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달 무료 체험 끝!…요금 인상도 예고
이건혁기자
입력 2021-04-07 16:38 수정 2021-04-07 16:44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5년 넘게 유지해 온 30일 무료 체험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전 세계 2억 명 넘는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워온 만큼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내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30일 무료 체험’을 종료했다.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를 시작한 2007년부터 무료 체험을 제공해 왔으며, 국내에서도 2016년 1월 서비스 시작과 함께 이 프로모션을 적용했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넷플릭스는 2019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에서도 무료 체험을 중단했다. 이날 한국 등 일부 국가를 마지막으로 넷플릭스가 진출한 전 세계 190여개 모든 국가에서 무료 체험이 끝났다.
넷플릭스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통한 고성장과 자체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2017년 1억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2억370만 명까지 늘었다. 국내 가입자도 380만 명에 이른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OTT 등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여가 생활을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3660만 명의 유료가입자가 늘었고, 이 영향으로 2020년 매출은 1년 전보다 24% 증가한 250억 달러(약 28조 원), 영업이익은 76% 늘어난 46억 달러(약 5조1500억 원)로 집계됐다.
아마존프라임(1억8000만 명), 디즈니플러스 등 디즈니계열 OTT(1억4500만 명) 등이 뒤를 쫓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한국에 5600억 원 등 올해 전 세계에 20조 원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함으로서 콘텐츠 자체 경쟁력만으로 가입자를 끌어 모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수혜로 예상 외 성과를 거뒀던 만큼 올해는 가입자 증가 등 규모 확대보다는 수익성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동거인이 아닌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슨 베지넷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계정 공유로 인한 넷플릭스의 연간 손실이 60억 달러(약 6조7200억 원)라고 분석했다.
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표준 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를 각각 7.7%, 12.5% 인상한 것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일본 등에서도 요금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한국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시장의 가격이 이미 인상된 만큼 현재 월 9500원에서 1만4500원 사이인 국내 요금도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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