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채용시장 호황에 비전공자 몰려… ‘직무 경험’이 성패 가른다
송혜미 기자
입력 2021-09-07 03:00 수정 2021-09-07 16:32
‘비대면 특수’ 맞은 IT업계
키워드는 ‘수시’ ‘직무’
직장인 고모 씨(32)는 최근 개발자로 직업을 바꾸기 위해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보기술(IT) 산업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직을 결심했다고 한다. 고 씨는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IT 분야는 구직자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 데다 산업 전망도 밝아 경력을 쌓으면 개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6일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올 3∼5월 캐치 홈페이지에 등록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정규직 채용공고 수는 658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084개) 대비 약 2배로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미룬 효과가 올해 채용공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T 직무가 올해 채용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캐치 홈페이지에 등록된 IT 직무 채용공고는 2580건으로 지난해 1061건보다 약 2.4배로 늘어났다. 전체 채용 증가 대비 IT 분야의 채용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이는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IT 분야가 ‘비대면 특수’를 맞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주요 IT 기업들은 개발자 등 IT 인재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캐치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올 6월 말 기준 지난해보다 직원 규모를 1000명 이상 늘렸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역시 올해 초 6개 계열사에서 세 자릿수의 대규모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그 결과 400여 명이던 직원 수가 1년 만에 1000여 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당근마켓 역시 현재 200여 명인 직원을 300여 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올 한 해에 900여 명의 개발자를 뽑을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국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직원 고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늘어난 6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 고용 증가율(3.4%)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것이다.
IT 인재 모시기는 기존 IT 기업뿐 아니라 은행권 카드업계 유통업계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 업계 역시 IT와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 필요가 커진 것이다. 올해 시중은행들은 채용 인원의 절반 가까이를 IT 관련 인력으로 채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의 중심도 온라인으로 기울면서 유통업계 역시 개발자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직자들도 이런 이유로 IT 채용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고 씨 같은 비전공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컴퓨터공학 등을 전공하지 않은 경우 채용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 씨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개발자 채용은 알음알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정보는 전공자가 아닌 이상 접근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공자라 하더라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IT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김가연 씨(25)는 “컴퓨터공학은 트렌드에 민감하다”며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사회에서는 이미 구식 기술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 씨는 “기업에서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 등 유행하는 게 뭔지 찾아보고 공부하는 게 특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업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고충은 더 커지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필요할 때 선발하는 수시채용의 특성상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 2월 캐치가 채용 담당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47.4%)은 수시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량으로 ‘직무 관련 경험’을 뽑았다. 이어 ‘직무 관련 지식’(15.8%)은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직무 트렌드에 밝은 채용자가 구직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정현 캐치 소장은 “취준생들이 수시채용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참고하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캐치는 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현직 개발자들이 취업 노하우 등을 전달하는 ‘커리어콘’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참가 신청은 캐치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키워드는 ‘수시’ ‘직무’
게티이미지코리아
직장인 고모 씨(32)는 최근 개발자로 직업을 바꾸기 위해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보기술(IT) 산업이 양적으로 팽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직을 결심했다고 한다. 고 씨는 이직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IT 분야는 구직자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 데다 산업 전망도 밝아 경력을 쌓으면 개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특수’에 IT 채용 붐
6일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올 3∼5월 캐치 홈페이지에 등록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정규직 채용공고 수는 6588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084개) 대비 약 2배로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미룬 효과가 올해 채용공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T 직무가 올해 채용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캐치 홈페이지에 등록된 IT 직무 채용공고는 2580건으로 지난해 1061건보다 약 2.4배로 늘어났다. 전체 채용 증가 대비 IT 분야의 채용이 활발하다는 뜻이다. 이는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IT 분야가 ‘비대면 특수’를 맞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주요 IT 기업들은 개발자 등 IT 인재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캐치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올 6월 말 기준 지난해보다 직원 규모를 1000명 이상 늘렸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역시 올해 초 6개 계열사에서 세 자릿수의 대규모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그 결과 400여 명이던 직원 수가 1년 만에 1000여 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당근마켓 역시 현재 200여 명인 직원을 300여 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올 한 해에 900여 명의 개발자를 뽑을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국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직원 고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 늘어난 6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 고용 증가율(3.4%)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것이다.
IT 인재 모시기는 기존 IT 기업뿐 아니라 은행권 카드업계 유통업계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 업계 역시 IT와 융합한 새로운 서비스 필요가 커진 것이다. 올해 시중은행들은 채용 인원의 절반 가까이를 IT 관련 인력으로 채울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의 중심도 온라인으로 기울면서 유통업계 역시 개발자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요성 커지는 ‘직무 트렌드’
구직자들도 이런 이유로 IT 채용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고 씨 같은 비전공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컴퓨터공학 등을 전공하지 않은 경우 채용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 씨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개발자 채용은 알음알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정보는 전공자가 아닌 이상 접근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공자라 하더라도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IT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하는 김가연 씨(25)는 “컴퓨터공학은 트렌드에 민감하다”며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사회에서는 이미 구식 기술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 씨는 “기업에서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 등 유행하는 게 뭔지 찾아보고 공부하는 게 특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업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고충은 더 커지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필요할 때 선발하는 수시채용의 특성상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 2월 캐치가 채용 담당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47.4%)은 수시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역량으로 ‘직무 관련 경험’을 뽑았다. 이어 ‘직무 관련 지식’(15.8%)은 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직무 트렌드에 밝은 채용자가 구직에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정현 캐치 소장은 “취준생들이 수시채용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직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참고하는 것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캐치는 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현직 개발자들이 취업 노하우 등을 전달하는 ‘커리어콘’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참가 신청은 캐치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비즈N 탑기사
- 김숙 “내 건물서 거주+월세 수입 생활이 로망”
- “20억 받으면서 봉사라고?”…홍명보 감독 발언에 누리꾼 ‘부글’
- 세계적 유명 모델이 왜 삼성역·편의점에…“사랑해요 서울” 인증샷
- “사람 치아 나왔다” 5000원짜리 고기 월병 먹던 中여성 ‘경악’
- “모자로 안가려지네”…박보영, 청순한 미모로 힐링 여행
- 엄마 편의점 간 사이 ‘탕’…차에 둔 권총 만진 8살 사망
- 8시간 후 자수한 음주 뺑소니 가해자…한문철 “괘씸죄 적용해야”
-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가을편 새단장…윤동주 ‘자화상’
- 힐러리 “내가 못 깬 유리천장, 해리스가 깨뜨릴 것”
- ‘SNS 적극 활동’ 고현정…“너무 자주 올려 지겨우시실까봐 걱정”
- 14조 들인 에틸렌 생산 설비 착착… “신기술로 中 저가공세 깬다”
- K방산 영업익 200%대 증가 예고… 실적잔치 기대감
- 기업 실적 ‘최악’… 10곳중 4곳,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
- ‘공사비 갈등’ 둔촌주공 재건축 25일 공사 재개.. 조합, 210억 증액 수용
- 넷플릭스發 ‘제작비 인플레’… 흥행작 제작사도 “쇼트폼 갈아탈 판”
- 올해 韓 경제 2.6% 성장 여부 안갯속…정부 “불확실성 커 수정 불가피”
- 금감원 압박에… 은행 대출규정 석달새 21회 강화
- 합병 앞둔 SK이노, 계열사 사장 3명 교체… 기술형 리더 발탁
- ‘美 공급망 재편 수혜’ 인도 주식에 올해 국내 자금 1.2조 몰려
- “롯데百의 미래 ‘타임빌라스’에 7조 투자, 국내 쇼핑몰 1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