어 한때 23만 원까지 껑충 뛰었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던 엔씨소프트는 NFT 시장 참전 계획을 밝힌 이달 11일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게임 업계 외에도 다양한 IT 회사들이 NFT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한글과컴퓨터는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와 손잡고 만든 메타버스 기반의 미팅 공간 ‘한컴타운’에 NFT를 연계하겠다고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이 재창작한 유명 예술품에 대한 NFT 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게임사 등 IT 기업들이 NFT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교수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계약을 통해 공성전 등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일정 시간 고가의 아이템을 싸게 빌리는 것도 가능해지는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에 각종 거래를 기록하게 되면 ‘조 단위’의 ‘그레이마켓(음성 거래 시장)’을 양성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가능성뿐이고 구체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야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행성 등 규제 문제도 있다. ‘미르4’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사행성을 이유로 게임 속 자산을 실제 돈으로 바꾸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해외와 달리 제한적인 형태로만 서비스 중이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핵심은 콘텐츠”라며 “본질적으로 게임은 재밌어야 하고, 콘텐츠가 희소가치를 지녀야 NFT 활용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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